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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은 음식이 아니라 ‘의례’였다 설날 아침의 풍경은 이상할 정도로 비슷하다. 전날 밤 늦게까지 준비를 했는데도 아침이 되면 모두가 일찍 일어난다. 차례를 지내고, 절을 하고, 그리고 식탁에 앉는다. 그때 반드시 올라오는 것이 떡국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듣는다. “떡국 몇 그릇 먹었어?” 우리는 이 말을 농담처럼 받아들이지만, 원래는 농담이 아니었다. 떡국은 새해에 먹는 음식이 아니라,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즉 떡국은 ...

작년이었던 2024년 11월, 처음 도쿄 여행을 하면서 들렀던 신오쿠보를 다시 찾게 되었다. 그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처음 가보는 일본의 거리와 공기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몇 번의 일본 여행을 거치고 다시 같은 장소를 방문하니 느낌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관광지라기보다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공간에 가까웠다. 익숙한 골목을 걷는 순간, 여행을 하고 있다는 감각보다는 이전의 시간으로 잠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오쿠보는 ...

기내에서의 깊은 잠, 그리고 예상보다 괜찮았던 컨디션 인천을 출발해 도쿄에 도착할 때까지, 오랜만에 항공기 안에서 정말 깊은 잠에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은 기내에서 잠을 자더라도 중간중간 깨거나, 자세가 불편해 금세 뒤척이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런 기억조차 흐릿할 정도로 푹 잤다. 몸이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던 탓인지, 오히려 잠이 잘 드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었다. 출발 전부터 이번 일정은 ‘체력 소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

어느 순간부터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예전처럼 오래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자주 실감한다. 한때는 해외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정과 비용, 그리고 마음의 준비까지 요구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일정만 맞으면 자연스럽게 항공권을 검색하고, 가격이 납득되는 선에서 바로 결제를 끝내는 쪽에 가깝다. 특히 도쿄라는 목적지는 더 그렇다. 멀지 않고, 낯설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익숙해지지도 않는 도시. 그래서인지 한 달에 한 번쯤 ...

2025년 2월 8일 : 긴시초 타워레코드 미니 라이브 & 카노우 미유(SIS/T) 긴시초역에 도착하자마자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파르코(PARCO) 건물로 향했다. 이제는 몇 번이나 와본 동선이지만, 오늘만큼은 걸음이 유독 빠르고 마음이 먼저 앞서 나가는 느낌이었다. 목적지는 익숙한 그곳, 파르코 5층에 자리한 타워레코드 긴시초 파르코점. 저번 방문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이곳에서는 미니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고, 이번 여행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공연 ...

게스트하우스라고 쓰고 캡슐 호텔이라고 읽는 숙소에서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깊고 빠르게 지나갔다. 전날 밤, 시부야에서 바쿠로초로 이동하며 하루를 정리하듯 잠자리에 들었고, 이른 아침이 되자 자연스럽게 몸이 먼저 깨어났다. 체크아웃 절차 역시 전날의 체크인만큼이나 조용했다. 프론트에 사람이 있을까 싶어 한 번 더 둘러보았지만, 이른 시간 때문인지 로비는 여전히 비어 있었고, 우리는 그대로 숙소를 나섰다. 이날의 주요 목적지는 긴시초였지만,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

사실상 오늘 일정의 중심은 에노시마 섬이었다. 에노시마는 지도상으로만 봐도 섬 전체가 제법 커 보였고, 단순히 한두 군데를 찍고 나오는 관광지가 아니라는 인상이 강했다. 신사와 전망대, 동굴과 해안 산책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해보면,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 이상은 충분히 머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체력이 남아 있을 때, 그리고 햇빛이 너무 강해지기 전에 섬 안쪽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

〈카탄의 개척자(The Settlers of Catan)〉는 보드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거쳐가는 이름이다. 1995년에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도 여전히 ‘입문과 기준점’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임. 주사위, 자원, 교역, 그리고 미묘한 테이블 정치까지. 카탄은 너무 많은 게임의 출발점이 되었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렇게 묻게 된다. “카탄이랑 비슷한데, 조금 다른 게임은 없을까?” 그 질문에 꽤 흥미로운 답이 되는 게임이 바로 〈The Settlers ...

윤하의 《오르트구름》은 그 자체로 경계를 넘는 곡이다. 2021년 발표된 그녀의 정규 6집 앨범 《END THEORY》에서, 이 곡은 단순히 음악적 전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탐사선처럼, 윤하의 음악적 여정도 끝이 없고, 계속해서 펼쳐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앨범의 주제인 ‘끝에서 시작으로’를 떠올리게 만드는 《오르트구름》은 그 제목처럼, 끝자락에 다다른 한 경계를 넘어서는 곡이다. 《오르트구름》은 1977년 발사된 보이저 호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

“시작부터 특별한 곡, 1979년의 첫 발자국” 1979년 11월 5일, 마츠바라 미키는 첫 번째 싱글 “Stay with Me”를 발표하며 일본 대중음악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곡은 그녀의 데뷔작이었으며, 19세의 나이에 녹음한 곡으로, 마츠바라 미키에게 음악 경력의 첫 발자국을 남겼다. “Stay with Me”는 당시 일본에서 떠오르고 있던 시티 팝 장르의 영향을 받은 곡으로, 서구 음악의 요소를 결합하여 새로운 감각을 전달한 작품이었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