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진과 케고공원, TikTok과 오디션, 시스(SIS/T)와 솔로 활동, 그리고 ‘1999’ 서울 라이브까지… 카노우 미유의 현재를 가장 차분하게 보여준 30분
카노우 미유(かのうみゆ)가 2026년 1월 11일 방송된 LOVE FM 라디오 프로그램 ‘카노우 SAY’ 첫 회를 통해 자신의 음악 인생과 후쿠오카에서의 기억, 오디션 이후 달라진 커리어, 그리고 한국에서 이어갈 활동까지 직접 전했다. 이번 방송은 2026년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둘째 주 일요일 진행되는 카노우 미유의 단독 라디오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회차로, 프로그램명에 담긴 의미부터 어린 시절의 지역 기억, TikTok을 계기로 열린 전환점, 그룹 시스(SIS/T) 활동, 지난해 첫 원맨 라이브의 감정, 1월 서울 공연과 팬미팅 공지까지 비교적 넓은 범위를 아우르며 진행됐다.
첫 방송은 흔히 생각하는 ‘데뷔 인사형 라디오’에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그 이상의 결을 갖고 있었다. 단순히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근황 나열이 아니라, 지금의 카노우 미유가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떤 경로를 통해 현재에 도착했는지를 자신의 말로 다시 정리해 들려주는 시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차는 한 사람의 커리어가 지역 무대와 가족의 기억, 디지털 플랫폼, 오디션, 그룹 활동, 단독 무대, 해외 공연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방송이 처음부터 과장된 성공담의 톤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카노우 미유는 “혼자 말하는 라디오가 이런 느낌으로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식의 솔직한 긴장감까지 감추지 않았다. 그 덕분에 첫 회는 더 매끈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더 살아 있는 방송처럼 들린다. 스스로도 아직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형식 안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와 시간, 그리고 성장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작점이었다.

‘카노우 SAY’, 생일 이벤트 제목에서 라디오 타이틀로 이어진 이름
이번 방송의 첫 문을 연 것은 프로그램명 자체에 대한 설명이었다. 카노우 미유는 ‘카노우 SAY’라는 제목이 원래 자신의 생일 이벤트 타이틀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러 이름을 고민했지만, 결국 가장 강하게 남아 있던 것은 ‘카노우의 가능성’이라는 울림이었고, 자신의 이름과 말한다는 의미를 겹쳐 가져갈 수 있는 이 표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그가 후반부에서 직접 해시태그 활용법을 덧붙인 부분이다. 방송 중 그는 “せいが(세이는) SAY”라고 짚으며, 청취자들이 SNS에서 이 프로그램을 이야기할 때 그 감각을 함께 가져가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이 제목은 단순히 ‘가능성(可能性)’이라는 추상적 단어를 반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과 발화의 행위를 동시에 묶는 일종의 브랜딩 장치로 볼 수 있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단독 라디오를 맡게 된 상황에서 카노우 미유는 제목을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당연하다. 방송은 매달 이어지지만, 청취자의 기억에 가장 먼저 남는 것은 결국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카노우 SAY’는 단순히 예쁜 타이틀이 아니라, 앞으로 이 라디오가 무엇을 하게 될지에 대한 방향 제시처럼 기능한다. 음악을 틀고 근황을 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카노우 미유라는 사람의 말과 생각, 취향과 기억이 축적되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미에현에서 태어나 후쿠오카에서 자란 시간, 오무타와 후쿠오카를 오가며 만든 감각
이어진 자기소개에서 카노우 미유는 자신이 후쿠오카 출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미에현에서 태어났고 네 살부터 후쿠오카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다만 그의 기억 속 생활 중심은 후쿠오카현 오무타에 가까웠고, 성장기에는 오무타와 후쿠오카 도심을 꾸준히 오가며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방송 흐름상 완전히 정제된 문장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생생했다. ‘고향’이라는 감각이 단일한 지명 하나로 환원되지 않고, 오무타와 후쿠오카를 오가는 이동의 경험 속에서 형성됐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주말이면 후쿠오카에 머무는 일이 많았고, 레슨과 활동 때문에 도심을 자주 찾았다는 회상은 현재의 카노우 미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지금 그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지만, 어쩌면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지역에서 중심지로 움직이는 감각은 이미 그때부터 몸에 배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후쿠오카와 오무타를 오가던 리듬이, 훗날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현재의 리듬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는 열 살 무렵부터 기타를 시작해 싱어송라이터 활동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고등학생 시절에는 혼자 진행하는 형태는 아니었지만 라디오 프로그램을 3년 정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또 후쿠오카에서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신곡을 내야 하는 식의 숙제를 예전 매니저에게 받으며 활동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금의 카노우 미유가 최근 오디션을 통해 갑자기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지역 기반의 라이브 경험과 창작 루틴을 오래 쌓아온 인물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

텐진과 케고공원,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한 후쿠오카의 기억
이번 첫 방송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 중 하나는 후쿠오카 텐진에 대한 이야기였다. LOVE FM이 있는 후쿠오카에서 지금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말한 뒤, 카노우 미유는 텐진이라는 공간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지를 천천히 꺼내놓았다. 레슨이 끝난 뒤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하러 갔던 시간, 케고공원 근처에 있던 붕어빵집, 상점가의 분위기 같은 구체적인 기억들이 이어졌다.
이 장면이 좋은 이유는 단순히 지역 토크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카노우 미유에게 텐진은 유명한 번화가이기 이전에, 성장기의 감정이 포개져 있는 장소다. 어머니와 함께 다닌 길, 레슨을 마치고 들렀던 가게, 그 시절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그 거리를 걸었는지가 남아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그는 텐진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존재’까지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후쿠오카는 단순한 출신지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와 지금이 겹쳐지는 장소로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그는 동일본대지진 당시의 기억을 길게 꺼냈다. 11살 혹은 12살 무렵, 자선 콘서트와 모금 활동의 일환으로 케고공원에서 길거리 라이브를 하게 됐고, 아직 기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래도 제대로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긴장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때 자신이 좋아하던 한나 몬타나의 노래를 한 곡 부른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추운 날씨, 서툰 기타, 떨리는 목소리, 그리고 누군가를 돕기 위해 길 위에 서 있던 어린 자신. 그 기억을 안고 훗날 같은 후쿠오카에서 자기 이름을 건 라디오를 진행하게 됐다는 사실은, 이번 회차 전체에 짙은 정서를 더했다.
이런 회상은 단지 예쁜 추억팔이가 아니다. 지금의 카노우 미유가 어떤 공간을 통해 자랐는지, 지역 무대와 공공의 장소가 그의 감수성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후쿠오카가 단지 활동 지역의 하나가 아니라, 커리어와 감정의 원점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2023년 ‘트롯걸즈 재팬’, 카노우 미유의 이름이 넓게 퍼지기 시작한 계기
카노우 미유는 자신을 전국적으로 조금씩 알리게 된 계기로 2023년 한일 공동 제작 오디션 프로그램 ‘트롯걸즈 재팬’ 을 꼽았다. 그는 지금 이렇게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여전히 어딘가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그 오디션을 통해 정말 많이 부딪히고 단련됐고 지금의 자신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이 프로그램을 단순한 출연 이력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송 중 그는 “그 오디션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당시만 해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고, 자신이 사회적으로 어떤 자리에 서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였다는 고백도 뒤따랐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고, 그만큼 진로에 대한 주변의 걱정도 컸다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 속에서 ‘트롯걸즈 재팬’은 단순히 노출의 기회가 아니라, 커리어의 방향을 현실적으로 바꾼 분기점으로 읽힌다.
그는 그 시기를 돌아보며 부모님의 걱정도 언급했다. 오디션에 출연하고 있던 당시조차도 미래가 완전히 보장된 상태는 아니었고, “앞으로 뭘 할까”를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나중에 성공한 뒤 돌이켜 말하는 사람들의 서사는 종종 일직선처럼 보이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다. 카노우 미유 역시 자신이 지금 어느 쪽으로 갈지 명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기회를 붙잡았고, 그 기회가 점차 새로운 문을 열었다.

TikTok과 ‘Over Drive’, 디지털 플랫폼이 열어준 전환점
이번 방송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TikTok 이야기였다. 코로나 시기 어떤 사람에게 “TikTok(틱톡)을 해보라”는 말을 들었지만, 당시 그는 SNS를 매우 어려워했고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내키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기타를 치며 자신이 부르고 싶은 곡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쌓인 영상들이 생각지 못한 흐름을 만들었다.
특히 Judy and Mary의 ‘Over Drive’를 기타 반주로 커버해 올린 영상이 반응을 얻었고, 그때 처음으로 ‘작게나마 바이럴이 일어나고 있구나’라는 감각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그 반응을 계기로 ‘트롯걸즈 재팬’ 운영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결국 오디션 참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은 카노우 미유의 커리어가 전통적인 라이브 현장과 디지털 플랫폼을 모두 거쳐 형성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는 원래부터 무대형 아티스트였고, 지역에서 라이브를 오래 해온 사람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재의 전환점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만들어졌다. 무대와 알고리즘, 기타와 짧은 영상, 오랜 축적과 예기치 않은 노출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였다. 지금 시대 아티스트의 성장 경로가 얼마나 복합적인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스(SIS/T)로의 메이저 데뷔, 솔로만 해오던 가수가 그룹을 받아들이는 방식
오디션 이후 카노우 미유는 그룹 시스(SIS/T) 멤버로도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파트는 생각보다 길고 자세했다. 그는 자신이 열 살 이후 줄곧 솔로 활동만 해온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룹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꽤 낯설었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에는 한 번쯤 그룹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서로 잘 지낼 수 있을까”, “복잡한 관계가 생기진 않을까” 같은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빠르게 흘러갔다. ‘트롯걸즈 재팬’ 오디션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시스(SIS/T) 멤버가 됐고, 정신을 차려 보니 메이저 데뷔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표현에 가까웠다. 그만큼 흐름이 빨랐던 것이다. 그는 솔직히 말해, 원래부터 메이저 데뷔가 그렇게 빨리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되면 좋고, 안 돼도 어쩔 수 없지” 정도의 감각이었는데 실제로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굴러갔고, 어느 순간 “아, 나 데뷔했구나”라고 느끼게 됐다는 식의 회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카노우 미유는 시스(SIS/T)를 자신의 솔로 활동과 경쟁하는 정체성으로 보지 않는다. 솔로는 솔로대로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이미지, 이를테면 ‘멋있고도 귀엽게 살고 싶다’는 식의 개인적 감각을 밀어붙이는 공간이고, 시스(SIS/T)는 트롯걸즈 재팬이라는 원점에서 태어난 팀으로서 또 다른 역할을 갖고 있다고 정리했다. 트로트, 가요곡, 쇼와 가요, 시티팝의 흐름을 잇는 의미, 오디션의 출발점을 잊지 않기 위한 책임감 같은 것을 시스(SIS/T) 활동에서 읽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그는 솔로와 그룹을 각각 다른 층위의 활동으로 분리해 사고하고 있었다. 둘 다 자신이지만, 보여주는 색과 감정의 방식은 다르다. 오히려 그 차이가 있기에 두 활동을 모두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최신곡 ‘黒い心臓’과 오리지널 50곡 이상, 쌓여온 창작의 시간
첫 번째 선곡으로 카노우 미유는 자신의 최신곡 ‘黒い心臓(검은심장)’ 을 소개했다. 이는 단순한 신곡 홍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첫 방송은 종종 히스토리 정리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는 과거를 이야기하면서도 현재의 창작을 가장 앞쪽에 놓았다. 즉, “나는 이런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곡을 만드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한 셈이다.
방송 중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가진 오리지널 곡이 50곡 이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가볍게 지나갈 수 없는 부분이다. 한두 곡의 인상적인 싱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와 달리, 카노우 미유는 꽤 오랜 시간 자기 곡을 축적해온 타입의 싱어송라이터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작곡하고, 공연하고, 기록하고, 다시 새로운 곡을 내는 과정이 반복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첫 원맨 라이브, 25살에 도착한 무대가 준 감정
지난해를 돌아보는 파트에서 카노우 미유가 가장 힘을 줘 말한 것은 첫 단독 원맨 라이브 였다. 그는 2025년 여름 처음으로 혼자서 원맨을 세웠고, 그 순간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감정이 들었다고 했다. 동시에 “조금 늦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나 실제 공연장을 마주하고 생각은 바뀌었다. 자신을 보기 위해 온 관객들이 생각보다 많이 모여 있었고, 그 풍경을 본 순간 “나,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감동적이었다는 말보다 훨씬 중요하다. 아티스트에게 단독 공연은 무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장성과 팬덤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장면이고, 스스로의 커리어를 더 밀어붙일 수 있는 근거를 얻는 순간이기도 하다.
카노우 미유는 그 무대 이후 “더 열심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단순히 감사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확실히 엔진이 더 걸렸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긴 시간의 활동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인, 그리고 앞으로도 더 멀리 갈 수 있겠다는 자각이 함께 온 셈이다.

‘愛のバッテリー’와 그룹곡 소개, 하나의 방송 안에서 나란히 놓인 두 얼굴
방송 중반 이후 그는 시스(SIS/T)의 메이저 데뷔곡 ‘愛のバッテリー(사랑의 배터리)’ 도 직접 소개했다. 앞서 자신의 오리지널곡 ‘黒い心臓’을 틀고, 뒤이어 그룹의 대표곡을 들려주는 구성은 꽤 상징적이다. 이 방송이 카노우 미유라는 개인의 라디오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활동을 철저히 ‘솔로만의 이야기’로 축소하지 않는다. 현재 자신을 설명하려면 그룹 시스(SIS/T) 역시 반드시 함께 말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는 듯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첫 회 방송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카노우 미유라는 이름 아래에는 창작자, 퍼포머, 그룹 멤버, 오디션 출신 아티스트,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활동가라는 여러 층위가 공존하고 있고, 이번 방송은 그 층위를 가능한 한 분리하지 않고 한 흐름 안에 담아냈다.
후쿠오카 출신인데 정작 맛집을 모른다, 청취자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한 이유
후반부에서 가장 생활감이 강한 코너는 후쿠오카 청취자들에게 맛집과 추천 장소를 묻는 부분이었다. 카노우 미유는 후쿠오카 출신이지만 의외로 현지의 맛집 정보를 잘 모른다고 했다. 어머니가 집밥을 자주 해주었기 때문에 외식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래서 “후쿠오카면 어디가 맛있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가장 곤란해지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에피소드는 사소해 보이지만 방송의 온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지역 라디오는 결국 청취자와 도시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고, 카노우 미유는 여기서 ‘잘 아는 고향 사람’의 포지션을 억지로 연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잘 모르니 알려달라”고 말한다. 덕분에 그는 더 자연스럽게 청취자와 같은 편에 선다. 이미 다 아는 로컬 스타가 아니라, 다시 후쿠오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자리한다.
그는 최근 후쿠오카를 찾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카페, 새로 생긴 식당, 추천 스폿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2026년에도 라이브나 촬영 등으로 후쿠오카를 자주 찾게 될 것 같고, 그때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고 말한 대목은 소소하지만 귀에 남는다. 자기 홍보를 위해 일방적으로 말하는 방송이 아니라, 청취자와 실제 정보를 교환하고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태도가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방식, 그리고 서울 홍대 ‘1999’ 라이브 공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한국이 등장했다. 카노우 미유는 현재 일본과 한국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은 한국에 가는 일이 무엇보다 즐겁다고 말했다. 한국에 가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삼겹살을 꼽았고, 이런 식의 가벼운 생활 토크가 오히려 현재 그의 활동 범위를 더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이어 그는 서울 공연 일정도 직접 알렸다. 1월 17일 서울 홍대에서 솔로 라이브 ‘1999’, 1월 18일 같은 건물에서 팬미팅 이 열린다는 공지였다. ‘1999’는 자신의 출생 연도를 제목으로 잡은 공연이고, 홍대를 도쿄로 치면 시부야나 하라주쿠 같은 젊은 거리라고 설명했다. 후쿠오카는 한국과 가깝기 때문에 청취자들이 충분히 보러 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이 부분은 일본 로컬 라디오에서 한국 공연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카노우 미유의 활동 무대가 이미 한 도시, 한 국가에 갇혀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오리지널곡 ‘Re:Road’, 그리고 엔딩에서 꺼낸 드라마 출연 이야기
후반부 선곡으로는 자신의 오리지널곡 ‘Re:Road’ 가 소개됐다. ‘黒い心臓(검은심장)’과 함께 배치된 이 곡은, 방송 초반에 소개한 과거 서사와 중반의 커리어 설명, 후반의 서울 공연 공지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카노우 미유의 현재 창작을 다시 한 번 환기하는 역할을 했다.
엔딩에서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알리지 못한 소식을 덧붙였다. 고무로 테츠야 종합 프로듀스 숏드라마 ‘地下アイドルの方程式(지하 아이돌의 방정식)’가 12월 23일부터 DMM에서 공개 중이며, 자신은 기타를 치는 캐릭터로 출연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첫 방송 마지막 순간까지도 노래, 라이브, 그룹, 라디오, 드라마로 이어지는 현재의 활동 폭이 계속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첫 회가 남긴 것, 카노우 미유의 ‘현재’를 기록하기 시작한 라디오
전체적으로 2026년 1월 11일 방송된 LOVE FM ‘카노우 SAY’ 첫 회는 단순한 새 프로그램의 시작을 넘는 인상을 남겼다. 프로그램 제목의 의미, 미에현 출생과 후쿠오카 성장 서사, 오무타와 텐진을 오가던 시절의 기억, 케고공원에서의 자선 거리 공연, TikTok과 ‘Over Drive’가 만든 변화, ‘트롯걸즈 재팬’이라는 전환점, 시스(SIS/T) 메이저 데뷔, 지난해 첫 원맨 라이브의 감정, 후쿠오카 맛집 추천 요청, 서울 공연과 팬미팅 공지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묶여 있었다.
무엇보다 이 방송은 카노우 미유라는 사람을 ‘완성된 결과’로 보여주지 않는다. 여전히 배우는 중이고, 여전히 긴장하고, 여전히 지역과 팬, 다음 무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사람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매끈한 이미지보다 살아 있는 사람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첫 회는 근황 전달이 아니라, 카노우 미유의 시간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보여준 기록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런 기록은 앞으로 이 라디오가 단순한 홍보 창구가 아니라, 한 아티스트의 현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아카이브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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