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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츠 오피셜 굿즈샵(GIANTS OFFICIAL TEAM STORE)돔에 오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향하는 곳 도쿄돔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경기장 그 자체보다도,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상업 공간들이었다. 카페, 레스토랑, 놀이기구, 그리고 여러 형태의 굿즈샵들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한 곳은 역시 야구장의 상징과도 같은 오피셜 굿즈샵이었다. 비록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열성 팬은 아니지만, 도쿄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의 공식 매장을 그냥 ...

— 사인볼을 손에 쥔 채, 한 번쯤은 걸어보고 싶었던 공간 도쿄돔을 찾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전날 공연장에서 어렵게 손에 넣은 카노우 미유의 사인볼이 있었고, 그 위에 적힌 한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 “언젠가 돔 규모의 공연장에서 노래하고 싶다.” 그 문장을 다시 떠올리다 보니, 굳이 공연이 있는 날이 아니어도 좋으니 도쿄돔이라는 장소를 한 번 직접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

— 이해했을 때 나오는 말은 감탄이 아니라 납득이다 번역하면 맞는데,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 일본어를 듣다 보면 가장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가 “나루호도(なるほど)”다. 드라마에서도 나오고, 대화에서도 계속 들린다. 그래서 보통 “아 그렇구나” 정도로 외운다. 틀린 번역은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면 조금 어색해지는 순간이 생긴다. 누군가 힘든 이야기를 했을 때 “나루호도”라고 하면 위로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설명을 들을 때는 아주 자연스럽다. ...

단어보다 먼저 장면이 기억된다 일본 드라마나 예능을 보다 보면 식당에 앉자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메뉴판을 펼치기도 전에 누군가 먼저 말한다. 처음 들으면 뜻을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직역하면 “우선 생으로” 정도인데, 실제 의미는 훨씬 단순하다. “일단 생맥주 주세요.”라는 말이다. 재밌는 건, 이 표현은 맥주를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다. 아직 메뉴를 고르지 않았다는 말에 가깝다. 음식은 나중에 정해도 되지만, 자리에 앉았으면 ...

— 가장 평화로운 장소가 가장 긴장된 이름을 갖게 된 이유 풍경과 이름이 전혀 맞지 않는 장소 도쿄에서 바다를 본다는 느낌을 가장 쉽게 얻는 곳이 오다이바(お台場・おだいば)다. 레인보우 브리지가 보이고, 산책로가 이어지고, 밤이 되면 건물 불빛과 관람차 조명이 동시에 켜지면서 도시의 속도가 한 번 느려지는 구간이 생긴다. 여행 일정에 넣으면 보통 걷는 시간이 길어지고,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채워지는 동네다. 그래서 ...

회사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집에서는 냄비 하나 꺼내고 물 올리면 끝나는 일인데, 사무실에서는 ‘끓인다’는 행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선택지는 컵라면으로 좁혀지지만, 이상하게도 어느 시점이 지나면 봉지라면이 먹고 싶어진다. 면의 식감도 다르고 국물의 밀도도 다르고, 무엇보다 “라면을 먹었다”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찾게 되는 물건이 전자레인지 라면 용기다. 냄비를 대신하는 물건. 굉장히 사소한 이유지만 구매 동기는 아주 ...

진보초에서 이어진 발걸음, 결국 도쿄돔으로 진보초역 안에서 스타벅스를 찾느라 한참을 헤맨 끝에, 결국 그곳에서는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커피 한 잔이 간절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컸던 건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걸어보자”는 마음이었다. 마침 진보초에서 도쿄돔까지는 도보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였고, 동선상으로도 크게 무리가 없는 위치였다. 무엇보다 도쿄돔은 이번 여행에서 여러 의미가 ...

계속 걷다 보니, 잠시 쉬어가고 싶어진 순간 이날의 일정은 아침부터 유난히 발걸음이 바빴다. 오차노미즈를 지나 칸다 일대를 천천히 걷고, 진보초의 고서점 거리를 훑어보는 동안 생각보다 꽤 많은 거리를 이동했다. 목적지를 정해 두고 움직였다기보다는, ‘이 동네의 공기’를 느끼며 하나씩 걸어보자는 쪽에 가까운 동선이었기에 체감되는 피로도는 더 컸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잠깐 앉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중에 이런 타이밍은 ...

—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책의 거리 도쿄 한복판을 걷다 보면, 여전히 ‘책’이 중심이 되는 동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의외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상업 지구도 아니고, 관광객을 겨냥한 테마 거리도 아니다. 칸다 진보초는 고서점과 헌책방이 자연스럽게 모여 형성된, 아주 담백한 분위기의 거리다. 이곳은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오히려 다시 찾았을 때 더 많은 감정이 쌓이는 장소였다. 다시 걷게 된 진보초, 2019년의 기억 ...

칸다 일대를 걷다 보면, 화려한 간판이나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전혀 다른 결의 가게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오래된 간판, 낮은 조도의 입구, 그리고 안쪽을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구조. 킷사에루(喫茶エル) 역시 그런 가게 중 하나였다. 처음 마주했을 때는 “여기가 정말 사람들이 찾는 곳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곳은 체인소맨 성지순례 장소 중 하나로 알려진 찻집이다. 나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