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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 ‘ㅎㄷ카페’ — 카노우 미유 팬미팅

팬미팅의 시작은 음악도, 인사 멘트도 아니었다. 카노우 미유는 기타를 들기 전에 먼저 몇 장의 사진을 꺼냈다. 무대 위에서 준비된 이미지를 보여주기보다, 최근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이동 중에 찍힌 장면, 공연과 공연 사이의 틈에서 남겨진 컷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순간들이었지만, 그 사진들을 매개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풀려나갔다.

문 앞에서 시작된 하루의 분위기

이 날의 팬미팅은, 공연장 안이 아니라 공연장 앞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오전 11시쯤 홍대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 아직 공식 일정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현장은 이미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공연장 앞에 세워진 차량 근처에서 관계자를 마주쳤다. 오피스워커 쪽 스태프였다. 전날 콘서트 이야기를 짧게 나누며 “어제 정말 좋았고,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서로 고개를 숙이며 “오늘도 힘내세요” 같은 짧은 말이 오가는, 아주 자연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였다. 바로 그 순간, 차 문이 열리며 미유가 내렸다. 준비된 만남이라기보다는, 타이밍이 정확히 겹친 우연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마주쳤고,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공연장 안에서, 무대 위에서가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바깥에서 마주한 인사였다. 전날의 콘서트가 아직 몸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아무 장식 없는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는 사실이 유독 좋게 느껴졌다.

크게 말을 나눈 건 아니었다. 하지만 “와줘서 고맙다”는 뉘앙스와, 오늘 하루를 잘 부탁한다는 마음이 짧은 인사 안에 충분히 담겨 있었다. 공연이나 팬미팅이라는 공식적인 틀에 들어가기 전, 가장 사람다운 거리에서 나눈 이 첫 장면 덕분에, 이 날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조금 다르게 설정되었다. 무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마음의 온도가 맞춰진 하루, 그렇게 1월 18일의 팬미팅은 조용히 출발하고 있었다.


무대의 여운을 이어받은 오후

공식적인 일정은 오후 1시 입장, 1시 30분 시작이었지만, 팬들의 하루는 훨씬 이른 시간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팬미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티켓을 수령해야 했고, 그 이후에야 입장 대기 줄에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공지된 티켓 배부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이었지만, 현장 상황으로 인해 실제 배부는 정오를 조금 넘겨서야 시작됐다.

이 미묘한 지연 때문에 일정은 자연스럽게 애매해졌다. 제대로 식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팬미팅을 기다리기에는 체력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많은 팬들이 선택한 건 간단한 해결책이었다. 근처 편의점에 들러 빵이나 음료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는 방식. 이 날의 팬미팅은 그렇게, 거창한 점심 대신 급하게 씹은 빵 한 조각과 함께 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대기 시간은 단순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구간으로 남지 않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팬들은 이 시간을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의 장’으로 만들어갔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얼굴들끼리 인사를 나누고, 전날 콘서트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웃음이 오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한국 팬과 일본 팬이 섞여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아도, 공연이라는 공통의 경험이 이미 충분한 매개가 되어주고 있었다.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어제 어땠어요?” 같은 짧은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는 금세 공연 이야기, 이동 이야기, 다음 일정 이야기로 이어졌다. 미유라는 존재가 그 중심에 놓이면서, 이 공간은 자연스럽게 한·일 팬들이 섞이는 작은 교류의 장이 되고 있었다. 무대 위에 서지 않은 시간에도, 이미 그녀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중심이 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대기 시간은 팬미팅의 시작이자 또 하나의 본편처럼 느껴졌다.


번호 하나에 담긴 작은 기대

티켓을 받은 뒤에는 다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전날의 콘서트와 달리, 이 날은 입장하자마자 자리를 잡는 흐름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객석에 앉고 나서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은 작은 번호 뽑기였다. 조그마한 기계에서 랜덤으로 번호가 나오는 방식이었고, 이 번호가 이후 이벤트와 연결된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내 손에 들어온 번호는 7번이었다. 이유 없이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숫자, 흔히 말하는 ‘럭키 세븐’. 전날의 공연, 오늘의 팬미팅, 그리고 이 번호까지 이어지니, 잠깐이나마 괜한 기대가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 이 번호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팬미팅이라는 자리에 어울리는 작은 설렘을 품기에 충분했다.

그 기대는 과하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당첨이 되면 좋고, 아니라면 그저 이 자리 자체를 즐기면 된다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 전날 밤의 공연을 이미 충분히 받아낸 상태였기에, 이 날의 팬미팅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굿즈보다 시간이 중심이 된 자리

입장 후 시선을 돌리자 가장 먼저 굿즈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굿즈 판매는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날은 별도의 특전이 없었기에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다. 이미 전날 대부분의 굿즈를 구입한 팬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이 날의 목적이 ‘무언가를 사는 것’보다는 ‘시간을 나누는 것’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공유되고 있었다.

다만 전날 빠르게 품절되었던 ‘베이비 파라다이스’ CD와 사인 포스터가 다시 입고되면서, 그 앞에는 잠시 작은 흐름이 생겼다. 전날 기회를 놓쳤던 팬들에게는 다시 주어진 선택지였고, 이미 구입을 마친 팬들에게는 그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경쟁이나 조급함보다는,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는 분위기가 먼저 형성되어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팬미팅의 오후는, 무대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여러 층위의 감정과 상황을 품은 채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콘서트의 연장이 아니라, 콘서트 이후에만 가능한 시간. 그 차분한 공기가 이 날의 팬미팅을 규정짓고 있었다.


일상의 사진으로 열어진 오후

팬미팅의 시작은 음악도, 인사 멘트도 아니었다. 카노우 미유는 기타를 들기 전에 먼저 몇 장의 사진을 꺼냈다. 무대 위에서 준비된 이미지를 보여주기보다, 최근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이동 중에 찍힌 장면, 공연과 공연 사이의 틈에서 남겨진 컷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순간들이었지만, 그 사진들을 매개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풀려나갔다.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길게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대신 “이때는 이런 상황이었어요”라는 짧은 말과 함께, 그 순간의 공기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 시간은 발표나 소개에 가깝다기보다는, 누군가의 앨범을 옆에서 함께 넘겨보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 팬들은 사진 속 장면을 보며 웃거나 고개를 끄덕였고, 그 반응 하나하나가 다시 다음 이야기로 이어졌다.

대만에서 찍은 사진이 등장했을 때는 분위기가 한층 더 풀렸다. 미유는 대만에서 처음 본 ‘전기 파리채’ 이야기를 꺼냈다. 모기가 닿는 순간 ‘타닥’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본인도 여러번 휘둘러 봤다는 설명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국에도 같은 물건이 있다는 말이 나오자, 미유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일본 팬들 역시 “일본에는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왜 일본에는 없는 것 같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안전 문제 때문일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아주 사소한 생활 도구 하나였지만, 서로 다른 나라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사진은 대만의 밤 풍경이었다. 따뜻한 나라일 거라 생각했지만, 밤이 되자 생각보다 훨씬 추웠다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 다음 공개된 사진은 매니저가 몰래 찍어두었다는 ‘자는 모습’이었다. 이불을 거의 혼자서 다 차지한 채 웅크리고 자고 있는 모습에, 미유는 그제야 자신의 잠버릇이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웃었다. 호텔에 이불이 하나뿐이어서 매니저와 함께 덮고 잤다는 설명이 더해지자, 객석에서는 웃음과 공감이 동시에 흘러나왔다.

이 사진 코너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특별한 연출이나 반전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완성된 얼굴이 아니라, 이동하고 피곤해하고 웃고 자는 사람의 시간이 그대로 공유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이미 팬미팅의 공기는 분명해졌다. 이 자리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조용히 나누는 오후가 될 거라는 예고였다.


질문과 답변, 무대 위가 아닌 사람의 얼굴

사진으로 충분히 분위기가 풀린 뒤, 팬미팅은 자연스럽게 질문과 답변의 시간으로 넘어갔다. 사전에 정리된 질문지가 아니라, 팬들이 현장에서 직접 남긴 질문들이 하나씩 읽혔다. 질문의 주제는 음악부터 일상까지 다양했지만, 미유는 어느 질문도 급하게 넘기지 않았다. 질문을 들으면 잠시 시선을 위로 올려 생각했고, 말을 고른 뒤 천천히 답했다. 그 짧은 멈춤조차도 이 시간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비교적 가벼운 질문도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뭐냐”는 질문이 나오자, 미유는 잠시 웃으며 삼계탕이라고 답했다. 예상 밖의 대답에 객석에서는 작은 반응이 이어졌다. 한국 음식 가운데서도 다소 묵직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미유는 자세한 설명을 길게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몸이 조금 지쳤을 때 먹으면 힘이 나는 음식이라는 뉘앙스를 전했고, 그 짧은 한마디는 전날 밤의 식사와 묘하게 겹치며 이틀 일정 전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연결 고리처럼 느껴졌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질문은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냐”는 물음이었다. 미유는 잠시 웃은 뒤,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은행원이라는 사실을 전하며,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면 자신도 아마 회사원이 되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꿈을 포기했다거나 다른 삶을 아쉬워하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답변은 지금의 길을 선택해온 시간이 얼마나 분명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는 쪽에 가까웠다.

한국 팬들의 응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미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국에서 꾸준히 응원을 보내주고 공연장을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길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의례적인 멘트로 들리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 응원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다만 이 Q&A 시간이 충분히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준비된 질문의 수에 비해 다룰 수 있는 질문은 제한적이었고, 많은 질문이 읽히지도 못한 채 다음 순서로 넘어가야 했다. 그때마다 객석에서는 짧은 탄식과 웃음이 섞여 나왔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구성의 부족이라기보다, 이 대화의 온도가 충분히 살아 있었기 때문에 생긴 감정에 가까웠다.

이 질문과 답변의 시간에서 가장 또렷하게 남은 것은, ‘무대 위의 가수’가 아니라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춰 생각하는 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아쉬움조차, 이 만남을 진짜 만남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로 남았다.


번호가 이어준 기대와, 남겨진 작은 아쉬움

Q&A 이후에는 추첨 이벤트가 이어졌다. 미유가 좋아한다고 밝힌 숫자 ‘6’을 기준으로 준비된 여섯 개의 선물이 공개되었고, 현장은 다시 한 번 가볍게 술렁였다. 추첨 방식은 단순했지만, 그 과정은 서두르지 않았다. 번호를 하나씩 확인하고, 당첨자를 바라보며 짧은 반응을 주고받는 그 여유가 이 자리의 성격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내 번호는 7번이었다. 숫자 자체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번호는 불리지 않았다. 크게 아쉬워할 일은 아니었지만, 막상 번호가 하나씩 불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되는 마음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팬미팅이라는 자리에 오면 늘 따라오는, 아주 인간적인 감정이었다.

그럼에도 이 아쉬움이 오래 남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했다. 이 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선물의 유무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나눴던 시간의 밀도였기 때문이다. 번호가 불리지 않아도, 질문을 듣고 웃고 고개를 끄덕이며 보낸 이 오후는 이미 충분히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이 작은 아쉬움마저도, 이 날의 기억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흡수되었다.


무대 뒤에서 들려온, 다음 이야기의 조각들

팬미팅이 모두 마무리된 뒤, 정리가 한창인 공간 한편에서 잠시 관계자와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길게 이야기를 나눌 상황은 아니었지만, 서로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기에는 충분한 순간이었다. 먼저 반갑게 말을 건네왔고, 나 역시 자연스럽게 “오츠카레사마데시다(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인사로 답했다. 그 한마디를 계기로, 대화는 형식적인 인사를 넘어 조금 더 편안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공연과 팬미팅이 무사히 끝난 것에 대한 짧은 안도, 서울 일정 전반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어진 다음 계획의 방향.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이라기보다는, 앞으로의 흐름을 짐작하게 만드는 힌트에 가까운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더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숨기기보다는 공유에 가까운 톤으로 전해졌다.

봄, 그러니까 3~4월 무렵 일본에서 카노우 미유의 포토 앨범 릴리즈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마코토의 신곡 앨범과 SIS의 신곡 발표 역시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언급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하나하나가 아직은 ‘계획’의 단계에 가까운 이야기였지만, 팬의 입장에서 듣기에는 충분히 설레는 내용들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굳이 이 자리에서 전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일본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찾아오고, 일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현장을 함께해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화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라기보다, 앞으로의 흐름을 함께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웠다. 다음 일정에서도, 변함없이 현장에서 응원을 이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그 말들 사이에 조용히 섞여 있었다.

동시에 이 짧은 대화는, 이번 서울 일정이 하나의 마침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해주었다. 공연과 팬미팅으로 이어진 이틀은 완결된 결과라기보다, 앞으로 이어질 흐름 속에 놓인 하나의 지점에 가깝다는 감각. 그래서인지 이 시간은 들뜸보다는 차분한 여운으로 남았다. 이미 끝난 일정에 대한 뒷이야기라기보다, 다음 페이지가 조용히 준비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서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정리하며, 이번 서울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무대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큰 발표도, 공식적인 멘트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전해진 것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다음 장면은 이미 어딘가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길어진 기다림, 그리고 남은 사람들

팬미팅이 끝난 뒤에도 하루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시 밖에서 퇴근길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최종 정리가 길어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긴 대기 시간이 이어졌고, 체감상으로는 약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다. 이미 행사는 모두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자리를 떠나지 못한 상태였다.

그 시간 동안 모두가 같은 속도로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중간에 자리를 떴고, 누군가는 끝까지 남았다. 한 일본 팬은 결국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미유의 퇴근길만 보고 곧바로 공항으로 향해야 했다.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 장면은 이 이틀이 얼마나 촘촘하게, 그리고 빠듯하게 흘러가고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미유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현장의 공기는 자연스럽게 가라앉았다. 큰 환호나 소란보다는, 하루를 함께 지나온 사람들 사이에 흐르는 조용한 온기에 가까웠다. 미유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을 향해 여러 번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서툰 한국어였지만, “와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이 반복해서 이어졌고, 그 말에는 형식적인 인사가 아닌 진심이 담겨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미유가 팬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서툰 한국어로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여러 번 건넸다는 점이었다. 공연도, 팬미팅도 모두 끝난 뒤였지만, 마지막까지 신경 쓰고 있다는 마음이 그 짧은 문장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추운 날씨 속에서 오래 기다린 사람들을 향한 배려였고, 이 이틀의 시간을 사람으로서 정리하는 인사이기도 했다.

그 순간, 콘서트와 팬미팅, 그리고 길어진 기다림까지가 하나의 흐름으로 묶였다. 무대 위의 노래와 무대 아래의 대화, 그리고 마지막에 남겨진 짧은 인사까지. 화려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오래 남을 마무리였다. 이 서울에서의 이틀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사람의 온도로 정리되고 있었다.


콘서트와 콘서트 사이, 가장 가까웠던 하루

이 날의 팬미팅은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이 남았다. 무대가 사라진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 공연이 끝난 뒤에야 가능했던 대화, 그리고 긴 기다림 끝에 건네진 인사까지. 이 모든 요소가 겹치며, 1월 18일은 단순한 ‘행사 하루’가 아니라 관계의 밀도가 가장 높아진 하루로 기억되게 되었다.

이틀에 걸친 서울의 일정은 그렇게 모두 끝났다. 더 이어질 무대도, 다음을 향한 공식적인 예고도 없는 상태에서 남은 것은 조용한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허전함에 가깝다기보다, 충분히 채워진 시간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감정에 가까웠다. 더 보고 싶다는 마음,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시간이 얼마나 진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콘서트와 콘서트 사이에서 가장 가까웠던 하루, 그리고 그 하루를 지나 완전히 마무리된 서울의 시간. 무대 위의 노래와 무대 아래의 대화가 하나의 기억으로 겹쳐진 채, 이 일정은 그렇게 조용히 접혔다.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오래 남을 방식으로.


📌 ㅎㄷ카페 (홍대 대형 복합 카페)

  • 📍 주소: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68 3-9층
  • 📞 전화번호: 010-5081-8884
  • 🌐 홈페이지: 없음
  • 🕒 영업시간: 11:00 ~ 21:00 (라스트오더 20:30 / 층별 운영 및 행사 일정에 따라 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