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섬에서의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첫 일정부터 침사추이, 센트럴, 코즈웨이베이, 사이잉푼까지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홍콩의 여러 얼굴을 봤고, 이제 다음 목적지인 마카오로 이동할 차례였다.
물론 여행 자체가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마카오를 거쳐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는 일정도 남아 있었다. 다만 이후에는 란타우섬 쪽으로 이동하는 계획이었기에,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홍콩 도심 한복판으로 다시 들어올 일은 사실상 없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기념품을 사는 것. 그리고 홍콩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념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이 바로 제니 베이커리(Jenny Bakery)였다.


홍콩 기념품의 대표 주자
홍콩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꾸준히 이름이 나오는 쿠키가 있다. 바로 제니 베이커리의 버터 쿠키다.
한때 한국에서는 “마약 쿠키”라는 별칭으로도 많이 알려졌지만, 요즘은 그런 표현보다는 그냥 홍콩 대표 쿠키, 홍콩 필수 기념품 정도로 소개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특별한 성분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중독성 있게 손이 간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었다.
버터 향이 강하고 부드럽게 부서지는 식감 덕분에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인기가 많았고, 홍콩에 가면 한 번쯤 사 오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왜 하필 셩완 지점이었나
제니 베이커리는 여러 지점이 있지만, 이날 내가 찾은 곳은 홍콩 섬의 셩완(Sheung Wan) 지점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마카오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셩완 페리 터미널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동선상 가장 자연스러웠다. 굳이 다른 지역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페리 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들러 기념품을 사고 바로 이동하면 되는 일정이었다.
여행 막바지에는 이런 동선 계산이 꽤 중요하다. 시간을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것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 그리고 GPS
하지만 계획은 늘 종이 위에서만 완벽하다. 이날 홍콩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캐리어와 짐까지 챙긴 채 셩완 골목으로 들어섰는데, 생각보다 매장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지도 앱을 켜고 따라가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홍콩 도심은 고층 건물이 워낙 많아 GPS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잦다. 지금 서 있는 위치가 맞는지, 한 블록 옆인지, 위층인지 아래 골목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자주 생긴다.
게다가 셩완 특유의 골목 구조도 한몫했다. 비슷한 간판, 비슷한 골목, 비슷한 건물 입구가 반복되니 분명 근처인 것 같은데 매장은 보이지 않았다.
분명 근처인데 안 보이는 가게
지도상으로는 도착했다고 뜨는데 눈앞에는 평범한 골목뿐이었다. 한 번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오고, 옆길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고,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며 몇 번을 헤맸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그냥 포기하고 페리 타러 갈까” 하는 생각도 슬슬 들기 시작했다.
여행에서는 이런 순간이 있다. 꼭 가고 싶었던 장소인데 막상 찾지 못해 체력만 빠지는 순간. 기대가 컸던 만큼 허탈함도 커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순간 직전에 길이 풀리곤 한다.
포기 직전에 발견한 흰 간판
정말 그만 찾고 싶어질 즈음, 골목 한쪽에서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간판에 적힌 Jenny Bakery. 드디어 찾았다.
비를 맞으며 돌아다닌 시간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괜히 반가웠다. 대단한 랜드마크도 아닌 작은 쿠키 가게인데, 그날만큼은 꽤 큰 목표를 달성한 기분이었다.
가짜 매장이 많다는 이야기
제니 베이커리는 워낙 유명하다 보니 비슷한 이름이나 유사한 포장으로 헷갈리게 하는 사례도 종종 이야기된다. 그래서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정식 매장인지 꼭 확인하라”는 말이 많다.
실제로 홍콩처럼 상권이 복잡한 도시는 처음 가면 이런 부분이 더 어렵다. 간판 하나 잘못 보면 전혀 다른 곳으로 들어가기 쉽다. 그래서 제니 베이커리를 찾을 때는 공식 주소와 간판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생각보다 한산했던 매장
유명한 곳이라 긴 줄을 각오하고 갔는데, 의외로 매장 안은 한산했다. 평일 오전이었고 비까지 내리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롭게 진열대를 보고 어떤 제품을 살지 고민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순간은 여행에서 작은 행운이다. 원래는 줄을 오래 설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쉽게 끝나는 일들. 덕분에 시간 여유도 생기고 마음도 편해진다.

무엇을 살까 고민하는 시간
제니 베이커리는 대표적으로 버터 쿠키 믹스가 유명하다. 틴 케이스에 담긴 쿠키 세트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고,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집어 가는 제품이기도 하다.
나 역시 기념품으로 가져갈 제품을 고르며 잠시 고민했다. 내가 먹을 것인지, 주변에 나눠줄 것인지, 얼마나 들고 다닐 수 있는지까지 생각해야 했다. 여행 후반부라 짐 무게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고민은 즐거운 편이다.
여행지에서 무언가를 사는 행위는 단순 소비가 아니라 기억을 포장해 가져오는 일에 가깝다.
나오자마자 길어진 줄
재미있었던 것은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오는 순간이었다. 내가 들어갈 때만 해도 한산했던 매장 앞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줄이 생기고, 매장 앞 분위기도 달라졌다.
조금만 늦었어도 비 오는 날 골목에서 또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타이밍이 좋았다. 여행에서는 이런 우연이 꽤 크게 작용한다. 몇 분 차이로 대기 시간이 달라지고, 동선 전체가 달라진다. 그날의 제니 베이커리도 딱 그런 순간이었다.
쿠키 이상의 의미
솔직히 말하면 쿠키 자체만 놓고 보면 세상에 맛있는 디저트는 많다. 꼭 이것만 먹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행에서는 맛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비 오는 셩완 골목을 헤매며 찾았던 기억, 마지막 홍콩 도심 일정이라는 시간적 의미, 마카오로 넘어가기 직전 들렀던 장소라는 맥락이 더해지면서 이 쿠키는 단순한 간식 이상이 되었다.
집에 돌아와 틴 케이스를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버터 향보다도 그날 골목에서 길을 찾던 장면이었다.
홍콩을 떠나기 전 마지막 쇼핑으로 좋았던 곳
홍콩 도심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기념품 하나를 챙기고 싶다면 제니 베이커리는 여전히 좋은 선택지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도 무난하고, 여행을 마무리하는 의식처럼 들르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홍콩에서 이걸 사 왔다”는 상징성이 분명하다.
나에게도 셩완의 제니 베이커리는 쿠키를 산 장소라기보다, 홍콩 도심 파트를 마무리하던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 홍콩 셩완 제니 베이커리 (Jenny Bakery)
- 📍 주소 : G/F, 15 Wing Wo St, Sheung Wan, Hong Kong
- 📞 전화번호 : +852 2524 1988
- 🌐 홈페이지 : https://www.jennybakery.com
- 🕒 운영시간 : 09:00 – 19:00 (변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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