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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앞에서만 생각나는 음식 멘타이코는 이상한 음식이다. 배가 고플 때 떠오르지도 않고, 밖에서 “오늘 뭐 먹지?”라고 고민할 때 선택지에 오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집에 돌아와 밥솥을 열고, 갓 지은 밥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 아주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것처럼, 밥이 멘타이코를 호출한다. 이 음식의 정체성은 철저하게 밥 이후에 시작된다는 데 있다. 멘타이코는 밥을 전제로 존재한다. 공복 ...

“처음부터 부담스러운 비주얼” 이쿠라는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사람을 시험한다. 초밥 위에 잔뜩 올려진 주황색 알갱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과연 맛있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예쁘다기보다는 뭔가 과하고, 반짝거리는 것도 살짝 부담스럽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쿠라는 친절한 음식이 아니다. “한 번 먹어볼래?”라고 권하기도 애매하고, 누군가가 접시를 내밀면 잠깐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음식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망설이던 사람도 한 번 ...

바다의 내장을 요리로 승화시키다 가니미소는 일본 요리의 깊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존재다. 흔히 “게 미소”라고 번역되지만, 단순한 식재료의 차원을 넘어 일본 미식 문화가 지닌 철학과 태도를 응축해 보여주는 음식으로 평가받는다. 바다에서 얻은 재료를 끝까지 존중하고, 버려질 수 있는 부분까지도 요리로 승화시키는 일본 요리 특유의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 중 하나다. 가니미소란 무엇인가 가니미소는 말 그대로 게의 내장을 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