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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오차드로드를 걷다 보면, 쇼핑몰이라는 공간에 대한 감각이 조금씩 달라진다. 명품 매장과 대형 브랜드 숍이 이어지는 거리 한복판에서, 소비를 전제로 하지 않은 공간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오차드 게이트웨이와 오차드 센트럴이 연결된 쇼핑몰 안쪽을 걷던 중, 나는 예상하지 못한 장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그곳은 의류 매장도, 카페도 아니었다. 두 개 층을 통째로 차지한 공간에는 책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