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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인데 야외처럼 느껴지는 장소 더 현대 서울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5층에 있는 실내 정원이다. 흔히 ‘사운즈 포레스트’라고 불리는 공간인데, 천장이 높게 뚫려 있고 실제 나무와 흙,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실내임에도 공원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일반적인 쇼핑몰의 휴게 공간은 잠시 쉬어가는 장소에 가깝다. 벤치가 있고, 사람들은 앉아서 휴대폰을 보거나 다음 매장을 고민한다. 반면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머문다’. 걸어 다니고, 사진을 찍고, 대화를 ...

— ‘주지 않아도 되는 도시’가 선택한 방식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팁 문화’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팁이 예의이자 의무처럼 작동한다. 특히 미국을 떠올리면, 팁은 단순한 감사 표시를 넘어 서비스 노동의 핵심적인 보상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식당, 호텔, 택시, 바, 심지어는 커피 한 잔을 주문할 때조차 팁을 고려해야 하는 ...

싱가포르를 처음 방문한 여행자라면, 이 도시의 음식 풍경에서 가장 먼저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장소가 있다. 대형 쇼핑몰도, 고급 레스토랑도 아닌, 거리 한복판에 열려 있는 거대한 식당. 바로 호커센터(Hawker Centre)다. 수십 개의 음식점이 한 공간에 모여 있고, 중앙에는 누구나 함께 쓰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주문 방식도 자유롭고, 좌석 배정도 없다.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럽게 느껴지지만, 몇 번 이용하고 나면 이곳이 단순한 ‘먹자골목’이나 ...

싱가포르에서 ‘티 타임’을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먼저 호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를 떠올린다. 한낮의 습한 공기를 잠깐 잊게 해주는 강한 에어컨, 정갈하게 놓인 티웨어, 스콘과 잼, 가벼운 샌드위치. 이 장면은 단순한 ‘예쁜 디저트’가 아니라, 싱가포르라는 도시가 만들어진 역사와 계층, 그리고 생활 리듬이 응축된 결과물에 가깝다.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기를 거치며 행정·교육·무역뿐 아니라 생활 양식까지도 수입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차를 마시는 ...

싱가포르는 흔히 ‘다문화 국가’로 설명되지만, 이 표현만으로는 이 도시가 가진 문화적 밀도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싱가포르의 다문화성은 단순히 여러 민족이 공존하는 상태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섞이고 변형되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온 과정에 가깝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페라나칸(Peranakan) 문화다. 페라나칸 문화는 싱가포르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하나의 ‘핵심 키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문화는 특정 민족의 ...

다시 아키하바라로 향한 아침 여행 3일 차의 시작은 자연스럽게 아키하바라였다. 전날 이케부쿠로에서 체인소맨 굿즈를 찾아보긴 했지만,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고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 선택지는 명확했다. “그래도 결국 아키하바라는 가야지.” 체인소맨 굿즈를 찾는 동행의 목적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아키하바라는 여러 번 와봤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게 되는 묘한 힘이 있는 장소다. 아키하바라는 2019년 도쿄를 여행했을 때, 영국인 친구와 함께 하루 종일 ...

단어보다 먼저 장면이 기억된다 일본 드라마나 예능을 보다 보면 식당에 앉자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메뉴판을 펼치기도 전에 누군가 먼저 말한다. 처음 들으면 뜻을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직역하면 “우선 생으로” 정도인데, 실제 의미는 훨씬 단순하다. “일단 생맥주 주세요.”라는 말이다. 재밌는 건, 이 표현은 맥주를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다. 아직 메뉴를 고르지 않았다는 말에 가깝다. 음식은 나중에 정해도 되지만, 자리에 앉았으면 ...

1. 왜 일본 가수들은 ‘무도관’을 목표로 말하는가 일본 아티스트 인터뷰를 보다 보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언젠가 무도관에 서고 싶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의아하게 들린다. 큰 공연장에 서고 싶다는 말이라면 이해하기 쉽지만, 굳이 특정 공연장을 지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더 큰 공연장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수용 인원이 더 많은 아레나도 있고, 몇 배 규모의 돔 공연장도 있다. 단순히 관객 ...

제사를 지내는데, 왜 이름이 ‘차례’일까 명절 아침, 집안의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게 조용해진다. 음식 냄새는 가득한데 대화는 줄어들고, TV 소리는 낮아지고, 모두가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은근히 신경 쓰게 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상 앞에 모여 절을 한다. 우리는 이 의식을 ‘차례’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그냥 “명절 제사”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 같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제사는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것이고, 차례는 ...

신바시 일대를 둘러보고 나서 다음 목적지로 정한 곳은 바로 롯본기 일대였다. 롯본기라는 이름은 사실 도쿄를 이야기할 때 한 번쯤은 꼭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고, 여행 관련 콘텐츠나 기사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지역이지만, 이상하게도 도쿄를 여러 번 방문하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와본 적이 없는 곳이기도 했다. 늘 일정이 다른 곳에 쏠려 있었고, 공연이나 약속이 중심이 되는 여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선에서 빠져 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