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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채운 배꽃의 하루 — 신촌 이화여자대학교 2023 졸업식 풍경

이화여자대학교는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이라기보다 관광지에 가까운 분위기가 있었다. 특히 정문 근처 배꽃 벽화 앞은 늘 사람들이 줄을 서 사진을 찍던 장소였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방문하는 장면도 흔했다.

2월 말의 대학가는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진다. 학교 앞 꽃집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꽃다발이 쌓이고, 교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학사복을 입은 학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풍경이 된다. 졸업식은 행사라기보다 하나의 계절에 가깝다.

신촌도 마찬가지다. 연세대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고 길을 건너면 바로 이화여자대학교가 이어지는데, 두 학교가 같은 날 졸업식 시기를 맞이하다 보니 동네 전체가 하나의 큰 행사장처럼 느껴졌다.


관광지였던 캠퍼스의 변화

이화여자대학교는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이라기보다 관광지에 가까운 분위기가 있었다. 특히 정문 근처 배꽃 벽화 앞은 늘 사람들이 줄을 서 사진을 찍던 장소였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방문하는 장면도 흔했다.

오랜만에 다시 들어가 보니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교내 곳곳에 외부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고, 이전처럼 북적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학교가 다시 ‘학생들의 공간’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캠퍼스의 인파는 대부분 졸업생과 가족들이었다. 관광객의 붐빔과는 다른 종류의 활기였다.


늦은 오후에도 이어지던 졸업식 풍경

연세대학교를 먼저 돌아본 뒤 이동했기 때문에 시간은 이미 꽤 늦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곳곳에서 사진 촬영은 계속되고 있었다.

특히 학교 중심 공간인 ECC 주변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었다. 정문 방향에서 내려다보는 계단형 구조의 공간과 반대편 잔디 쪽까지 모두 촬영 장소가 되었고, 졸업생들은 친구들과, 가족들과, 혹은 혼자 삼각대를 세워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졸업식은 공식 행사가 끝나도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남아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까지 포함해야 비로소 하루가 마무리된다. 이날 이화여대 역시 그런 하루였다.


ECC라는 공간

이화여대 캠퍼스를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ECC다. 지상 건물이 아니라 땅을 가르듯 이어지는 형태의 구조라서,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길 자체가 건축물이 된다.

오래된 석조 건물들이 많은 학교 안에서 ECC는 상당히 현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위쪽에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이어지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카페와 편의시설, 학생 공간들이 이어지는 구조라 같은 캠퍼스 안에서도 시간이 다른 장소를 걷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화여대는 한 장면 안에서 서로 다른 시대의 분위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오래된 건물 앞에서 학사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장면과, 현대적인 공간에서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오래된 기억이 겹치는 장소

예전에 이화여대에 다니던 친구가 있어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특별한 목적 없이 학교 안을 돌아다니고 학생식당을 이용하고, 교정을 산책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코로나 이후 한동안 발길이 끊겼다가 오랜만에 다시 방문하니 장소는 그대로인데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이전에는 외부 방문객이 많아 어수선하게 느껴졌다면, 이날은 오히려 학교 본연의 모습에 가까웠다.

졸업식이라는 시간 덕분에 캠퍼스가 다시 ‘학교’로 보였던 날이었다.


전통과 현재가 겹치는 하루

이화여자대학교는 19세기 말에 시작된 학교다.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역사 때문인지 교정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고,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 사이에 ECC 같은 현대 건물이 들어서면서 공간의 대비가 더 또렷해졌다. 과거와 현재가 물리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다. 그래서 졸업식 날 이곳의 풍경은 더 인상적으로 남는다. 오래된 학교의 배경 위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날 캠퍼스 곳곳에서 마주친 졸업생들은 각자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다. 긴장이 풀린 표정도 있었고, 아쉬움이 남은 표정도 있었으며, 단순히 사진 촬영을 즐기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공통점은 하나였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끝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사실이었다.

학교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졸업식은 보는 사람에게도 묘한 감정을 남기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 이화여자대학교 2023 졸업식 풍경

  •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 🗓 기간 : 2023년 2월 26일 – 2월 27일
  • ☎️ 전화번호 : 02-3277-2114
  • 🌐 홈페이지 : http://www.ewha.ac.kr/ewhaen/index.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