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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는 이미 한 번 와본 적이 있는 동네였다. 올해 3월, 도쿄를 여행하면서 낮 시간대에 잠깐 들렀던 기억이 있다. 다만 그때의 기억은 ‘이케부쿠로’라는 지역의 분위기보다는, 날씨에 대한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 있다. 비가 오다가 갑자기 눈으로 바뀌던 날이었고, 예상치 못한 변화에 당황해 근처 카페로 급히 피신했었다. 추운 바깥과 달리 카페 안은 따뜻했고, 그 대비가 오히려 몸을 더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잠깐 눈을 ...

여행의 둘째 날 아침은 늘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전날까지는 이동과 체크인, 식사와 정리로 하루가 흘러가지만, 둘째 날부터는 비로소 ‘머무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한다.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근처에서 맞이한 아침 역시 그랬다. 알람 소리에 급하게 일어나 움직여야 하는 날이 아니라, 창밖의 빛과 공기의 온도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아침이었다. 숙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건물의 높이였다. ...

로컬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번 도쿄 여행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 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야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잠자리에 든 시각은 꽤 늦은 편이었다. 충분히 잤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태였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무겁지 않았다. 아마도 이 날의 기상은 ‘출근을 위한 기상’이 아니라 ‘여행을 위한 기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시간에 눈을 떴더라도, 마음의 방향이 다르면 몸의 반응도 달라진다는 걸 ...

한적한 로컬의 얼굴, 코지야(糀谷) 도쿄 여행을 하면서 코지야(糀谷)라는 지명을 일부러 찾아 들어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 역시 그랬다. 지금까지 여러 번 도쿄를 오갔지만, 이 이름을 여행지로 인식해본 적은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코지야를 알게 된 이유도 순전히 숙소가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목적지를 정하고 찾아온 장소라기보다, 우연히 발을 들였고 그 우연이 그대로 기억으로 남아버린, 그런 동네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곳은 여행자가 아니라 생활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