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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 「HELLO, TOKYO」가 찍힌 공항을 걷다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은 이제 단순한 국내선 터미널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와 감정이 겹쳐진 장소로 기억될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 다가왔고, 우리는 하네다 공항 안에서 저녁을 해결한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촬영지 투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었다.

도쿄 하네다 공항 국내선 터미널인 제1터미널에 간 이유는?

오오모리 고향의 해변 공원을 둘러본 뒤, 우리는 다시 차량에 올라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이미 한 번 떠났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동선이었기에 효율적인 이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해가 떠 있는 시간에 해변 공원을 먼저 방문해야 했던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효율보다 ‘지금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앞설 때가 있다. 이 날의 오오모리 고향의 해변 공원이 그런 장소였다.

우리가 다시 향한 곳은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일본 국내선이 오가는 공간이었다. 해외에서 일본으로 입국한 뒤 굳이 국내선 터미널까지 찾아오는 외국인은 거의 없다. 일본 내 다른 도시로 이동할 계획이 없다면 방문할 이유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이 공간은 단순한 공항 시설이 아니라, 카노우 미유의 뮤직비디오 「HELLO, TOKYO」가 실제로 촬영된 ‘무대’였다.


국내선 터미널로 향한 이유

HELLO, TOKYO 촬영지 —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HELLO, TOKYO」는 미유가 고향 후쿠오카를 떠나 도쿄로 상경하는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그렇기에 영상 속 공간 선택 역시 꽤 철저하다. 국제선이 아닌 국내선, 나리타가 아닌 하네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제1터미널. 실제 일본인의 이동 동선과 감정을 고스란히 반영한 설정이다.

영상 속 하네다 공항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도착’이 아니라 ‘시작’을 상징하는 장소다. 캐리어를 끌고, 기타를 메고, 어딘가 지친 얼굴로 공항을 지나가는 장면 하나하나가 상경자의 감정선을 따라간다. 그래서 이 터미널을 직접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영상 속 시간과 현실의 시간을 겹쳐보는 경험에 가까웠다.


첫 번째 장면

기타를 멘 채 내려오던 에스컬레이터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에스컬레이터 장면이었다. 미유가 기타를 메고 캐리어를 들고 내려오던 그 장면.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에는 비슷한 구조의 에스컬레이터가 워낙 많아서 처음에는 위치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촬영이 이루어진 지도 벌써 8년 가까이 지난 터라, 세부적인 구조나 간판 배치도 일부 바뀌어 있었다.

다행히 이번 여행을 함께한 일본인 친구가 사전에 촬영 장면을 여러 차례 분석해두었고, 실제 동선과 공항 구조를 대입해가며 하나씩 가능성을 좁혀나갔다. 그렇게 결국 영상 속과 거의 동일한 구도를 가진 에스컬레이터를 찾을 수 있었고, 그 순간에는 묘하게 숨이 멎는 느낌이 들었다.

“아, 여기구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찾았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작은 성취감이었다.


두 번째 장면

캐리어에 앉아 쉬던 공항 복도

다음은 공항 복도 장면이었다. 캐리어 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인데, 이곳 역시 하네다 공항 특유의 긴 복도 구조 덕분에 후보지가 여럿 있었다. 실제 공항은 영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금요일 오후라는 시간대까지 겹치면서 촬영 당시의 고요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장 구조, 기둥 간격, 바닥 패턴을 하나하나 대조하며 결국 같은 장소를 찾아냈다. 영상에서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실제로 그 자리에 서보니 ‘지쳐 있지만 멈출 수 없는 상태’라는 감정이 조금은 이해되는 듯했다. 공항이라는 공간이 가진 특유의 피로감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다.


세 번째 장면

제1터미널 전망대, 걸리버의 덱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의 전망대는 ‘걸리버의 덱(GULLIVER’S DECK)’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미유가 창밖을 바라보던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자, 생각보다 강한 바람과 엄청난 항공기 소음이 몰아쳤다.

실내에서 볼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소리였다. 영상 속에서는 노래와 감정이 모든 소음을 덮어버리지만, 실제 전망대에 서면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공기가 울린다. 그 대비가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현실은 이렇게 거칠고 시끄러운데, 영상 속에서는 그 모든 것이 정제되어 하나의 장면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마지막 장면

전철 플랫폼까지 내려가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전철 플랫폼이었다. 개찰구를 지나 플랫폼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장면 역시 영상에 등장한다. 문제는, 일본에서는 플랫폼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별도의 승차권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잠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발생한다.

잠시 고민이 있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플랫폼을 보지 않고 돌아서는 것은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았다. 결국 티켓을 구매하고 플랫폼까지 내려갔고, 영상 속 장면과 거의 동일한 구도를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철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 장면의 ‘마침표’는 충분히 찍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촬영지를 걷는다는 것

해외에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촬영지를 따라 걸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예전에 가마쿠라에서 슬램덩크 오프닝에 등장한 철길 건널목을 찾았던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한 편의 영상 속 공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본 경험은 또 다른 종류의 만족감을 남겼다.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은 이제 단순한 국내선 터미널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와 감정이 겹쳐진 장소로 기억될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 다가왔고, 우리는 하네다 공항 안에서 저녁을 해결한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촬영지 투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었다.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