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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e The Country”는 도망이 아니라 전략이다

이 문장은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마치 한국을 떠나야만 기회가 있다는 선언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전환에 가깝다. 그는 물리적인 국경을 넘으라는 말보다, 경쟁의 프레임을 넓히라고 말하고 있다.

— 시몽 뷔로가 취업 준비생에게 던진 불편하지만 정직한 조언

Simon Bureau(시몽 뷔로)는 한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대표적인 외국인 비즈니스 리더다. 그는 주한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VECTIS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 1986~1987년 유공(현 SK에너지) 국제금융부 근무를 계기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이후 수십 년간 한국의 기업 환경과 노동 시장을 외부인의 시선이자 내부자의 경험으로 동시에 지켜본 인물이다.

서울특별시 명예시민, 서울시 외국인 투자자문회의 위원,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등 그의 이력은 단순한 ‘외국인 임원’ 이상의 무게를 가진다. 그렇기에 그가 한국 청년들에게 건넨 조언은, 흔한 자기계발식 응원과는 결이 다르다. 냉정하지만 현실적이고, 불편하지만 피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해외로 가버려!”라는 말의 진짜 의미

시몽 뷔로는 한국의 TED로 불리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출연해,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의 표면적인 주제는 해외 취업이었지만, 그가 던진 메시지는 국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강연의 마지막에서 그가 던진 한마디는 강렬했다.

“LTC, Leave The Country. 가버려! 해외로!”

이 문장은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마치 한국을 떠나야만 기회가 있다는 선언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전환에 가깝다. 그는 물리적인 국경을 넘으라는 말보다, 경쟁의 프레임을 넓히라고 말하고 있다.


이력서를 ‘난사’하는 시대는 끝났다

시몽 뷔로의 강연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핵심은 하나다.

“전략 없는 노력은 거의 항상 실패한다.”

그는 취업 준비생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을 지적한다. 수십, 수백 개의 기업에 동일한 이력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노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분석을 회피한 선택에 가깝다. 그는 이를 ‘타깃 없는 구직’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원칙은 명확하다.

Have a targeted job search strategy. (표적이 분명한 구직 전략을 세워라.)

어떤 회사에, 어떤 이유로, 어떤 역할로 지원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지원서는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태다. 특히 글로벌 기업일수록, 지원자의 ‘열정’보다 구체적인 기여 가능성을 본다.


“회사가 원하는 것을 주라”는 말의 현실성

두 번째 조언은 취업 준비생에게 가장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Give potential employers what they need. (고용주가 원하는 것을 주어라.)

많은 지원자들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중심으로 이력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기업은 그보다 먼저 “이 사람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를 묻는다. 시몽 뷔로는 이 지점을 명확히 짚는다.

취업은 자기실현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채용의 순간은 철저히 거래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이력서는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제안서에 가깝다. “나는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가 아니라, “이 경험을 통해 당신의 조직에 이런 가치를 더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차별화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가 던진 또 하나의 현실적인 조언은 다음과 같다.

Be unique. (독특해져라.)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는 매년 수백만 통의 이력서가 접수된다. 그중 최종 합격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약 “0.25%”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열심히 하면 된다’는 서사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다른 지원자들과 구별되는 명확한 특징이 없다면, 서류 단계에서조차 기억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독특함’은 괴짜가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만의 조합, 즉 경험·언어·문화·전문성의 교차점을 만들어내라는 뜻이다. 특히 해외 경험은 이 교차점을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링크드인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다

시몽 뷔로는 소셜 네트워크, 특히 링크드인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Have a strong presence on social networks, especially LinkedIn.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 링크드인은 단순한 이력서 저장소가 아니다. 개인의 전문 브랜드가 드러나는 공개 무대다. 많은 채용이 공고 이전에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링크드인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국내 취업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더 이상 이력서는 ‘제출하는 문서’에만 머물지 않는다. 검색되는 개인, 연결 가능한 인재가 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다.


“해외로 가라”는 말의 커리어적 해석

그렇다면 시몽 뷔로가 말한 “Leave The Country”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라는 말이 아니다. 시장 자체를 넓히라는 조언이다.

국내에서 손꼽을 수 있는 대기업의 수는 제한적이다. 반면 시야를 해외로 넓히는 순간, 선택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성공 확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협상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개인은 더 주도적인 커리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시몽 뷔로가 전달한 7가지 원칙과 전략

  1. Have a targeted job search strategy. (표적이 분명한 구직 전략을 세우세요.)
  2. Give a potential employers what they need. (잠재 고용주들이 원하는 것을 주세요.)
  3. Learn how to sell yourself. (본인 스스로 홍보하는 법을 배우세요.)
  4. Be unique. (독특해지세요.)
  5. Have a strong presence on social networks especially Linkedin. (소셜 네트워크, 특히 링크드인에서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세요.)
  6. Adapt and be smart in job interview. (면접에 영리하게 적응하세요.)
  7. Leave The Country (해외로 가버려!)

커리어는 ‘준비된 이동성’의 문제다

시몽 뷔로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커리어는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가 말한 ‘해외로 가라’는 조언은, 지금 당장 떠나지 않더라도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라는 뜻에 가깝다. 언어, 경험, 네트워크, 전문성. 이 네 가지가 갖춰질 때 개인은 더 이상 시장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단순한 스펙은 빠르게 평준화된다. 결국 남는 것은 어떤 환경에서도 통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다. 시몽 뷔로의 강연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는, 그가 취업을 넘어 커리어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Leave The Country”는 탈출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커리어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으라는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