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야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다음 일정으로 향했다. 원래는 전날 타보고 싶었던 교통수단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도쿄 사쿠라 트램(Tokyo Sakura Tram)이었다. 전날에는 일정이 조금 늦어지면서 결국 타보지 못했기에 오늘은 시간을 내서 일부러 타보기로 했다. 오늘 숙소는 아사쿠사 근처에 잡혀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동만 생각하면 전철을 타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도쿄에서 몇 안 되는 노면 전차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래서 일부러 트램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으로 했다.
트램을 타기 위해 이동한 곳은 히가시이케부쿠로욘초메역(東池袋四丁目駅)이었다. 이 역은 도쿄 사쿠라 트램 노선의 중간쯤에 위치한 정류장으로, 주변에는 일반 주택가와 상점들이 섞여 있는 비교적 평범한 동네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역이라고 해서 거창한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고, 도로 옆에 작은 승강장이 마련되어 있는 형태였다. 일본의 노면 전차 정류장은 대체로 이런 소박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도쿄에서 남아 있는 마지막 노면 전차
도쿄 사쿠라 트램은 예전에는 “도덴 아라카와선(都電荒川線)”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노선이다. 도쿄에는 한때 많은 노면 전차 노선이 있었지만 도시 개발과 지하철 확장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졌고, 현재는 이 노선이 사실상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전통적인 노면 전차 노선이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에게 더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Tokyo Sakura Tram이라는 이름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 노선은 와세다(早稲田)에서 출발해 미노와바시(三ノ輪橋)까지 이어지는 약 12km 정도의 노선이다. 전체 노선을 이동하는 데에는 대략 50분 정도가 소요되며 총 30개 정류장을 지나게 된다. 요금은 매우 단순한 구조인데, 성인 기준 170엔으로 어느 구간을 타더라도 동일하다. 탑승할 때 IC카드(Suica, PASMO 등)를 태그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고, 현금으로도 탑승이 가능하다.



히가시이케부쿠로욘초메역에서 트램 탑승
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멀리서 작은 트램이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일반 전철과 비교하면 크기도 훨씬 작고 속도도 느린 편이라 처음 보면 장난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묵직한 느낌이 있고 내부도 꽤 넓은 편이었다.
트램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올라탔다. 처음에는 관광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지역 주민들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학생들, 노인들, 그리고 장을 보고 돌아오는 듯한 주민들도 보였다. 도쿄 중심부에서는 지하철이나 JR 노선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생활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차량 내부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좌석은 이미 대부분 차 있었고 서 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특히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마도 근처 학교나 주거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택가 사이를 천천히 달리는 트램
트램이 출발하자 도쿄의 풍경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일반 전철과 가장 큰 차이는 속도였다. 지하철이나 JR 노선은 비교적 빠르게 이동하는 편이지만, 노면 전차는 훨씬 천천히 움직인다. 그래서 창밖 풍경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주택가 사이를 그대로 통과한다는 점이었다. 철로 바로 옆에는 일반 가정집이 있고, 작은 상점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어떤 곳에서는 가게 바로 앞에 트램 정류장이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라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
정류장 역시 거창한 구조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권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형태였다. 어떤 정류장은 정말로 가정집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도 했고, 작은 상점 앞에 자리한 곳도 있었다. 마치 동네 버스 정류장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니 마치 과거로 잠깐 여행을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도쿄는 세계적인 대도시이지만 이런 오래된 교통수단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트램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
공항에서 밤을 보내고 이동을 계속해 온 상태였기 때문에 몸은 여전히 조금 피곤한 상태였다. 트램 좌석에 앉아 있다 보니 잠깐 졸음이 몰려오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가 몇 정거장 정도 지나고 나서 다시 정신을 차리게 됐다.
그때 문득 차량 뒤쪽 공간으로 가면 창밖 풍경을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트램 뒤쪽으로 이동했다. 차량 끝 쪽에 서 있으니 창문이 넓게 보였고 지나가는 풍경도 훨씬 잘 보였다.
천천히 움직이는 트램에서 바라보는 도쿄의 동네 풍경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고층 빌딩이 많은 도쿄 중심부와 달리 이 노선 주변은 비교적 낮은 건물과 주택이 많은 지역이었다. 그래서 도시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미노와바시역 도착
트램은 여러 정류장을 지나 미노와바시역(三ノ輪橋駅)에 도착했다. 이곳은 사쿠라 트램 노선의 종점이다. 정류장 주변에는 작은 상점들이 모여 있었고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의 동네였다.
히가시이케부쿠로욘초메에서 출발해 이곳까지 이동하는 동안 꽤 많은 정류장을 지나왔지만, 천천히 이동하는 트램 덕분에 이동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유 있게 동네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도쿄에서는 이제 노면 전차를 거의 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타볼 수 있다는 점이 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빠르고 효율적인 교통수단이 많은 도시지만, 이렇게 느리게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경험해 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잠깐이나마 도쿄의 또 다른 시간의 흐름을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히가시이케부쿠로욘초메역 (東池袋四丁目駅)
- 📍 주소 : 4 Chome Higashi-Ikebukuro, Toshima City, Tokyo, Japan
- 🚋 노선 : 도쿄 사쿠라 트램 (Tokyo Sakura Tram / 都電荒川線)
- 💴 요금 : 성인 170엔 (IC카드 사용 가능)
- 🕒 운행 : 약 5~10분 간격 운행
📌 미노와바시역 (三ノ輪橋駅)
- 📍 주소 : 1 Chome Minowa, Taito City, Tokyo, Japan
- 🚋 노선 : 도쿄 사쿠라 트램 종점
- 🕒 특징 : 사쿠라 트램의 동쪽 종점으로 주변에 작은 상점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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