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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히가시신주쿠 골목에서 만난 점심, MIJAS CURRY HOUSE

우리가 향한 곳은 의외로 ‘인도 카레집’이었다. 처음엔 살짝 뜬금없다고 느꼈다. 일본에 왔으면 일본 음식을 먹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를 너무 자주 오다 보니, 여행의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일본다운 것을 최대한 많이 보는 여행”에서 “도쿄라는 도시를 생활하듯 경험하는 여행”으로 이동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에서 인도 음식을 먹는 것도 충분히 그 도시다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도쿄는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도시고, 그 다양함을 맛으로 확인하는 순간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카페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은 걷는 시간이 길고, 이동 동선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제때 밥을 먹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특히 전날 공연을 보고 늦게 잠든 상태라면, 둘째 날은 몸이 예상보다 더 빨리 지친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제대로 먹고, 그 다음 일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마침 함께한 일행 중에는 일본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동네 감각도 좋은 지인이 있었는데, 이번 점심은 그 지인의 안내를 그대로 따라가 보기로 했다. 여행에서 누군가의 “여기 한 번 가보자”라는 제안은 지도보다 빠르게 그날의 방향을 결정해준다.


도쿄 히가시신주쿠에서 찾은 인도 카레집

우리가 향한 곳은 의외로 ‘인도 카레집’이었다. 처음엔 살짝 뜬금없다고 느꼈다. 일본에 왔으면 일본 음식을 먹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를 너무 자주 오다 보니, 여행의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일본다운 것을 최대한 많이 보는 여행”에서 “도쿄라는 도시를 생활하듯 경험하는 여행”으로 이동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에서 인도 음식을 먹는 것도 충분히 그 도시다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도쿄는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도시고, 그 다양함을 맛으로 확인하는 순간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히가시신주쿠라는 동네 자체도 재미있다. 신주쿠 중심부에서 한 걸음만 옮기면 관광지의 소음이 조금씩 줄어들고, 생활권의 밀도가 더 진해진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여기서 이런 가게가?’ 싶은 공간들이 툭툭 등장한다. MIJAS CURRY HOUSE도 그런 타입이었다. 일부러 목적을 갖고 찾아오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쉬운 위치였고, 관광객이 우르르 몰리는 느낌의 가게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현지에서 점심 먹는” 감각이 더 살아나는 곳이었다.


골목 안 작은 식당, 그리고 ‘진짜 로컬’ 같은 공기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였다. 테이블은 대략 10개 남짓, 좌석도 많지 않아서 붐비는 시간대에는 웨이팅이 생길 법한 구조였다. 그런데도 분위기는 묘하게 편안했다. 식당이 크고 화려해서가 아니라, 움직임이 빠르고 단정해서 편했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고, 계산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 특유의 리듬이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주방과 홀에서 일하는 분들이 실제 인도/남아시아권 분들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국적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게의 공기와 말투, 조리 방식에서 “그 동네의 인도 카레집”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났다. 이런 지점이 여행에서는 은근히 중요하다. 유명 맛집이 아니어도, 가게가 가진 진짜 톤이 분명하면 기억에 남는다.

메뉴는 영어 표기도 있어서 주문 난이도는 생각보다 낮았다. 세트 메뉴는 900엔대부터 시작했고, 세트를 고르면 카레를 2가지 선택할 수 있었다. 밥 혹은 난을 고르는 방식인데,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난을 선택했다. 여행 중 “오늘은 인도 음식 제대로 먹자”는 마음으로 들어온 이상, 난을 선택해야 이날의 점심이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음료는 망고라씨를 골랐다. 일본에서 마시는 망고라씨는 어딘가 더 깔끔하게 정리된 맛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 없이 같이 먹기 좋다.


샐러드, 망고라씨, 그리고 난이 나오는 순간의 만족감

주문을 마치자 먼저 샐러드와 망고라씨가 나왔다. 이 순서가 좋다. 여행 중에는 몸이 급하게 움직이다 보니, 식사 초반에 천천히 호흡을 되찾을 시간이 필요한데, 샐러드와 음료가 먼저 나오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조절된다. 망고라씨를 한 모금 마시니 달콤한 맛이 먼저 치고 들어오고, 그 다음에 요거트 특유의 산뜻함이 따라왔다. 전날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 음료는 꽤 현실적인 회복제처럼 느껴졌다.

조금 뒤, 드디어 메인 세트가 나왔다. 커다란 트레이에 두 종류의 카레, 그리고 큼직한 난이 함께 놓여 있었다. 난 크기가 생각보다 컸고, 접시 위에 올라온 형태만 봐도 “이건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일본에서 먹는 인도 카레는 종종 ‘정돈된 맛’이 있다. 향신료가 세게 튀어나오기보다는, 누구나 먹기 편한 방향으로 밸런스가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집은 그 밸런스 안에서도 카레마다 개성이 달라서 재미가 있었다. 한쪽 카레는 좀 더 부드럽고 크리미하게, 다른 한쪽은 향이 조금 더 살아 있는 식으로 대비를 주는 느낌이었다.

난을 찢어서 카레에 찍어 먹는 동작은 단순하지만, 여행 중에는 그런 단순함이 오히려 좋다. 복잡한 이동과 일정 사이에서 “지금 이 한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된다. 그리고 카레를 두 가지로 고를 수 있다는 구조 자체가, ‘한 끼 안에서 작은 변주’를 만들어준다. 똑같은 난이라도 카레가 바뀌면 맛이 바뀌고, 그 변화가 식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일본에서 먹는 인도 음식이 주는 의외의 즐거움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일본에서 인도 음식을 먹어도 충분히 여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는 한 번 왔다고 끝나는 도시가 아니다. 오히려 자주 올수록 여행의 초점이 바뀐다. 예전에는 유명 관광지를 체크하느라 바빴다면, 이제는 이렇게 골목 안의 작은 식당에서 “이 동네 사람들처럼 밥을 먹는 경험”이 더 크게 남는다. 가격도 1인당 900~1,000엔대라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한화로 약 만 원 정도인데, 이 정도 구성과 양이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비슷하게 먹으면 만 원 이상이 자연스럽게 넘어가기도 하니까, 도쿄에서 이런 가격에 점심을 해결했다는 사실 자체가 꽤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이렇게 한 끼를 든든하게 먹고 나니, 다시 걸을 힘이 생겼다. 도쿄 여행에서 점심은 단순히 “먹는 행위”가 아니라, 남은 일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연료다. MIJAS CURRY HOUSE는 그 연료를 확실히 채워준 곳이었다.


📌 도쿄 히가시신주쿠 MIJAS CURRY HOUSE

  • 📍 주소 : 〒160-0022 Tokyo, Shinjuku City, Shinjuku, 7 Chome−26−61 青木ビル
  • 📞 전화번호 : +81 3-4361-1465
  • 🌐 홈페이지 : (매장 공식 홈페이지/페이지 정보는 원고에 없어서 미기재)
  • 🕒 영업시간 : 11:00 –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