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브컬처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공간”
일본에서는 만화, 애니메이션, 피규어, 동인지 같은 이른바 서브컬처 관련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단순히 캐릭터 굿즈를 파는 수준이 아니라, 오래된 만화책부터 희소성이 높은 피규어, 절판된 잡지와 동인지, 각종 장난감과 카드류까지 하나의 문화권처럼 묶어서 보여주는 매장들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이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만다라케(まんだらけ)”이다. 만다라케는 일본 서브컬처 중고 시장을 대표하는 체인 가운데 하나로,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성장한 브랜드이며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통신 판매와 경매 시스템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만화책을 파는 서점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넓은 범위를 다루는 공간에 가깝다. 공식 매장 안내만 보더라도 시부야점 안에는 소년 코믹, 여성 코믹, 남성 동인, 여성 동인, 토이, 디스크, 빈티지 코믹, 카드, 돌, 남성 아이돌 관련 상품 등 상당히 세분화된 카테고리가 잡혀 있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히 책을 사러 가는 곳이라기보다는, 일본 서브컬처 시장이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시부야에서 찾을 수 있었던 만다라케”
이번에 방문한 곳은 시부야점이었다. 시부야역에서 아주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서 접근은 어렵지 않은 편이었고, 실제로 공식 안내 기준으로도 JR 시부야역 하치코 출구에서 도보 약 5분 정도 거리라고 되어 있다. 매장은 시부야 BEAM 건물 지하 2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지상에서 바로 보이는 형태는 아니어서 처음 가는 경우에는 한 번쯤 지나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건물만 제대로 찾으면 위치 자체는 어렵지 않다.
시부야라는 지역 자체가 워낙 화려하고 빠른 템포를 가진 번화가이다 보니, 그 한복판에서 이런 매장을 만나는 느낌도 묘했다. 밖에서는 대형 전광판과 패션 매장, 사람들로 가득한 시부야의 전형적인 풍경이 이어지는데, 지하로 내려가 만다라케 안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결의 공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한 상점이라기보다는, 시부야 안에서 잠깐 다른 층위의 문화권으로 이동하는 느낌을 주는 공간에 가까웠다.
“빽빽하게 들어찬 상품,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밀도이다. 공간은 넓은 편이지만, 그 넓은 공간이 여유 있게 비어 있다기보다는 상품으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는 구조다. 책장과 쇼케이스, 진열장 안에 오래된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 각종 피규어와 소품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서 처음에는 어디부터 봐야 할지 조금 막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는 일반적인 서점이나 캐릭터 샵과는 확실히 다르다. 새 제품 위주로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이라기보다는, 누군가가 오랫동안 모아온 물건들이 한데 모여 다시 시장을 이루고 있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서 단순히 “무엇을 사러 간다”는 개념보다, “무엇이 있는지 구경한다”는 쪽이 더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실제로 시부야점 공식 층별 안내만 봐도 토이, 빈티지 코믹, 디스크, 카드, 돌처럼 일반 서점과는 다른 구성 요소가 꽤 강하게 드러난다.


“오래된 물건이 많다는 점이 만드는 차이”
만다라케가 다른 서브컬처 매장과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신상품을 모아 놓은 공간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중고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매장이고,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래된 상품 비중이 높다. 절판된 만화책이나 예전 굿즈, 한참 전에 유통되었던 피규어나 동인지, 지금은 일반 매장에서는 보기 힘든 빈티지 아이템이 섞여 있다는 점이 이곳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싸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는 중고라고 하더라도 가격이 아주 크게 낮은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고, 희소성이 높은 제품은 오히려 가격이 만만치 않게 붙어 있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곳의 핵심은 “중고니까 싸다”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는 잘 안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템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이미 알고 찾는 사람에게는 꽤 명확한 목적지가 되기도 한다.


“만다라케라는 이름이 보여주는 성격”
만다라케라는 이름도 이 공간의 성격을 꽤 잘 드러낸다. 흔히 “만화투성이”라는 의미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매장 안에 들어가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물론 지금은 만화책만 다루는 곳이 아니라 훨씬 더 넓은 서브컬처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출발점이 만화와 중고 문화에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 정체성이 강하게 남아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만다라케는 캐릭터 상품점이라기보다는,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문화가 축적되어 있는 저장고 같은 인상을 준다. 새로 나온 제품을 빠르게 소비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예전에 나왔던 것들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역사처럼 쌓아 두고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이 만다라케를 조금 더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시부야에서 잠깐 다른 결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경험”
시부야는 워낙 빠르게 소비되고, 빠르게 바뀌는 공간이다. 그런 곳에서 만다라케 같은 매장을 만난다는 것은 조금 다른 속도의 공간을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신상품 중심의 화려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오래된 상품과 기억, 취향이 층층이 쌓여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무언가를 사지 않더라도, 일본 서브컬처가 어떤 식으로 유통되고 축적되는지를 직접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부야라는 번화가 안에서 전혀 다른 성격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단순한 관광 동선 안에서 잠깐 결이 다른 경험을 추가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도 괜찮은 방문이었다.
📌 일본 도쿄 시부야, 만다라케
- 📍 주소 : Japan, 〒150-0042 Tokyo, Shibuya City, Udagawacho, 31-2 渋谷BEAM B2F
- 📞 전화번호 : +81 3-3477-0777
- 🌐 홈페이지 : https://mandarake.co.jp/
- 🌐 시부야점 안내 : https://mandarake.co.jp/dir/sby/index-en.html
- 🕒 영업시간 : 12:00 – 20:00
- 🗓 휴무 :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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