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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 오사카 이동기 — 후시미이나리역에서 닛폰바시역까지

자판기 앞에 서서 다시 반복했다. “Money First. Put Money.” 당시 발권기를 다른 승객이 사용 중이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원은 기다리지 말고 바로 돈부터 넣으라고 계속 재촉했다. 주변 사람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해졌다.

이번 오사카–교토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일정의 끝은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체크아웃을 마친 뒤 곧바로 공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사카 시내를 조금 더 둘러본 다음 귀국하는 계획으로 잡아두었기 때문에 우선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해야 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후시미이나리 신사 바로 앞에 있는 후시미이나리역이었다. 전날까지 관광객으로 붐볐던 길이었지만, 아침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관광객 대신 출근하는 현지인들이 역으로 들어가고 있었고, 같은 장소인데도 전혀 다른 도시처럼 느껴졌다.


다시 일상의 도시로 돌아가는 이동

여행 막바지의 이동은 항상 감정이 묘하다. 처음 교토에 도착했을 때는 기대감이 앞섰다면, 돌아가는 길은 여행이 끝나간다는 현실감이 먼저 다가온다. 특히 후시미이나리 신사 주변은 전날까지 계속 걷던 장소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같은 길을 지나 역으로 향했지만, 관광이 아니라 이동을 위해 걷는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게이한 전철을 이용해 오사카로 이동하기로 했다. JR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후시미이나리역에서는 게이한 노선 접근성이 훨씬 좋았고 환승도 단순했다. 교토 관광객들이 오사카로 이동할 때 자주 사용하는 루트이기도 하다.

열차는 비교적 조용했고, 관광객보다는 출퇴근 승객이 많았다. 여행이 아니라 통근을 위한 열차라는 느낌이 강했다. 창밖 풍경도 관광지에서 보던 교토와 달리 점점 주거지역과 도시 풍경으로 바뀌었다. 그 변화가 이동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기타하마역에서의 환승

게이한 노선을 타고 도착한 곳은 오사카 기타하마역이었다. 여기서 지하철로 갈아타 닛폰바시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이전까지 오사카에서는 주유패스를 이용해 이동했기 때문에 별도의 승차권을 구매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마지막 날은 패스 기간이 끝난 상태라 직접 표를 구입해야 했다.

기타하마역에서 닛폰바시역까지는 한 정거장 거리였다. 지도만 보면 충분히 걸어갈 수도 있는 거리였지만, 문제는 짐이었다. 여행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캐리어와 가방을 모두 들고 이동하는 상황이었고, 이미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결국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발권기 앞에서 멈춰버린 순간

문제는 티켓 발권기였다. 일본 지하철은 한국처럼 단순하게 목적지만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요금표를 보고 금액을 선택하는 방식이 기본이다. 여기에 기타하마역 발권기는 한국어나 영어 안내가 거의 없었다.

처음에는 버튼이 고장난 줄 알았다. 화면에 목적지 선택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돈을 먼저 넣어야 버튼이 활성화되는 구조였다. 한국에서는 목적지를 선택한 뒤 금액을 넣는 순서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발권기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은 필자만이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외국인 여행객들도 모두 같은 상황이었다. 누구도 작동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무원과의 마찰

결국 역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직원은 다소 강한 어조로 “Money First!”라고 말했다. 일본식 발음이라 처음에는 정확히 알아듣기 어려웠다. 이해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직원은 손짓으로 따라오라고 했다.

자판기 앞에 서서 다시 반복했다. “Money First. Put Money.” 당시 발권기를 다른 승객이 사용 중이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원은 기다리지 말고 바로 돈부터 넣으라고 계속 재촉했다. 주변 사람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해졌다.

결국 돈을 먼저 넣자 그제서야 버튼이 활성화되었고, 직원이 목적지를 묻고 직접 버튼을 눌러 표를 발권해 주었다. 도움을 받은 것은 맞지만, 과정이 위압적으로 느껴졌고 여행 마지막 날에 남은 기억으로는 썩 좋지 않았다.


닛폰바시역에서의 분위기 차이

그래도 표를 구입했으니 이동 자체는 문제없이 이루어졌다. 한 정거장을 지나 닛폰바시역에 도착했다. 역 규모는 기타하마보다 훨씬 컸고, 관광객도 많았다. 무엇보다 차이가 컸던 것은 안내 체계였다.

발권기 옆에는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고, 외국인 승객에게 먼저 다가가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실제로 발권기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행객들이 많았는데, 직원이 자연스럽게 도와주고 있었다.

필자도 상황 설명을 했고, 기타하마역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직원이 대신 사과를 했다. 같은 철도 회사 직원은 아니었지만, 여행객 입장에서는 그 말 한마디가 꽤 크게 느껴졌다. 불쾌했던 기분이 그때 조금 정리되었다.


이동이 남기는 기억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반드시 관광지뿐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동 과정에서 겪는 일들이 더 오래 남기도 한다. 특히 일본은 교통 체계가 잘 정리되어 있지만, 처음 이용하는 여행객에게는 오히려 그 체계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교토에서 오사카로 돌아오는 짧은 이동이었지만, 여행자로서의 위치를 가장 크게 느꼈던 순간이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 언어 장벽, 그리고 사람의 태도까지 겹치면서 ‘외국에 와 있다’는 감각이 가장 강하게 드러났던 경험이었다.

그래도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고, 여행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불편했던 경험조차 하나의 여행 이야기로 남게 된다. 이 이동 역시 교토 여행의 마지막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기억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 후시미이나리역 (Fushimi-Inari Station)

  • 📍 주소: 33-2 Fukakusa Ichinotsubocho, Fushimi-ku, Kyoto, Kyoto 612-0882, Japan
  • 📞 전화번호: 없음(역 시설)
  • 🌐 홈페이지: https://www.keihan.co.jp/traffic/station/stationinfo/
  • 🕒 이용시간: 첫차–막차 시간대 상시 운영(철도역)

📌 닛폰바시역 (Nippombashi Station, Osaka Metro)

  • 📍 주소: 1-5-12 Nipponbashi, Chuo-ku, Osaka 542-0073, Japan
  • 📞 전화번호: +81 6-6211-9031
  • 🌐 홈페이지: https://subway.osakametro.co.jp/
  • 🕒 이용시간: 첫차–막차 시간대 상시 운영(철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