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루미에서 잠시 멈춘 시간
사쿠라기초역에서 전철을 타고 우리는 다시 이동했다. 목적지는 하네다 공항이었지만, 그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 하나 남아 있었다. 바로 쓰루미역. 아침에 호텔을 체크아웃하면서 짐을 맡겨두었기에, 공항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짐을 찾는 과정이 필요했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이런 동선 하나하나가 은근히 체력을 갉아먹는다는 걸, 이때 다시 실감했다.
전철 안에서는 지금까지 함께 이동했던 일본인 친구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특별히 길게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쌓인 시간 덕분인지 짧은 말 한마디에도 충분한 여운이 남았다. 그렇게 우리는 쓰루미역에 내려 호텔로 향했고, 익숙해진 길을 따라 캐리어를 찾아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이제 정말 귀국을 향한 마지막 구간에 들어온 셈이었다.
저녁보다는 휴식이 먼저였던 순간
시간을 보니 이미 저녁 시간에 가까워져 있었다. 하지만 점심을 늦게 먹은 탓인지, 아니면 연이은 이동과 공연으로 몸이 먼저 지쳐버린 탓인지, 당장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건 음식보다는 잠깐이라도 앉아서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고, 그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카페로 향했다.
쓰루미역은 쇼핑몰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동선이 편리한 편이었다. 여러 카페가 눈에 들어왔지만, 결국 가장 익숙한 이름에 발길이 멈췄다. 스타벅스 CIAL 쓰루미점. 여행 내내 수없이 지나쳤지만, 막상 마지막에 와서야 들어가게 된 공간이었다.


크지 않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카페
CIAL 쇼핑몰 3층에 자리한 이 매장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다. 쇼핑몰 안에 있는 매장답게 동선도 간결했고, 좌석 수도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날 역시 대부분의 카페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았지만, 잠시 기다린 끝에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하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 순간만으로도 작은 승리를 거둔 기분이 들었다.
자리에 앉고 나서야 비로소 다리가 아프다는 사실, 어깨에 쌓인 피로가 얼마나 컸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여행 막바지에 찾아오는 이 묘한 탈진감은, 즐거웠다는 증거이기도 해서 묘하게 싫지 않았다. 이제는 더 무언가를 채우기보다는, 그냥 이 상태로 잠시 멈춰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대신 고른, 마지막 선택
이미 저녁 시간이었고, 곧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해 긴 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굳이 커피로 각성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괜히 잠을 쫓아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건 망고 주스. 달고 차가운 한 잔이 목을 지나가며, 조금이나마 몸을 다시 현실로 끌어올려 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카페에서 우리는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시간을 조용히 정리하는 쪽에 가까웠다. “이제 진짜 끝이네” 같은 말들이 자연스럽게 오갔고, 그 말에 특별한 감정을 덧붙이지 않아도 서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태였다. 여행이 끝나간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은 여유
창밖으로 보이는 쓰루미역의 풍경은 화려하지 않았다. 관광지다운 장면도 아니었고, 특별히 사진으로 남길 만큼 인상적인 장면도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장소를 여행의 마지막 쉼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상의 풍경 속으로 서서히 돌아오는 과정, 그 중간 지점에 이 카페가 있었던 셈이다.
잠시 후 우리는 다시 일어나 캐리어를 끌고 역으로 향했다. 이제 남은 건 하네다 공항, 그리고 귀국. 이 카페에서 보낸 짧은 시간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꼭 필요했던 장면이었다. 그렇게 쓰루미에서의 마지막 휴식을 뒤로하고, 우리는 천천히 여행의 끝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스타벅스 CIAL 쓰루미 정보
- 📍 주소 : 〒230-0051 Kanagawa, Yokohama, Tsurumi Ward, Tsurumichuo, 1 Chome−1−2 CIAL鶴見
- 📞 전화번호 : +81-4-5508-6522
- 🌐 홈페이지 : https://store.starbucks.co.jp/detail-1262/
- 🕒 영업시간 : 매일 07:00 –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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