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 Magzine Korea

도쿄 여행 ― 하마마스초의 밤, 캡슐호텔에서 마주한 불편한 현실

이 숙소를 다시 찾고 싶지 않게 만든 결정적인 사건은 새벽 4시경 울린 화재 경보였다. 하루 종일 걷고 이동하느라 지친 몸으로 겨우 잠에 들었는데, 갑작스럽게 요란한 경보음이 울리며 잠에서 깼다. 제대로 옷을 챙길 시간도 없이 반쯤 잠긴 상태로 복도로 뛰쳐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 여행에서 세 번째이자, 도쿄에서의 마지막 숙소로 선택한 곳은 하마마스초에 위치한 캡슐 인 하마마스초였다. 도쿄타워와 가까운 지역이면서도 숙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무엇보다 다음 날 아침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 있었기에 위치적인 조건만 놓고 보면 꽤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 숙소는 “왜 이 가격인지”를 몸소 체감하게 해준 장소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다시 선택하지 않을 숙소이고,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도 어려운 곳이다.


도쿄 도심 한복판의 캡슐 호텔

숙소 이름부터가 ‘캡슐 인 하마마스초’인 만큼, 이곳이 캡슐 호텔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캡슐 호텔을 몇 차례 이용해본 경험이 있었고, 그동안의 경험은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공간은 작지만 깔끔했고, 잠만 자기에는 충분했으며, 공용시설도 비교적 잘 관리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달랐다. 건물은 수직으로 길게 뻗은 형태였고, 여러 층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동선이 전반적으로 불편했다. 엘리베이터 이동도 매끄럽지 않았고, 층마다 기능이 분산되어 있어 오르내리는 일이 잦았다. 특히 가장 불편했던 점은 샤워실이 지하 1층에만 있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캡슐 호텔이라면 층별로 샤워실이 있거나, 최소한 개인 부스 형태로 구분된 샤워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은 마치 오래된 동네 목욕탕을 연상시키는 작은 공용 욕실 하나로 운영되고 있었다. 규모도 작고, 이용 인원에 비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묘하게 불편했던 숙소의 분위기

시설적인 불편함보다 더 크게 다가왔던 것은 숙소 전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이곳은 여행객이 잠시 머무는 숙소라기보다는, 현지인들이 장기 체류하는 공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것도 젊은 층보다는 나이가 많은 분들이 주로 이용하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자연스럽게 일본어만 사용하는 환경이었고, 체크인 과정에서도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직원분이 불친절했다기보다는, 애초에 외국인을 응대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겨우 체크인을 마치고 캡슐 위치를 안내받았지만, 그 과정 내내 묘한 긴장감이 따라붙었다.

결정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자리를 배정받고 캡슐에 짐을 정리하던 중이었다. 바로 아래 칸을 사용하는 일본인 할아버지 한 분이 불쾌한 표정과 날 선 말투로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만으로도 결코 호의적인 말은 아니라는 점은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부터 이 공간이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밤중에 울린 화재 경보

이 숙소를 다시 찾고 싶지 않게 만든 결정적인 사건은 새벽 4시경 울린 화재 경보였다. 하루 종일 걷고 이동하느라 지친 몸으로 겨우 잠에 들었는데, 갑작스럽게 요란한 경보음이 울리며 잠에서 깼다. 제대로 옷을 챙길 시간도 없이 반쯤 잠긴 상태로 복도로 뛰쳐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건물 구조가 워낙 좁고,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였기에, 만약 실제 화재였다면 상당히 위험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투숙객들은 너무 차분했다. 마치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한 분위기였다.

한참을 복도에서 서성이고 있었지만,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 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직원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며 일본어로 “오보”였다는 설명을 했다. 다행히 같은 층에 있던 투숙객 중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는 분이 있어서, 상황을 간단히 이해할 수 있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 느꼈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만약 진짜 화재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새벽 5시, 숙소를 떠나다

그 이후로는 다시 잠자리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이 전혀 편해지지 않았다. 결국 지하의 공용 욕실에서 최대한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짐을 챙겨 새벽 5시에 퇴실을 결정했다.

다행히 이른 시간에도 첫차가 운행 중이었고, 그대로 도쿄역으로 이동해 신칸센을 탈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었지만, 마지막 밤을 이렇게 불안한 기억으로 남기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결론

가격과 위치만 보면 분명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숙소다. 하지만 시설,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생각하면, 이곳은 개인적으로 추천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같은 가격대라면 조금 더 떨어진 지역에서라도 다른 숙소를 찾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에서 숙소는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중요한 장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 캡슐 인 하마마스초

  • 주소 : 1 Chome-16-6 Shibadaimon, Minato City, Tokyo 105-0012
  • 전화번호 : +81-3-3432-4312
  • 홈페이지 : http://gry.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