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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기보다 ‘기억하기 위해’ 사게 되는 음료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물건을 만나게 된다. “굳이 안 사도 되는데,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운 것.” 교토의 돈키호테 매장에서 발견한 코카콜라 교토 에디션은 정확히 그런 물건이었다. 내용물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코카콜라다. 맛도, 탄산의 감각도, 병을 열었을 때의 소리도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이 제품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 하나, ‘교토’라는 이름이 병에 새겨져 있기 ...

모주는 막걸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탁주의 일종으로, 엄연히 주류로 분류되는 술이다. 다만 그 성격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알코올 도수는 약 1% 내외. 거의 무알코올에 가까운 수준으로,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기보다는 몸을 풀고 속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에 가깝다. 이 때문에 모주는 전통주 가운데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술이지만 부담이 없고, 주류이지만 음료처럼 다가온다. 특히 전주 일대에서는 모주가 단순한 ...

돼지바는 한국 아이스크림 역사에서 꽤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제품이다. 직각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 비스킷이 두툼하게 입혀지고, 그 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딸기 시럽이 들어간 구조. 단순하지만 확실한 조합 덕분에 세대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아이스크림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맛’의 대명사로 소비돼 왔다. 이 익숙한 돼지바가 제주도에 이르러 전혀 다른 얼굴을 갖게 ...

진주성을 걷다 보면 대부분 촉석루 쪽으로 향한다. 남강이 내려다보이고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건물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성곽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 길에야 비로소 보이는 건물, 그곳이 국립진주박물관이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들어갔다. 여행 중 박물관은 대개 ‘시간이 남을 때 들르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은 조금 달랐다. 진주성 안에 있다는 ...

싱가포르는 흔히 ‘작고 효율적인 도시국가’로 설명된다.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거리, 정돈된 거리 풍경, 영어로 소통되는 사회 구조. 이런 요소들만 놓고 보면, 싱가포르는 어쩌면 다소 무미건조한 도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이 도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아랍 스트리트, 그리고 과거의 이름으로 불리는 캄퐁 글램(Kampong Glam)이다. 다민족 국가 싱가포르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 싱가포르는 중국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