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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 — 보승회관 홍대직영점

보승회관은 개인 식당이라기보다는 전국에 지점이 있는 체인점이다. 그래서 특별한 ‘맛집 탐방’의 의미보다는, 누구에게나 설명이 필요 없는 선택지에 가깝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로는, 오히려 이런 점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메뉴를 고르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맛에 대한 기대치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곳. 이 날의 상황과 잘 맞는 선택이었다.

떠나기 전, 마음을 데워주는 선택

3일차 일본 팬들이 돌아가는 날이었다. 서울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이제는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마지막 아침. 평일 월요일 아침이었기에 다른 한국 팬들은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있었고,

결국 이 날은 나와 일본 팬들만 남아 서울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우리는 공항으로 바로 향하기 전에, 홍대에서 한 끼를 함께 먹기로 했다. 마지막 식사라는 사실만으로도 메뉴 선택은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졌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든든하고,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풀어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했다.

사실 가장 먼저 떠올렸던 건 보쌈이었다. 미유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이기도 했고, ‘마지막 식사’라는 맥락에도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하지만 아침부터 보쌈을 제대로 하는 집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심지어 아침부터 문을 연 식당을 찾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 아쉬움이 남던 찰나,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떠오른 게 수육이었다. 보쌈과 결이 닿아 있으면서도,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 “미유가 좋아하는 보쌈이랑 비슷한 음식”이라는 설명만으로도 일본 팬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메뉴는 그렇게 정리됐다.

우리가 향한 곳은 보승회관 홍대직영점이었다. 공항으로 이동하기에도 부담 없고,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하기에도 안정적인 선택지였다.


공간 자체가 가진 전통과 안정감

보승회관은 개인 식당이라기보다는 전국에 지점이 있는 체인점이다. 그래서 특별한 ‘맛집 탐방’의 의미보다는, 누구에게나 설명이 필요 없는 선택지에 가깝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로는, 오히려 이런 점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메뉴를 고르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맛에 대한 기대치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곳. 이 날의 상황과 잘 맞는 선택이었다.

매장은 소박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과한 장식 없이, 국밥집답게 필요한 것들만 제자리에 놓인 공간이었다. 테이블 사이도 비교적 여유가 있었고, 떠들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 덕분에 마지막 대화를 차분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찾는 식당으로서, 과하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 식사는 특별한 한 끼라기보다는, 이틀의 시간을 조용히 정리하는 마무리에 가까웠다. 체인점이라는 사실, 소박한 인테리어, 설명이 필요 없는 메뉴. 그 모든 요소가 겹치며, 이 자리에는 묘한 안정감이 생겼다. 화려한 기억 뒤에 남는 마지막 식사로는, 이 정도의 온도가 오히려 잘 어울렸다.


수육과 국밥, 마지막 식사의 온도

주문은 수육과 국밥이 함께 나오는 정식 메뉴로 맞췄다. 1인당 약 18,000원. 가격 대비 구성은 꽤 푸짐한 편이었다. 테이블 위에 차려진 수육은 과하지 않게 담백했고, 국밥은 맵지 않아 일본 팬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무엇보다 추운 날씨 속에서 먹는 따뜻한 국물은, 그 자체로 이별 전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일본 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맵지 않다는 점, 국물로 속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수육이라는 음식 자체가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는 점까지. 누군가는 “한국에서 먹은 음식 중에 제일 편안하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이게 보쌈이랑 비슷한 느낌이구나”라며 웃었다. 특별히 화려한 맛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식사로는 오히려 이 정도의 담백함이 잘 어울렸다.

이 자리에서는 공연 이야기도, 팬미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전날까지와는 톤이 조금 달랐다. 이제는 감정을 끌어올리는 대화보다는, 기억을 정리하는 쪽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 장면 좋았지”, “그때 그 말 기억나?” 같은 말들이 오가며, 서울에서의 시간이 하나씩 접히고 있었다.


공항으로 가기 전, 함께 먹은 한 끼의 의미

이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일본 팬들이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 공식적인 순간이었고, 동시에 이 며칠을 함께 보낸 사람들끼리 나누는 작별 인사에 가까운 자리였다. 보쌈을 못 먹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대신 선택한 수육과 국밥은 결과적으로 이 날의 감정과 잘 맞아떨어졌다. 따뜻하고, 과하지 않고, 오래 남는 방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정말로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는 게 실감났다. 공항으로 향하는 동선, 각자의 비행 시간, 그리고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들. 확실한 약속보다는 “또 보자”는 말이 더 많이 오갔다. 그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며칠의 밀도가 얼마나 컸는지도 다시 한 번 느껴졌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그렇게 끝났다. 미유가 좋아하는 음식에서 출발해, 미유가 직접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를 중심으로 이어진 선택. 그 선택 덕분에, 이별의 순간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었다.


📌 보승회관 홍대직영점

  • 📍 주소: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131 1층
  • 📞 전화번호: 02-322-8111
  • 🌐 홈페이지: 없음
  • 🕒 영업시간: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