2025년 10월 25일 토요일, 서울 합정의 작은 공연장 살롱 문보우는 이른 시간부터 묘한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TROT GIRLS JAPAN RELAY LIVE #2」라는 이름 아래, 하루 동안 네 명의 아티스트가 차례로 무대에 오르는 릴레이 형식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각자의 공연은 독립적이었지만, 하루 전체로 보면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구조였다.
그 시작을 맡은 인물이 바로 마코토(MAKOTO.)였다. 오후 1시, 하루의 문을 여는 첫 무대. 이 배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첫 공연은 관객의 온도를 결정하고, 이후 이어질 무대의 기준점을 만든다. 다시 말해, 이 날의 분위기는 마코토의 손에 달려 있었다.
살롱 문보우는 약 80명 남짓을 수용하는 아담한 공연장이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가깝고, 소리와 표정, 숨소리까지도 비교적 또렷하게 전달된다. 이 공간에서는 과장된 퍼포먼스나 과도한 연출보다, 무대를 읽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진다. 그리고 마코토는 이 공간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공연자였다.
선착순 입장, 그리고 선택의 무게
이번 공연 역시 이전 릴레이 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선착순 입장으로 진행되었다. 좌석은 사전에 지정되지 않았고, 어떤 티켓을 구매했느냐에 따라 입장 순서가 갈렸다. 이 구조는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선택의 부담을 안긴다. 단순히 ‘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원하는 위치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이다.
관람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특전 역시 공연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 1회 관람: 해당 공연 아티스트 하이바이
- 2회 관람: 하이바이 + 럭키드로우 2회
- 3회 관람: 하이바이 + 럭키드로우 3회 + 단체 사진 촬영회 + 전 멤버 사인회
- 전 회차 관람: 하이바이 + 럭키드로우 3회 + 단체 사진 촬영회 + 전 멤버 사인회 + 지정 멤버와의 셀카 촬영
럭키드로우 경품 역시 단순한 굿즈 수준을 넘어섰다. 사인 포토카드, 사인 폴라로이드, 팬 소장품 사인, 단체 사진, 보이스 메시지 녹음권, 영상 메시지권, 폴라로이드 촬영권, 셀카 촬영권까지. 말 그대로 ‘현장에 남는 것’을 중시한 구성이다.
이 구조는 공연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경험으로 만들려는 의도에 가깝다. 그리고 마코토의 무대는, 이런 구조와 잘 어울리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세트리스트가 말해주는 것
—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에너지
이날 마코토의 세트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 Fantasy
- 카사블랑카 댄디
- 인디언 인형처럼
- 마지막 비
- TSUNAMI
- 사랑밖에 난 몰라 (with 나츠코)
- 제3한강교
- 너를 좋아한다고 외치고 싶어 (with 후쿠다 미라이)
- LA LA LA Love Song
- Just Feeling
- 갸란두
- 너희들 키위 파파야 망고구나
첫 곡 「Fantasy」부터 공연의 방향성은 비교적 분명했다. 마코토의 보컬은 분명 힘이 있다. 그러나 이 힘은 고음에서 폭발시키거나, 감정을 단번에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곡 전체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추진력, 리듬을 놓치지 않는 중심에 가까웠다. 시작부터 무대를 장악하려 들기보다는, 관객이 자연스럽게 공연 안으로 들어오도록 여지를 남기는 선택이었다.
이어지는 「카사블랑카 댄디」, 「인디언 인형처럼」, 그리고 「마지막 비」로 이어지는 흐름에서는 감정의 밀도가 점진적으로 쌓였다. 이 구간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마코토가 슬픔이나 회상을 과장된 표현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정을 강조하기보다는, 곡이 지닌 시간의 결을 그대로 두는 방식에 가까웠다. 멈춰야 할 지점에서는 멈추고, 밀어야 할 지점에서도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는다. 살롱 문보우처럼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운 공간에서는, 이러한 절제된 태도가 오히려 더 또렷하게 전달된다.
이어진 「TSUNAMI」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곡이지만, 이 날의 무대에서는 ‘대표곡을 불렀다’는 인상보다는 공연의 흐름을 한 번 더 정리하고 묶는 역할에 가까웠다. 감정선을 단번에 끌어올리기보다는, 지금까지 쌓아온 분위기를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주는 지점. 관객 역시 이 곡을 통해 한 번 더 호흡을 가다듬고, 이후의 전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이후 등장한 듀엣 곡들은 공연의 결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 「사랑밖에 난 몰라」에서는 나츠코가 무대에 합류했고, 마코토는 혼자서 끌고 가던 흐름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쪽을 선택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는 경쟁하거나 겹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의 빈 공간을 확인하며 곡을 완성해가는 구조에 가까웠다.
「제3한강교」와 「너를 좋아한다고 외치고 싶어」에서는 관객과의 거리가 한층 더 좁혀졌다. 특히 후쿠다 미라이와 함께한 듀엣 구간에서는, 마코토가 공연 전체의 분위기를 어떻게 조율하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자신이 중심에 서기보다는, 무대 위의 균형을 유지하는 쪽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후반부에 배치된 「LA LA LA Love Song」, 「Just Feeling」, 「갸란두」는 분위기를 다시 가볍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구간에서 마코토는 감정의 무게를 풀어내듯, 리듬과 표정으로 공연장의 온도를 조절했다.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되, 흐름은 느슨해지지 않는다. 이 균형이 이 날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마지막 곡 「너희들 키위 파파야 망고구나」는 공연의 성격을 분명하게 정리하는 선택이었다. 유머와 에너지를 앞세운 이 곡은, 앞서 쌓아온 감정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만들었다. 관객은 이 곡을 통해 공연을 ‘마무리했다’기보다는, 잘 정리된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이날의 세트리스트는 하나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마코토의 무대는 힘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공연이 아니라, 리듬과 흐름으로 끝까지 함께 가는 공연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살롱 문보우라는 작은 공간은, 이 에너지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장소였다.

토크, 그리고 무대를 읽는 능력
마코토의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토크다. 그러나 이 토크는 공연의 흐름을 끊는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관객의 호흡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노래 사이에 배치된 이야기들은,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처럼 기능했다.
이날 토크는 공연 전 미리 받은 Q&A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여기에 다른 멤버들이 함께 등장하는 게임이 더해졌다. 당시 유행하던 질문 형식이었지만, 마코토는 이를 가볍게 소비하지 않았다. 질문 하나하나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면서도, 관객과의 거리감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을 유지했다.
이 즉흥성은 작은 공연장에서 특히 중요하다. 준비된 멘트는 쉽게 드러나고, 진짜 반응은 바로 전달된다. 마코토는 이 공간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웃음을 유도하면서도 흐름을 잃지 않았고, 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다음 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날 마코토가 직접 MC 역할을 맡아 공연 전체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언어가 통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대 위에서 흐름을 읽고, 타인의 출연을 존중하면서도 전체 분위기를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이는 가수로서의 역량과는 또 다른 차원의 능력이다.



남은 인상 — 작은 공간을 가득 채운 안정
이날 살롱 문보우에서의 마코토 공연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그것은 ‘안정적인 보컬로 공간을 빈틈없이 채운 무대’에 가까웠다. 성량으로 압도하거나, 감정을 극단까지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니었다. 대신 한 곡 한 곡을 정확한 위치에 놓으며, 작은 공연장이 요구하는 밀도를 끝까지 유지했다.
살롱 문보우는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음정의 흔들림도, 호흡의 불안도 그대로 전달되는 구조다. 그런 공간에서 마코토의 보컬은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고음에서 과시하지 않았고, 저음에서 힘을 빼지도 않았다. 노래는 늘 같은 온도로 이어졌고, 그 안정감이 공연 전체의 리듬을 만들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관객이 공연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무대가 앞서가고 관객이 뒤따르는 구조가 아니라, 같은 속도로 호흡을 맞추며 함께 흘러가는 흐름. 이는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른다는 차원을 넘어, 공간과 사람을 동시에 읽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공연이 끝날 무렵, 현장은 과열되지도, 식지도 않은 상태로 정리되어 있었다. 박수는 길었고, 분위기는 편안했다. 작은 공연장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마무리였다. 무대를 ‘강하게’ 장악하지 않아도, 충분히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 날의 마코토는, 무대를 끌어당기는 사람이기보다 공간을 안정시키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정확히 수행했기에, 하루의 시작은 차분했고, 다음 무대를 향한 흐름 역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이런 종류의 안정은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공연 전체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살롱 문보우에서의 이 날은, 마코토가 작은 공간을 어떻게 다루는 사람인지 분명하게 보여준 자리였다. 그리고 그 안정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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