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돈키호테 이후, 도토루에서 보낸 한 시간의 재충전
돈키호테를 무려 세 곳이나 돌아다닌 끝에, 우리는 결국 찾고 있던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오카치마치점에서 시작해 우에노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키하바라점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꽤 돌아간 동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세 매장이 서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기에 생각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있다, 없다”를 확인하며 이동하는 이 과정 자체가 마치 작은 미션을 수행하는 것 같아 묘한 재미도 있었다.
다만 재미와 별개로, 체력 소모는 분명했다. 한국에서 출발해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도착한 뒤, 공항 이동과 도보 이동, 쇼핑까지 쉼 없이 이어진 하루였기에 다리에 피로가 서서히 쌓여가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음 선택지는 ‘휴식’이었다. 다시 우에노역 근처로 돌아와, 먼저 도착해 있던 지인이 기다리고 있던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 건너편에서 마주친 익숙한 이름, 마코토(MAKOTO)
카페로 향하는 길, 무심코 길 건너편을 보다가 눈길을 끄는 간판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마코토(MAKOTO)’라는 이름의 가게였다. 평소였다면 특별한 감정 없이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이 ‘트롯 걸즈 재팬’ 도쿄 공연이었던 만큼, 출연자 중 한 명인 마코토(MAKOTO.)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사소한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여행 중에는 이런 작은 연결고리 하나하나가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간판 사진을 한 장 남긴 뒤, 다시 길을 건너 도토루 카페로 향했다.
우에노역 근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카페
우리가 들어간 곳은 우에노역에서 도보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도토루(DOUTOR)였다. 일본에서는 스타벅스만큼이나 자주 보이는 카페 체인이지만, 이상하게도 여행 중에는 늘 스타벅스만 찾게 되어 도토루를 이용해본 기억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방문은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분위기를 굳이 비유하자면, 한국의 메가커피나 컴포즈커피와 비슷한 포지션에 가까웠다. 노란색 간판부터 비교적 단순한 메뉴 구성, 그리고 스타벅스보다 확실히 부담 없는 가격대까지. ‘잠깐 쉬어가기 좋은 카페’라는 정체성이 분명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로 가득 찬 2층 구조의 매장
매장은 2층 구조였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평일 저녁 시간대였음에도 좌석이 거의 차 있는 모습을 보니, 이 근처에서 도토루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덕분에 네 명이 함께 앉을 자리를 찾는 건 쉽지 않았고, 결국 1층 창가 쪽에 겨우 두 자리를 확보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느껴진 건, 단순한 커피 한 잔 이상의 ‘쉼’이었다. 비행기와 기차에서 잠깐씩 눈을 붙이긴 했지만, 계속해서 이동하며 긴장 상태에 놓여 있었던 몸은 확실히 지쳐 있었다. 이제서야 하루가 조금 정리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요한 일정은 이미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였기에, 이 시간만큼은 다음 계획을 서두르기보다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뜻밖의 해프닝, 공사 중이었던 화장실
카페에서의 휴식이 순조롭게 이어지던 중, 뜻밖의 해프닝도 하나 생겼다. 화장실은 2층에 있었는데, 원래는 남녀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였으나, 이날은 남자 화장실이 공사 중이었다. 일본어로 안내문이 붙어 있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애매해 뒤에 서 있던 일본인에게 조심스럽게 확인을 했다.
결론은 간단했다. 여자 화장실을 임시로 공용으로 사용 중이라는 것.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막상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주세요’라는 안내를 보고 들어가려니 괜히 망설여졌다. 게다가 문이 잠겨 있어 잠시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안에서 나온 사람이 여성이어서 순간적으로 더 민망해졌다.
그래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결국 짧은 망설임 끝에 화장실을 이용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어색한 분위기마저도 나중에는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기다리는 동안 옆에 있던 현지인과 가볍게 말을 섞으며 시간을 보냈던 기억도 함께 남았다.

한 시간의 휴식,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일정
도토루에서 보낸 시간은 약 한 시간 남짓.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충분히 재충전이 되었다고 느껴졌다. 몸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다음 일정이 있었기에 우리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페를 나서며 느낀 건, 이런 짧은 휴식 하나가 여행의 리듬을 얼마나 부드럽게 만들어주는지에 대한 실감이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정 속에서도 이렇게 한 템포 쉬어가는 순간이 있었기에, 이후의 일정도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 도토루 커피 우에노점 (DOUTOR)
- 📍 주소 : 4 Chome-2-3 Higashiueno, Taito City, Tokyo 110-0015
- 📞 전화번호 : +81-3-5806-2051
- 🌐 홈페이지 : https://shop.doutor.co.jp/doutor/spot/detail?code=1011120
- 🕒 영업시간
- (월–금) 07:15 – 20:00
- (토–일) 08: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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