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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월 4박 5일 ‘일본 오사카 & 교토 여행’ 에필로그

여행은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다른 시간의 흐름을 경험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표에 적힌 장소보다, 그 사이의 이동과 공백 시간이 더 오래 남는다.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해 일본 간사이 지역을 다녀왔다. 기간은 2018년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4박 5일, 일정은 오사카 2박과 교토 2박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특별한 테마 여행이라기보다는,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혼자 여행을 어디까지 해볼 수 있을지를 확인해보고 싶었던 여행이었다.

여행 중간에는 태풍 짜미가 간사이 지역을 통과했다. 하루는 숙소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었고, 그 날은 계획했던 일정이 모두 무산되었다. 그 순간에는 여행을 망쳤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그 하루가 오히려 이번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 장면이 되었다.

창밖에서 들리던 바람 소리와 비,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호텔 방에 머물던 시간은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보다 더 또렷하게 남아 있다. 여행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먼저 배운 순간이기도 했다.


저렴하게 다녀온 여행

이번 여행은 철저하게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했다. 저가 항공을 이용했고, 숙소 역시 가격을 우선으로 선택했다. 오사카 숙소는 1박 약 15,000원, 교토 숙소는 1박 약 33,000원 수준이었다.

항공권 역시 왕복 약 14만 원 정도로 구입했다. 위탁 수하물이 없는 조건이었기에 짐을 최소화해야 했고,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여행 준비도 단순해졌다. 큰 캐리어나 쇼핑 계획이 없다는 것만으로 이동이 훨씬 가벼워졌다.

여행 전에 미리 준비한 항목들도 있었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한국에서 구매해 갔고, 와이파이 역시 사전에 예약했다. 이런 사소한 준비들이 현지에서의 지출을 꽤 줄여주었다.


여행 비용 정리

전체 비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항공권 : 143,000원
  • 오사카 숙소 2박 : 38,000원
  • 교토 숙소 2박 : 78,000원
  • 교토 숙박세 : 약 2,000원
  • 포켓 와이파이 : 9,500원
  • 주유패스 & 라피트 왕복권 : 49,000원
  • 여행자 보험 : 7,007원
  • 교토 버스 1일권 : 약 6,000원
  • 기념품 : 약 59,000원
  • 드럭스토어 구입 : 약 60,000원
  • 오사카–교토 이동비 : 약 9,000원
  • 환전 : 40,000엔 (13,000엔 남음)

결과적으로 전체 여행 비용은 약 74만 원 정도였다. 기념품과 쇼핑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4박 5일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특히 태풍으로 인해 외출을 못한 하루가 있었기에 식비가 크게 줄었다.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덕분에 여행 경비는 오히려 계획보다 적게 들었다.


여행에서 기억에 남은 것들

여행을 다녀오기 전에는 유명 관광지를 얼마나 많이 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오래 남은 장면들은 관광지가 아니었다.

아라시야마에서 버스에서 내렸을 때의 공기, 가츠라 강을 따라 걷던 시간, 니시키 시장의 좁은 골목, 그리고 밤의 기온 거리의 조용함 같은 순간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사진으로 남긴 장소보다, 잠시 멈춰 서 있었던 시간들이 더 오래 남는다.

특히 교토는 ‘볼거리’라기보다 ‘머무르는 도시’에 가까웠다. 어디를 방문했는지보다, 그 공간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혼자 여행이라는 경험

이번 여행은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일정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혼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선택들이 많았다.

식당에 오래 앉아 있거나, 계획에 없던 골목을 걷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강가에 앉아 있는 시간을 자유롭게 가질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였다면 이동 위주의 여행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혼자 여행은 외롭기보다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주변을 관찰하게 되고, 작은 변화들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1일차” (2018년 9월 28일)

“2일차” (2018년 9월 29일)

“3일차” (2018년 9월 30일)

“4일차” (2018년 10월 1일)

“5일차” (2018년 10월 2일)


여행이 끝난 뒤

간사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순간, 여행이 끝났다는 실감이 났다. 출발할 때의 공항과 돌아올 때의 공항은 같은 장소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출발할 때는 기대가 있었고, 돌아올 때는 정리된 기억이 남았다.

여행은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다른 시간의 흐름을 경험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표에 적힌 장소보다, 그 사이의 이동과 공백 시간이 더 오래 남는다.


마무리

이번 오사카 & 교토 여행은 화려한 여행은 아니었다. 비싼 호텔이나 고급 식당을 이용하지도 않았고, 쇼핑 중심의 여행도 아니었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뒤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여행이 되었다.

혼자서, 최소 비용으로, 가능한 만큼 걸어 다니며 도시를 느껴본 여행이었다. 관광지를 ‘소비’했다기보다, 공간 속에서 시간을 보냈던 여행에 가까웠다.

다음에 다시 간사이를 방문하게 된다면 더 많은 곳을 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도 이 여행만큼 선명하게 남지는 않을 것 같다. 처음 혼자 떠났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