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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에서 하라주쿠 방향으로 걷다 시부야에서 터키 친구와 헤어진 뒤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조금 아쉬운 시간이 남아 있었다. 하루 종일 이동을 하면서 꽤 피곤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시부야까지 왔는데 조금 더 걸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시부야에서 하라주쿠 방향으로 무작정 걸어보기로 했다. 시부야에서 하라주쿠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은 도쿄에서도 비교적 활기가 있는 거리 중 하나다. 쇼핑몰이나 카페, 다양한 ...

축구 경기에서 골 이후의 세리머니는 종종 골 장면만큼이나 오래 기억된다. 어떤 세리머니는 순간의 감정으로 소비되지만, 어떤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반복해서 소환된다.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는 후자에 속한다. 과장된 몸짓도, 관중을 선동하는 제스처도 없었지만, 그 조용한 걸음은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0년을 앞둔 시점에서 등장한 이 장면은 단순한 골 뒤풀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맥락을 품고 있었고, 상대와 상황, 그리고 그 자리를 둘러싼 공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