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도 광장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
마카오 반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들이 밀집해 있다. 세나도 광장을 중심으로 성 바울 성당 유적, 성 도미니크 성당, 몬테 요새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워낙 유명해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이 라인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 실제로 이 구간만 돌아도 하루가 금방 지나갈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이런 메인 동선에서 살짝만 벗어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나온다. 펠리시다데 거리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다. 세나도 광장에서 걸어서 약 5~8분 정도 거리라 지도상으로는 꽤 가까운 편인데, 막상 걸어서 들어가 보면 체감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메인 광장에서 사람들 흐름을 따라 걷다가, 한두 번 골목을 틀어 들어가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확 바뀐다. 관광객이 가득한 공간에서 갑자기 사람이 거의 없는 골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거리 자체는 멀지 않지만, 그 짧은 거리 안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구간이었다.


“과거 홍등가에서 지금은 식당 거리로”
펠리시다데 거리는 과거에는 홍등가로 사용되던 지역이다. 마카오가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시절, 이 일대는 유흥과 관련된 시설들이 모여 있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건물 구조나 거리의 형태를 보면 일반적인 관광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남아 있다.
현재는 그런 기능은 완전히 사라지고, 식당과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찾는 거리로 바뀌었다. 특히 붉은색 계열로 칠해진 건물들이 이어져 있는 모습이 특징인데, 이 색감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꽤 강하다.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색 자체가 공간의 인상을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다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관광객이 찾는 식당 거리”라고 하지만, 실제로 방문했을 때는 생각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문을 닫은 것처럼 보이는 가게도 있었고, 일부 식당만 간간히 운영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비 오는 평일, 생각보다 더 조용했던 거리”
이 날이 평일이었고, 비까지 내리고 있었던 것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우산을 쓰고 골목을 걸어 들어가는데, 사람 자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관광지 특유의 소음도 없고, 사진 찍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오히려 그 덕분에 공간 자체를 더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건물 색감, 창문 형태, 좁은 골목 구조 같은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많으면 그냥 스쳐 지나갈 디테일들이, 사람이 없으니까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이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볼거리 자체가 많은 곳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이 거리만을 목적으로 찾아온다면 조금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체류 시간도 길지 않았다. 골목을 한 바퀴 돌고 사진 몇 장 찍으면 금방 끝나는 정도의 규모다.


“색감 하나로 기억에 남는 공간”
그래도 이 거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색감이다.
건물 외벽이 붉은색 계열로 통일되어 있고, 그 사이에 창문과 문이 초록색, 파란색 같은 대비되는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묘하게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유럽 느낌이 섞인 듯하면서도 완전히 유럽 같지는 않은, 마카오 특유의 혼합된 분위기다.
이게 사진으로 찍으면 꽤 잘 나온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라 색이 더 짙어 보였고, 바닥이 젖어 있어서 반사되는 느낌까지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더 살아났다. 날씨가 좋았다면 또 다른 느낌이었겠지만, 이 날의 흐린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 속 장면으로 익숙한 거리”
이 거리가 알려진 이유 중 하나는 영화 촬영지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도둑들 포스터 촬영 장소로 사용되었고, 일부 장면에서도 등장한다. 한국 영화 팬이라면 한 번쯤 봤을 장면인데, 실제로 그 공간에 서 있으면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든다.
촬영이 이루어진 곳은 이 거리 안에 있는 ‘신바 호텔’ 앞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 보던 장면과 완전히 동일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공간 자체의 구조와 색감이 비슷해서 ‘아 여기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는 정도다.
또한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인디아나 존스)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분은 정확히 동일한 거리라기보다는 마카오 구시가지 전반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게 더 맞는 느낌이다. 그래도 “영화 배경이 될 만한 거리”라는 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일부러 갈 곳이라기보다, 지나가다 들르면 좋은 곳”
개인적으로 이 거리를 다시 떠올려보면, ‘필수 관광지’라기보다는 ‘동선 안에 있으면 들르기 좋은 곳’에 가깝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 바울 성당 유적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살짝 방향을 틀면 들를 수 있는 거리라서, 큰 부담 없이 추가할 수 있는 코스다. 이동 시간 포함해서 20~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일정에 크게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반대로 이 거리만을 목표로 찾아온다면 조금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콘텐츠가 많은 공간은 아니기 때문에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실망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마카오의 ‘과거 흔적 + 색감 + 영화 요소’가 한 번에 묶여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은 가볍게 들러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마카오 펠리시다데 거리 (Rua da Felicidade)
- 📍 주소 : 65-67 R. da Felicidade, Mac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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