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 티켓 배부, 그리고 굿즈 앞에서의 망설임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쯤이 되자, 공연장 앞에 다시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후 내내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다시 모였고, 그제야 ‘공연 날’이라는 감각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왔다. 6시가 되자 현장에서 티켓 배부가 시작되었고, 동시에 굿즈 판매도 함께 이루어졌다.
굿즈는 낯설지 않았다. 불과 며칠 전, 7월 19일 도쿄 공연에서 이미 보았던 바로 그 구성. 포스터, 사진, 아크릴, 구성까지 완전히 동일했다. 이미 도쿄에서 전부 구입해두었던 터라,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췄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물건너와서 그런 것인지, 한국 공연의 굿즈 가격은 도쿄보다 훨씬 비싸졌다. 엔화 약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체감상 약 1.5배 정도 오른 가격. 한국 공연이라면 오히려 더 저렴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아무것도 사지 않고 굿즈 테이블을 떠나려니 마음 한쪽이 허전해졌다. 굿즈를 사는 행위 자체가, 미유를 응원하는 방식 중 하나라는 걸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에는 참았지만, 그 ‘참음’조차도 공연 전 감정의 일부로 남았다.


6:30 — 입장 대기, 줄의 의미를 착각하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던 탓인지, 이날은 유난히 시간이 잘 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시계는 결국 6시 30분을 가리켰고, 입장을 위한 대기가 시작되었다. 공연장 앞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당연히 입장 대기 줄이라고 생각하고 그 뒤에 섰다. 그런데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줄은 움직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표를 확인받는 대신 뭔가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줄은 입장을 위한 줄이 아니라, 아직 티켓을 수령하지 못한 사람들이 티켓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줄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줄에서 빠져나와, 이미 수령한 티켓을 보여주고 바로 입장 대기로 이동했다. 이런 사소한 착각 하나에도, 공연 전의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모두가 조금씩 들떠 있었고, 동시에 조금씩 서두르고 있었다.


7:00 예정, 그러나 7:10 — 기다림 끝의 등장
공연은 원래 7시 정각 시작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다. 아직 입장을 마치지 못한 관객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시작은 자연스럽게 미뤄졌다.
다행이었던 점은, 지체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도쿄 공연을 떠올리면 오히려 훨씬 수월했다. 도쿄에서는 스탠딩 공연장이었고, 공연장 수용 인원보다 더 많은 티켓이 판매되었는지, 이미 꽉 찬 공연장 안으로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지 못해 입장 자체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서울 공연은 좌석제였다. 구조 자체가 다르니, 입장 속도도 훨씬 안정적이었다. 그렇게 약 10분 정도가 지나, 7시 10분. 조명이 바뀌고, 미유가 무대 위에 등장하면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첫 곡 — 「비밀번호 486」
서울 공연에서 가장 궁금했던 건, 첫 곡이 무엇일까였다. 도쿄 공연에서는 오리지널 곡인 「헬로 도쿄」가 있었기에, 시작이 비교적 예상 가능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달랐다. 「헬로 도쿄」로 시작하기에는, 한국 공연이라는 맥락에서 조금 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미유 역시 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선택된 첫 곡은 「비밀번호 486」. 윤하의 곡으로, 한국에서는 이미 설명이 끝난 노래다. 한일가왕전에서 미유에게 1승을 안겨주었던 곡이기도 하다. 첫 곡으로 이 노래를 선택했다는 건, 분명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낯선 곡으로 분위기를 탐색하기보다, 가장 잘 알려진 곡으로 정면 승부를 보겠다는 선택.
첫 소절이 나오자, 공연장의 공기가 단번에 바뀌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정확했다. 첫 곡으로서의 임팩트,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 모든 면에서 맞아떨어졌다.
“모두 일어나세요” — 스탠딩이 되어버린 좌석제 공연
첫 곡이 끝나자마자, 미유는 관객들에게 일어나라는 신호를 보냈다. 좌석제 공연이었지만, 그 순간부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스탠딩 공연으로 전환되었다. 두 번째 곡이 시작되고, 그 이후로는 마지막 곡이 끝날 때까지 앉을 틈이 없었다.
확실히 미유의 공연은 이렇게 서서 보는 편이 더 잘 어울린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응원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오히려 공연장이 처음부터 스탠딩 구조였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트리스트 — 도쿄와 서울, 미묘한 차이
이번 서울 공연의 세트리스트는 총 13곡. 도쿄 공연보다 한 곡이 적었다.
세트리스트
- 비밀번호 486
- 마법소녀
- 헬로 도쿄
- 지지말아요(負けないで)
- 엔젤나이트
-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 Shake it Off
- 베이비 파라다이스 (랜덤 박스 선곡)
-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
- 쿠로이 신죠 – 검은심장(黒い心臓)
- 터미널 (한국어 버전)
- Re:Road (앵콜)
- 사랑의 배터리 (일본어 버전) (앵콜)
도쿄에서는 앵콜로 「OVER DRIVE」와 「사랑의 배터리」를 불렀고, 랜덤 박스에서는 「다이죠부다요」가 나왔었다. 서울에서는 구성은 조금 달랐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유지되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 추천했던 노래가 울려 퍼질 때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곡이다. 예전에 팬카페를 통해, 미유가 솔로 콘서트에서 불러주면 좋을 곡을 추천받았던 적이 있었고, 그때 내가 추천한 곡이 바로 이 노래였다.
원곡은 데이식스의 곡이지만, 싱어게인에서 기타 솔로 버전으로 커버된 무대를 보고, 미유가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의 결도, 감정선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도쿄 공연 전, 틱톡을 통해 힌트를 주었을 때 설마 했는데, 실제로 불러주었다. 그리고 서울에서도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었다. 도쿄에서는 일본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곡이라 호응이 크지 않았지만, 서울에서는 달랐다. 거의 대부분이 아는 곡이었고, 자연스럽게 반응이 따라왔다.
그 차이가 괜히 더 뿌듯하게 느껴졌다.
랜덤 박스 — 「베이비 파라다이스」
서울 공연에서도 랜덤 박스 이벤트는 이어졌다. 종이에 적힌 오리지널 곡 제목을 박스에 넣고, 관객이 직접 뽑는 방식이다.
도쿄에서의 기억을 살려, 이번에도 미유의 말이 끝나자마자 통역이 되기 전에 앞에 있던 팬을 가리키며 이름을 불렀다. 미유도 바로 알아듣고 그 사람에게 박스를 건넸다. 그렇게 뽑힌 곡은 「베이비 파라다이스」.
영상으로만 보던 곡을 라이브로 처음 들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기타를 든 김에, 자연스럽게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로 이어졌다. 한일톱텐쇼에서 첫 공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곡.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감정이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쿠로이 신죠(黒い心臓)」부터 허용된 녹화
이전 곡들까지는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쿠로이 신죠(黒い心臓)」부터 촬영이 가능해졌다. 도쿄 공연과는 정반대의 운영이었다. 도쿄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곡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유가 직접 찍어도 된다고 말하자, 이 곡만큼은 나도 녹화를 했다. 허용된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고, 「쿠로이 신죠」라는 곡이 가진 분위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휴대폰을 들었다. 잠시나마, 관객이 아니라 기록자가 되기로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오래가지 않았다.
영상을 찍고 있는 동안, 응원의 리듬이 조금씩 어긋나는 것이 느껴졌다. 박자에 맞춰 손을 움직이는 대신, 화면 구도를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이 의외로 빠르게 체감됐다. 무엇보다, 노래가 귀로 들어오기보다 화면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는 감각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다음 곡부터는 다시 사진만 남겼다.
순간을 붙잡아 두기보다는, 그 안에 그대로 머무는 쪽을 택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공연에는 나보다 훨씬 좋은 장비를 가진 사람들이 있고, 훨씬 안정적으로 영상을 남길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기록은 누군가가 맡아줄 것이고, 나는 이 자리에 있는 역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 선택은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다.
무대 앞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건, 남길 장면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지금 울리는 노래에 온전히 반응하는 일이었다. 서울 공연에서 촬영이 허용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분명했던 것은, 이 공연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에 대한 나 자신의 기준이었다.
Re:Road — 빛으로 채워진 앵콜
앵콜 곡으로 선택된 것은 미유의 오리지널 곡 「Re:Road」였다.
곡을 시작하기 직전, 미유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객석을 한 번 천천히 둘러본 뒤, 휴대폰 라이트를 켜 달라고 요청했다. 아주 큰 제스처도, 과장된 설명도 아니었다. 마치 이 곡을 어떻게 맞이하면 좋을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담담한 요청이었다.
순간적인 정적 뒤에, 공연장 안에서 하나둘씩 불빛이 켜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먼저 켠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따라 한 것도 아니었다. 거의 동시에, 자연스럽게. 나 역시 미리 준비해 간 응원봉과 함께 휴대폰 라이트를 켰다. 작은 불빛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켜지며, 공연장 안의 공기가 눈에 보이게 변해갔다.
「Re:Road」 특유의 차분한 전개 속에서, 그 불빛들은 흔들리듯 퍼져나갔다. 빠르지도, 요란하지도 않았다. 박자에 맞춰 흔드는 응원이라기보다는, 곡의 호흡에 맞춰 조용히 떠 있는 느낌에 가까웠다. 객석에 앉아 있던 나는 그 장면 전체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무대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어떠했을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도쿄 공연에서도 같은 곡을 들었지만, 이 장면은 분명 달랐다.
도쿄에서는 무대와 객석 사이에 분명한 선이 있었고, 그 선 안에서 곡이 완성되었다면, 서울에서는 그 경계가 조금 더 흐려져 있었다. 불빛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이 곡을 함께 건너가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미유의 노래는 그 불빛 위를 지나가듯 흘렀다.
힘을 주지 않아도 충분히 닿는 목소리, 과하게 감정을 밀어붙이지 않는 선택. 「Re:Road」라는 곡이 가진 ‘다시 걷는 길’이라는 의미가, 이 장면에서는 설명 없이도 전달되고 있었다. 노래와 공간, 그리고 관객의 움직임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감각이 분명했다.
이 곡이 앵콜로 배치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을 다시 끌어올리는 역할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오른 온도를 차분히 정리하는 역할. 그 선택 덕분에 공연은 끝을 향해 달려가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마무리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을 남겼다.
불빛이 하나둘 꺼지고, 곡이 끝났을 때, 공연장은 잠시 조용했다.
그 침묵은 아쉬움이라기보다, 이 시간이 충분히 채워졌다는 확인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이 공연이 어디에서 열렸는지보다,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가 더 또렷하게 남았다.


“세카이데 이치방 — 미유히메”
이번 공연에서 또 하나 분명히 달랐던 지점은 응원 구호였다.
늘 익숙하게 외쳐오던 “카노 미유” 대신, 공연 전에 팬들끼리 꽤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끝에 새로운 구호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선택된 말은 “미유히메”. 즉흥적인 장난에 가까운 결정이 아니라, 이 무대에 어울리는 호칭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였다.
문제는, 이 구호가 처음이라는 점이었다. 정해진 연습도 없었고, 누군가가 확실하게 리드해주는 구조도 아니었다. 그래서 첫 외침은 솔직히 조금 어정쩡했다. 타이밍도 미묘했고, 소리도 고르지 않았다. ‘이게 맞나?’ 하는 망설임이 객석 여기저기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공연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달라졌다. 곡이 쌓이고, 미유의 호흡이 객석과 맞아들어가면서, 그 망설임도 서서히 사라졌다. 두 번째, 세 번째 외침에서는 이미 다들 알고 있었다. 언제 외쳐야 하고, 어떤 톤으로 불러야 하는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소리는 점점 하나로 모였다.
그 순간, 무대 위의 미유도 변화를 느낀 듯했다. 처음 “미유히메”라는 소리가 들렸을 때는 분명히 잠깐 멈칫하는 표정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고, 실제로 처음 듣는 구호였기 때문이다. 미유는 웃으며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고, 그 말에는 당황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그 구호를 흘려넘기지 않았다. 몇 번 더 이어지는 외침 속에서, 미유는 분명히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표정이 풀렸고, 웃음이 자연스러워졌다. 단순히 팬들이 바꾼 응원 구호가 아니라, 이 공연에서만 존재하는 하나의 관계처럼 받아들이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미유히메”라는 말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그날의 공연을 상징하는 언어가 되었다.
가수가 준비한 무대 위에, 팬들이 조심스럽게 하나를 더 얹은 셈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어색함으로 시작했지만, 확신으로 끝났다.
이 순간만큼은 분명했다. 이 공연은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무대와 객석이 함께 완성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연결은, 이런 작은 변화에서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것을.
애프터 토크 — 질문이 이어진 자리
공연이 끝난 뒤에는 애프터 토크가 이어졌다. 좌석이 이미 세팅된 공연장이었기에, 관객들은 밖으로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에 앉은 채 다음 시간을 맞이했다. 무대 위 조명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공연의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는 순간이었다. 미유가 먼저 하고 싶은 말을 전한 뒤, 팬들이 사전에 남긴 질문들을 박스에서 하나씩 랜덤으로 뽑아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질문들은 비교적 고르게 흩어져 있었다. 한국 공연과 일본 공연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좋아진 한국어 발음의 비결, 그리고 요즘 자주 사용하는 캐릭터에 관한 질문까지. 공연 중의 에너지와는 또 다른 결의 대화가 오갔고, 이 시간은 무대 위의 가수라기보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에 가까웠다.
마지막으로 뽑힌 질문은 내가 남겼던 것이었다.
“요즘 토끼(うさぎ) 캐릭터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 캐릭터의 영감은 어디에서 온 건가요?”
질문을 읽자마자 미유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짧게 웃고 넘길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이 질문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실제로 다른 질문들보다 훨씬 길게, 그리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유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글자를 아직 잘 읽지 못하던 시절, 어머니가 미유의 물건에 토끼 그림을 그려주곤 했다는 이야기였다. 이름표 대신 토끼 그림을 그려주면, 그 그림을 보고 자신의 물건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기억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었고, 시간이 지나서도 토끼라는 존재가 자신에게는 ‘익숙한 표식’처럼 남아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주변에서 “토끼를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스스로 의식해서 만든 설정이라기보다는, 그렇게 불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캐릭터로 그려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우사기 캐릭터는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라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기억과 주변의 시선이 겹쳐져 만들어진 결과에 가깝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단순한 ‘캐릭터 설정’ 이상의 무게가 느껴졌다. 무대 위에서 가볍게 보이는 토끼 그림 뒤에, 그렇게 개인적인 기억이 겹쳐져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미유는 이 질문에 답하면서, 최근 회사 사장에게서도 “왜 우사기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덧붙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 캐릭터가 이제는 미유를 설명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애프터 토크 시간에는 사진과 영상 촬영이 허용되었지만, 온라인에 공유하지는 말아달라는 당부가 함께 전해졌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은 기록으로 남기기보다는,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겨두기로 했다. 카메라에 담기지 않아도 괜찮은 이야기들이었고,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의 끝, 그리고 남은 여운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에는, 팬들끼리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공연 중의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얼굴들, 그리고 이제야 숨을 고르는 표정들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갔다. 그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은 끝난 듯 보였지만, 사실 그날의 마지막 장면은 아직 남아 있었다.
한 팬이 매니저를 통해 조심스럽게 부탁을 전했고, 잠시 뒤 미유가 다시 모습을 보였다. 공연장 밖, 팬들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포스터들로 꾸며진 공간 앞이었다. 공연을 위해 준비한 것들이었지만,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밖에서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자리는 공식적인 일정에 포함된 것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던 시간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소란스럽지 않았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미유는 팬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섰고, 그 순간에는 가수와 관객이라는 구분보다는, 같은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이라는 감각이 먼저 들었다. 누군가는 포스터를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그 옆에 조용히 서 있었고, 모두가 ‘이 장면이 오래 남지 않기를’ 알면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사진은 길지 않게 찍혔고,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았다. 오히려 짧았기 때문에 충분했다. 말보다 먼저 셔터 소리가 지나갔고, 그 뒤에야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누군가에게 자랑할 장면도, 온라인에 남길 기록도 아니었지만, 각자에게는 분명히 남아버린 순간이었다.
그 뒤에야, 공연장을 꾸미기 위해 걸어두었던 포스터들을 하나씩 회수했다. 조금 전까지는 공간을 채우고 있던 것들이었지만, 이제는 접혀서 손에 들렸다. 그 무게가 생각보다 묵직하게 느껴졌다. 포스터를 정리하고 나니, 비로소 정말로 하루가 끝났다는 실감이 들었다.
공연은 무대에서 끝났지만, 이 날의 마지막 장면은 그보다 조금 뒤에서 완성되었다. 그리고 아마도, 이 부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로 남겨두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 온맘씨어터
- 📍 주소 :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94-8 지하1층
- 📞 전화번호 : 01083912008
- 🌐 홈페이지 : https://blog.naver.com/onmam_theater
-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onmam_theater/
- 🕒 영업시간 : 공연 일정에 따라 다름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