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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당 을지로점에서 보낸, 카페인이 필요 없던 저녁 프리미엄 직원식당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저녁을 마치고 나니, 딱히 더 먹고 싶은 건 없었지만 바로 헤어지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날엔 술집보다는 조용히 앉아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더 어울린다. 시간은 이미 저녁이었고, 커피보다는 카페인이 없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한 곳이 백미당 을지로점이었다. 을지로라는 지역 특유의 밀도 높은 거리 풍경을 지나 ...

퇴근 동선 위에 숨겨진 ‘프리미엄 직원식당 8호점’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를 나와 집 방향으로 한 걸음 떼면, 유난히 발걸음이 느려지는 계단이 있다. 하루를 마감하고 바로 돌아가도 되지만, 굳이 한 번 더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장소. 지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알고 찾아 들어오면 훨씬 넓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바로 프리미엄 직원식당 8호점이다. 퇴근 후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점심이 아니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

‘킹덤’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면, 보통은 머릿속에서 먼저 경계심이 든다. 룰이 복잡하진 않을까, 준비 시간이 길진 않을까, 설명만 듣다가 지치진 않을까. 그런데 〈킹덤즈(Kingdoms)〉는 그런 예상에서 살짝 비켜 서 있는 게임이다. 배경은 중세 판타지고, 성과 왕국이 등장하지만, 게임이 요구하는 건 의외로 단순하다. 계산은 마지막에 하고, 그 전까지는 묵묵히 깔아두는 것. 그리고 그 묵묵함이 테이블 위를 점점 팽팽하게 만든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

2025년 6월,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다녀온 이번 후쿠오카 여행은 여러모로 밀도가 높은 시간이었다. 일정만 놓고 보면 결코 길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여행이 끝난 뒤 돌아보면 단순한 관광 이상의 경험들이 연속으로 이어졌던, 기억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는 여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처음 방문했다는 점, 그리고 그 첫 방문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들을 연이어 마주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

아침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면 늘 비슷한 감각이 남는다. 아직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여행은 이미 끝나버린 느낌. 후쿠오카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인천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을 때도 그랬다. 시계를 보니 아직 정오가 되기도 전, 분명히 비행기를 탔고 국경을 넘었는데도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었다. 후쿠오카와 서울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다시 한 번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후쿠오카에서 아침을 먹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인천에 도착하니 자연스럽게 ...

여행지의 밤은 늘 애매하다. 낮에 돌아다니느라 몸은 피곤한데, 그렇다고 바로 잠들기엔 아쉽다. 수안보에 있는 호텔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보낸 그날 밤도 그랬다. 언어는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고, 각자 모국어도 제각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테이블 위에 보드게임 하나가 올라가자 분위기는 금방 달라졌다. 그날 밤을 끝까지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게임이 바로 〈스퀸트〉였다. 이 게임은 퀴즈 게임이긴 한데,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을 못 할수록 더 ...

후쿠오카 공항에서 출국 절차를 마친 뒤, 에어부산이 사용하는 58번 탑승구 근처로 이동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나면 늘 그렇듯, 본격적인 귀국 전까지 애매한 대기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게 흘러가는데, 이상하게도 여행의 마지막 감정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구간이기도 하다. 탑승구 인근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활주로와 오가는 항공기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

후쿠오카 공항 출국 절차 & 탑승구 앞 스타벅스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하자, 이번 여행이 정말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실감나기 시작했다. 도쿄나 오사카처럼 거대한 규모의 공항은 아니지만, 후쿠오카 공항은 늘 정돈된 분위기와 차분한 동선 덕분에 여행의 시작과 끝을 비교적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출국 절차 역시 다른 국제공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공사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을 맡긴 뒤 보안 ...

요시노야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은 사실상 전날로 이미 끝이 났고, 마지막 날은 오롯이 ‘돌아가기 위한 이동’만이 남아 있었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의 공기는 언제나 비슷하다. 설렘은 사라지고, 대신 시간표와 노선도가 머릿속을 채운다. 우리가 아침을 먹었던 요시노야 근처에서는 쿠시다신사역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커널시티 하카타와 기온 일대에 가까운 역이기도 하고, 도보 ...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늘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들뜬 감정은 이미 어제 저녁에 정리되어 있고,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일정만 남아 있다. ‘공항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한 덕분에 돌아가는 시간대는 그리 여유롭지 않았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마지막 날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일정이었다. 관광을 하거나, 어딘가를 더 둘러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