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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 라이즈 호텔 ‘블루보틀’에서 잠시 멈춘 커피 한 잔

이 공간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커피 자체보다는, 얼마 전 카노우 미유가 출연했던 ENA×후지TV 공동 제작 음악 프로젝트 ‘체인지 스트릿(チェンジストリート)’이었다. 미유는 이 프로그램 촬영 당시, 라이즈 호텔 상층부에 위치한 루프탑 바에서 버스킹 영상을 촬영하고 다녀간 바 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음악 경연이 아니라 거리와 사람, 도시를 매개로 음악이 이동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체인지 스트릿의 흔적을 따라 도착한 공간

홍대 일대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생각보다 체력이 빠르게 소모된다. 레드로드를 중심으로 공연 예정 장소와 카페, 건물들을 오르내리다 보면 골목 하나하나가 짧아 보여도 발걸음은 쉽게 무거워진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잠시 숨을 고를 곳을 찾다 들어선 곳이 라이즈(RYSE) 호텔 1층의 블루보틀 커피였다.

이 공간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커피 자체보다는, 얼마 전 카노우 미유가 출연했던 ENA×후지TV 공동 제작 음악 프로젝트 ‘체인지 스트릿(チェンジストリート)’이었다. 미유는 이 프로그램 촬영 당시, 라이즈 호텔 상층부에 위치한 루프탑 바에서 버스킹 영상을 촬영하고 다녀간 바 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음악 경연이 아니라 거리와 사람, 도시를 매개로 음악이 이동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비록 이 날은 루프탑이 열리지 않은 시간대였고, 미유 역시 이 자리에 없었지만, 같은 건물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 촬영의 여운을 조금은 이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기록을 따라 이동하는 여행이 아니라, 맥락을 따라 잠시 멈추는 여행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블루보틀 홍대점이 주는 ‘속도를 낮추는 경험’

블루보틀 홍대점은 라이즈 호텔의 구조와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높은 층고와 큰 통창, 그리고 불필요한 장식을 최대한 덜어낸 인테리어는 이곳을 단순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니라 ‘머물러도 되는 장소’로 만든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블루보틀 로고 옆으로 큼지막하게 보이는 컴포즈 커피 광고가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의도된 연출은 아니겠지만, 이 장면이 묘하게 재미있다.

같은 ‘커피’라는 이름 아래,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구축된 브랜드들이 하나의 프레임 안에 공존한다는 점에서다. 블루보틀이 추구하는 느린 호흡과, 컴포즈 커피가 상징하는 빠른 일상성이 홍대라는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

블루보틀에 대한 평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가격이 높은 커피’의 대명사처럼 언급되기도 한다. 실제로 가격표를 보면 체감이 된다. 머그 하나, 커피 한 잔에도 분명한 값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단순히 음료를 마신다기보다는, 잠시 속도를 늦추는 경험에 비용을 지불하는 느낌이 강하다. 홍대 한복판에서 이런 여백을 제공하는 공간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


라이즈 호텔, 홍대의 결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공간

블루보틀이 자리한 라이즈(RYSE) 호텔 역시 흥미로운 존재다. 단순한 숙박 시설이라기보다는, 홍대라는 지역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흡수한 라이프스타일 호텔에 가깝다. 젊은 층을 겨냥한 디자인, 음악과 전시, 루프탑과 같은 공간 구성까지, 이 건물 자체가 하나의 문화 플랫폼처럼 기능한다.

그래서 이곳에 들어서면 ‘호텔 로비에 왔다’는 느낌보다, 홍대의 또 다른 문화 공간에 들어온 인상이 먼저 든다. 실제로 체인지 스트릿 촬영지로 이곳이 선택된 것도, 단순히 장소의 외형 때문이라기보다는 홍대라는 도시성과 음악 프로젝트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날은 아침 시간대에 가까웠고, 전날 내린 비의 여운 탓인지 루프탑은 닫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 블루보틀에서 보낸 시간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는 동안, 앞으로 예정된 공연과 팬미팅, 그리고 다시 이어질 일정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정리되었다. 바쁘게 움직이기만 했다면 놓쳤을 감정들이, 이런 짧은 정지 구간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 느낌이었다.


홍대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의 의미

홍대에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꼭 ‘맛’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장소가 가진 맥락, 그리고 그 맥락에 나를 잠시 겹쳐보는 경험 자체가 충분하다. 라이즈 호텔 1층의 블루보틀은 그런 의미에서, 홍대 여행 중간에 끼워 넣기 좋은 쉼표 같은 공간이었다.

빠르게 소비하고 지나가는 동선 속에서, 이곳은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장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멈춤 덕분에, 이후의 일정과 기억들도 조금 더 또렷해질 수 있었다.


☕ 블루보틀 커피 홍대 (라이즈 호텔 1층)

  •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30, 라이즈 호텔 1층
  • 📞 전화번호: 1533-6906
  • 🌐 홈페이지: https://bluebottlecoffee.com
  • 🕒 영업시간: 매일 08:00 – 21:00 (매장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라이즈 호텔 (RYSE Hotel)

  •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30
  • 📞 전화번호: 02-330-7700
  • 🌐 홈페이지: https://www.rysehotel.com
  • 🕒 운영시간: 연중무휴 (시설별 운영시간 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