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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 홍대입구역에서 인천공항으로

홍대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약 한 시간 남짓. 결코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그 시간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동하는 동안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출발점은 역시 미유였다. 공연에서의 장면, 팬미팅에서의 말들,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이 하나씩 다시 호출되었다.

떠나기 전까지 이어진 마지막 동선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다. 굳이 끝까지 함께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고, 여기서 헤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배제되었다. “여기까지는 같이 가는 게 좋겠다”는 말이 따로 오가지 않았음에도, 모두 같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며칠 동안 이어진 흐름을 떠올리면, 공항으로 향하는 이 마지막 이동 역시 함께 지나가는 편이 더 어울려 보였다. 공연, 팬미팅, 식사와 대화까지 이어진 시간의 끝이 갑자기 끊기듯 마무리되기보다는, 이동이라는 완충 구간을 거쳐 천천히 접히는 쪽이 더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까지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로 했다.

홍대입구역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미 익숙했다. 이틀 동안 몇 번이고 오르내렸던 동선이었고, 관광객과 평일 낮의 인파가 섞인 풍경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그 평범함 속에서, 이 이동이 ‘마지막’이라는 사실만이 조용히 다른 결을 만들고 있었다.


공항철도, 이동이 대화가 되는 시간

우리는 홍대입구역 7번 출구 쪽으로 들어가 공항철도 방향으로 이동했다. 개찰구를 통과하며 문득 떠오른 장면이 하나 있었다. 한국에 도착한 첫날, 한 일본 팬에게 티머니 카드를 건네주던 순간이었다. 처음 한국에 오는 길이라 이동이 불편할까 봐, 만 원을 충전해 선물했던 그 카드였다.

그때는 그저 작은 배려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 와서는 그 장면이 다시 의미를 갖고 떠올랐다. 그 티머니 카드 덕분에 그는 망설임 없이 개찰구를 통과했고, 이동은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아주 사소한 물건이었지만, 이 며칠의 시간을 조용히 이어주는 연결 고리처럼 느껴졌다.

점심시간대의 공항철도는 생각보다 붐볐다. 여행객과 직장인, 공항 근무자들이 뒤섞여 있었고, 처음 탑승했을 때는 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한 자리를 간신히 확보했고, 김포공항역에 도착했을 즈음 많은 사람들이 내리면서 우리 셋은 나란히 앉을 수 있었다. 그제야 창밖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다.


미유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리고 ‘카노우 패밀리’

홍대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약 한 시간 남짓. 결코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그 시간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동하는 동안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출발점은 역시 미유였다. 공연에서의 장면, 팬미팅에서의 말들,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이 하나씩 다시 호출되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한국과 일본의 생활 이야기로 이어졌고, 각자의 일상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확장됐다. 이동 중의 대화는 마주 보고 앉아 있을 때보다 훨씬 편안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다 보니 말의 속도도 느려졌고, 서로의 이야기를 더 차분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 농담처럼 “이 정도면 카노우 패밀리 아니냐”는 말을 꺼냈다. 웃고 넘길 말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꽤 정확한 표현처럼 느껴졌다. 국적도, 나이도, 생활도 다르지만, 미유라는 하나의 중심을 두고 며칠 동안 같은 흐름을 공유해왔다는 점에서, 그 말은 농담 이상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제1터미널, 현실이 다시 시작되는 지점

열차가 인천공항에 가까워질수록 공기의 결이 달라졌다. 캐리어를 든 사람들이 늘어났고, 공항 특유의 긴장감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우리는 제1터미널에서 내릴 예정이었다. 이번에 한국을 떠나는 일본 팬 두 명 중 먼저 떠나는 한 명이 제1터미널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열차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이제 정말 끝이 가까워졌다는 감각이 또렷해졌다. 방금 전까지 이어지던 대화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대신 출국 수속과 동선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오갔다. 여행이라는 시간이 서서히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터미널 안에 도착한 뒤에도 우리는 바로 헤어지지 않았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며칠 동안 이어져 온 흐름을 너무 급하게 끊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간마저도, 이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작별은 짧게, 기억은 길게

결국 헤어질 시간이 되었을 때, 인사는 길지 않았다. “조심히 가”, “또 보자”, “다음엔 일본에서.” 짧은 말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충분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는 먼저 돌아섰고, 누군가는 끝까지 손을 흔들었다.

출국 수속을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공항철도에서 시작된 이 마지막 이동은, 단순한 동선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며칠 동안의 기억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이별을 준비할 수 있었던 완충 구간 같은 장면이었다.

그래서 이 한 시간의 이동은, 이 여행 전체를 마무리하는 데 꼭 필요한 장면으로 남았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될 이동이었다.


📌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 📍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 지하 188
  • 📞 전화번호: 1544-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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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업시간: 첫차~막차 (노선·구간별 상이)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 📍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공항로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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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업시간: 24시간 운영 (시설별 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