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내려와 다시 평지로 돌아오니, 멀리서 교토타워가 보였다. 낮에는 교토의 전통적인 골목과 풍경 속에 있다가, 갑자기 현대적인 구조물이 시야에 들어오니 분위기가 확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은 아직 9시도 되지 않았는데 거리의 상점들은 이미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교토의 밤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난다. 관광지는 많지만 늦은 시간까지 열려 있는 곳은 거의 없어서, 여행의 마지막 밤을 그냥 숙소로 돌아가 보내기에는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남았다. 그래서 어디에서 시간을 보낼지 잠시 고민하게 되었다.

교토타워도 들어갈 수 없었던 밤
처음에는 교토역 앞에 있는 교토타워에 올라가 볼 생각이었다. 밤에 올라가면 교토 시내 야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교토타워 역시 오후 9시에 입장이 마감된다는 안내를 볼 수 있었다.
이미 9시를 조금 넘긴 시점이었고, 결국 타워 방문도 불가능해졌다. 교토역까지 이동은 했지만 갈 곳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여행 마지막 밤이라는 점 때문에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결국 찾게 되는 공간, 스타벅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곳이 스타벅스였다. 교토역 주변에는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이 거의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찾을 수 있는 장소가 프랜차이즈 카페다. 교토역 지하상가인 교토 포르타(Porta) 안에는 스타벅스가 여러 곳 있었고, 그중 동쪽에 있는 매장을 선택해 들어갔다.
여행지에서 스타벅스를 가는 건 어딘가 특별하지 않은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의미가 생기기도 한다. 하루 종일 낯선 공간을 돌아다니다가 익숙한 공간으로 들어오는 순간, 여행의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여행지 속의 익숙한 감각
매장 내부 분위기는 한국의 스타벅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메뉴 구성도 거의 동일했고, 주문 방식도 익숙했다. 일본어를 계속 듣다가 한국에서도 익숙한 주문 흐름을 마주하니 이상하게 안도감이 들었다.
여행에서 피곤함이 느껴지는 순간은 많이 걸었을 때보다도, 계속 낯선 환경에 노출되어 있을 때다. 그럴 때 이런 공간은 휴식 장소라기보다 심리적인 정리 공간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특별한 음료를 마셨던 기억보다,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더 선명하다.
한국과 다른 점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콘센트였다. 한국 스타벅스는 노트북 사용자를 고려해서 콘센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인데, 교토역 스타벅스에서는 콘센트를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실제로 노트북을 펼쳐놓고 작업을 하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카페가 작업 공간의 성격도 함께 갖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카페가 철저히 ‘머무는 공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오래 앉아 있기는 하지만 무엇인가를 하기보다는 쉬기 위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같은 브랜드의 매장이지만, 도시의 생활 방식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행 마지막 밤의 시간
창밖으로 보이는 교토역 내부는 여전히 밝았지만, 거리 분위기는 이미 하루가 끝난 느낌이었다. 관광지의 밤이라기보다, 도시의 일상이 마무리된 밤에 가까웠다. 그날 스타벅스에서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사진을 정리하거나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고, 그냥 앉아서 오늘 하루를 천천히 떠올리는 시간을 보냈다.
오히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유명 관광지를 본 장면보다, 여행의 마지막 밤에 어디에도 갈 곳이 없어 들어갔던 카페의 공기가 더 선명하게 남는다. 여행은 장소의 기억이기도 하지만, 그 사이에 있었던 ‘시간의 감각’으로 남기도 한다는 걸 그때 조금 느꼈던 것 같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오니 교토역 앞은 거의 조용해져 있었다. 하루 동안 걸었던 거리와 골목, 사람들로 가득했던 관광지와 달리, 밤의 교토역은 완전히 다른 도시처럼 느껴졌다. 낮의 교토가 여행자의 도시라면, 밤의 교토는 생활의 도시였다.
그래서 이 장소는 단순히 카페라기보다, 여행과 일상이 맞닿는 지점으로 기억에 남았다. 여행의 마지막 밤에 찾게 된 공간이 관광지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카페였다는 점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날의 교토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스타벅스 교토역 포르타점
- 📍 주소: 902 Higashishiokōjichō, Shimogyō-ku, Kyoto 600-8216, Japan
- 📞 전화번호: +81 75-343-2377
- 🌐 홈페이지: http://www.starbucks.co.jp/store/search/detail.php?id=225
- 🕒 영업시간: 07:3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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