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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란타우 섬 — 대형 불상 “티안 탄 불상”

결과적으로 보면 이날은 티안 탄 불상을 “제대로 봤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날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되었다. 안개 속에 숨어 있는 거대한 불상,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흐릿한 풍경은 일반적인 관광 사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란타우 섬 정상에서 마주하는 거대한 존재”

홍콩 란타우 섬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옹핑 마을은 산 정상에 조성된 공간으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하나의 상징적인 장소에 가깝다.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티안 탄 불상이다.

이 불상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 좌불상으로 알려졌던 존재로, 지금은 더 거대한 불상들이 등장하면서 순위는 내려갔지만, 현장에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압도감은 여전히 강하게 남는다.

란타우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이미 도심과는 떨어진 공간인데, 그 위에 다시 산 정상까지 올라가야 마주할 수 있는 구조라서, 단순히 “크다”는 느낌을 넘어서 하나의 목적지처럼 작용하는 장소다.


“티안 탄 청동대불, 그 규모와 상징성”

이 불상의 정식 명칭은 “티안 탄 청동대불상(Tian Tan Bronze Buddha)”이다. 흔히 “Big Buddha”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높이는 약 34m, 무게는 약 250톤에 달하는 규모로, 1993년에 완공된 이후 홍콩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세계 최대 규모였지만, 이후 중국과 한국 등에 더 큰 불상들이 세워지면서 현재는 세계 3위 규모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상이 가지는 상징성은 단순한 크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산 위에 앉아 있는 형태, 그리고 주변 공간과의 배치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완성된 구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268개의 계단, 단순한 접근 이상의 의미”

이 불상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268개의 계단이다.

숫자만 보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올라가보면 체감 난이도는 꽤 있는 편이다. 경사가 완만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중간 숨을 고르게 되는 구간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 계단의 개수 역시 단순히 구조적인 이유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중국 문화에서 의미를 담고 있는 숫자로 구성되어 있다. “2”는 쉽다, “6”은 이어진다, “8”은 부를 상징한다는 의미가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순조롭게 부를 이룬다”는 상징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계단은 단순히 불상으로 올라가는 통로라기보다는, 일종의 상징적인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비와 안개 속에 숨어버린 불상”

사실 이날 옹핑 마을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이 불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필이면 방문한 날의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안개가 굉장히 짙게 끼어 있는 상태였다. 멀리서부터 보였어야 할 불상의 윤곽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면서도 계속해서 “보일까, 안 보일까” 하는 상태가 반복되었다.

결국 268개의 계단을 모두 올라 정상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상은 안개 속에 거의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가까이까지 갔지만 전체 형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조금씩 실루엣이 드러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현실감이 덜한 풍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소리가 울리는 제단, 의외의 포인트”

계단을 오르는 중간 지점에서는 작은 제단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규모가 큰 공간은 아니지만, 의외로 인상 깊게 남는 지점이었다.

가운데 원형 구조에서 손뼉을 치거나 소리를 내면 울림이 퍼지는 구조인데, 정확한 원리는 알 수 없지만 공간 자체가 소리를 반사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는 듯했다.

잠깐 멈춰서 이 공간을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포인트였고, 단순히 올라가기만 하는 동선에 작은 변화를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은 풍경”

결과적으로 보면 이날은 티안 탄 불상을 “제대로 봤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날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되었다. 안개 속에 숨어 있는 거대한 불상,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흐릿한 풍경은 일반적인 관광 사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맑은 날이었다면 훨씬 또렷하고 선명하게 담겼겠지만, 대신 이런 날씨 덕분에 더 특이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니라, “다른 조건에서 다시 보고 싶은 곳”으로 남았다. 같은 장소라도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불상은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인상을 남긴 장소였다.


📌 홍콩 란타우 섬, 티안 탄 불상 (Tian Tan Buddha)

  • 📍 주소 : Ngong Ping Rd, Lantau Island, Hong Kong
  • 📞 전화번호 : +852 2985 5248
  • 🌐 홈페이지 : http://www.plm.org.hk
  • ⏱ 운영시간 : 10:00 –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