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데이 버거에서 살롱 문보우까지, 마코토의 무대를 만나러 가는 길
2025년 5월 25일 트롯 걸즈 재팬 ‘마코토’ 릴레이 라이브
썬데이 버거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니, 시간은 자연스럽게 공연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압구정이라는 동네의 공기가 아직 손에 남아 있었지만, 이제 이동해야 할 시간이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나눴던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공연 이야기로 수렴했고, “이제 가볼까”라는 말이 나왔을 때, 그 말은 이미 결정에 가까웠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망원, 그리고 합정 쪽으로 이동했다.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은 늘 묘하다. 막상 공연을 보기 직전인데도, 특별히 큰 말이 오가지 않는다. 각자 휴대폰을 보거나, 창밖을 스쳐 지나가는 터널을 바라보거나, 혹은 오늘 무대에 오를 사람의 얼굴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정도. 그 조용함 속에서, 오늘 이 공연이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공연장 앞에서 합류한 얼굴들
살롱 문보우 근처에 도착하자, 이미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공연장 앞은 언제나 그렇듯, 묘한 긴장감과 기대가 섞여 있다. 줄을 서는 방식도, 기다리는 태도도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목적지는 하나다.
이날은 유난히 반가운 얼굴들도 많았다. 매번 일본에서만 보던 팬을 서울에서 다시 마주했을 때의 기분은, 설명하기 어려운 종류의 반가움이었다. “여기서 보니까 신기하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서로의 근황을 짧게 나누는 사이, 공연 시작 시간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일본에서 온 팬도 있었다. 낯선 나라에서 같은 공연을 보러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 릴레이 콘서트가 가진 독특한 성격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했다. 무대는 서울에 있지만, 관객의 구성은 이미 국경을 넘어서 있었다.


선착순 입장, 그리고 3번이라는 번호
이날 공연은 선착순 입장이었다. 올패스, 데이패스, 일반 티켓 순으로 입장이 진행되는 구조였고, 나는 다행히도 3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숫자 하나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흥미로웠던 건, 일부 팬들이 이 공연을 과감히 패스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이어질 카노우 미유의 공연에서 가장 먼저 입장하기 위해서였다. 릴레이 콘서트라는 형식이 만들어낸, 아주 현실적인 선택의 순간이었다.
나는 고민하지 않았다. 오늘 이 무대는 마코토의 무대였고, 그 시간을 온전히 통과하고 싶었다. 대신, 공연이 끝난 뒤의 동선까지를 염두에 두고 자리를 잡았다. 1열 가장 오른쪽, 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 공연이 끝나고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위치였다. 다음 무대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생각한 선택이었다.

살롱 문보우, ‘무대를 품은 방’ 안으로
살롱 문보우는 여전히 독특한 공간이다. 공연장이라는 말보다, 정말로 ‘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최소화되어 있고, 아티스트의 표정과 호흡, 손짓 하나까지 그대로 전달된다. 이곳에서는 공연을 본다기보다, 공연 속에 들어가 있다는 감각이 먼저 든다.
이날 공연장으로 향하는 과정도 그 감각을 조금씩 예열하는 시간이었다. 썬데이 버거에서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 같이 지하철을 타고 합정 쪽으로 이동했다. 이미 공연을 향해 마음이 기울어 있는 상태였고, 이동 시간마저도 공연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살롱 문보우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몇몇 팬들이 모여 있었고, 그중에는 일본에서 건너온 팬도 있었다. 늘 일본에서만 보던 얼굴을 서울에서 마주하니, 묘하게 반가운 감정이 먼저 올라왔다. 같은 공연을 보기 위해 같은 공간에 모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날의 공기는 조금 더 밀도가 높아졌다.
마코토의 무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공연 제목부터가 이미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너희들 키위, 파파야, 망고구나」
장난처럼 들릴 수 있는 제목이지만, 실제 무대는 그보다 훨씬 단단했다. 웃음으로 시작했지만, 무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입장은 선착순이었고, 나는 운 좋게 3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이 작은 공간에서는 몇 번으로 들어오느냐가 생각보다 크게 체감된다. 일부 팬들은 아예 마코토 공연을 패스하고, 다음에 이어질 카노우 미유 공연에서 가장 먼저 입장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 선택 역시 이 릴레이 콘서트라는 구조 안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나는 공연이 끝난 뒤의 흐름까지 염두에 두고, 1열 가장 오른쪽, 문과 가까운 자리를 택했다. 무대를 최대한 가까이서 보면서도, 다음 공연 입장을 위해 빠져나오기 쉬운 위치였다. 이런 계산이 필요해지는 것도, 살롱 문보우라는 공간과 릴레이 형식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리듬 때문이다.


노래와 말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사람
마코토의 무대는 노래와 토크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노래가 끝나면 말이 이어지고, 말이 끝나면 그 감정 그대로 다음 곡으로 들어간다. 끊김이 없다. 이 공간에서는 그 흐름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객석과 무대 사이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말 한 마디의 온도 변화, 숨 고르는 타이밍까지 그대로 전달된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오가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농담을 던질 때는 한국어, 감정을 설명할 때는 일본어, 그리고 다시 한국어로 돌아오는 흐름. 언어가 바뀌는 순간조차도 어색하지 않았다. 마치 그 언어들이 원래부터 하나의 무대 언어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관객 역시 그 흐름에 별다른 부담 없이 올라탔다.
세트리스트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은하특급」으로 시작해, 「Stay With Me」와 「Plastic Love」로 이어지는 흐름은 살롱 문보우라는 공간과 잘 어울렸다. 큰 공연장에서라면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시티팝 특유의 정서가, 이 작은 방 안에서는 아주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마코토의 보컬은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곡 전체를 단단하게 끌고 가는 추진력에 가까웠다.
한국 곡 「운전만해」에서는, 발음의 완성도보다도 리듬과 감정의 결이 먼저 느껴졌다. 잘 부르려는 노래라기보다는, 이미 자기 안으로 충분히 가져온 노래라는 인상이 강했다. 이 공간에서는 그런 태도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날 마코토의 세트리스트
- 은하특급
- Stay With Me
- Plastic Love
- 운전만해
- Fly-Day Chinatown (with 카노우 미유)
- 약속
- 꽃
- 제3한강교
- 갸란두
- 이미테이션 골드
- 너희들 키위, 파파야, 망고구나
Fly-Day Chinatown, 그리고 미유의 등장
공연 중반, 「Fly-Day Chinatown」에서 카노우 미유가 무대에 올랐다. 이 장면은 분명 이 공연의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다. 두 사람의 보컬은 결이 다르지만, 충돌하지 않는다.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곡을 완성해 나간다.
이 듀엣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누가 더 앞에 서느냐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 곡이 제대로 살아 있느냐’가 더 중요해 보였다. 마코토는 자신의 파트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도, 미유가 들어오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내어준다. 무대 위의 관계가 경쟁이 아니라 협업으로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토크, 게임, 그리고 흐름을 읽는 능력
마코토의 토크는 공연의 쉼표라기보다,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연결부에 가깝다. 사전에 받은 Q&A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즉석에서 관객 반응을 받아치는 멘트,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게임 요소까지. 이 모든 것이 공연의 흐름을 끊지 않고 이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런 토크와 게임이 결코 공연을 ‘늘어지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밸런스 게임 같은 가벼운 코너조차도, 공연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질문 하나에 웃음이 터지고, 그 여운을 그대로 안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방식. 이 작은 공간에서는 그런 호흡 조절 능력이 공연의 완성도를 크게 좌우한다.
무엇보다, 마코토는 무대를 ‘잘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무대를 ‘읽는 사람’처럼 보였다. 언제 말을 해야 하고, 언제 말을 줄여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살롱 문보우처럼 객석과 무대가 맞닿아 있는 공간에서는, 그 능력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이어지는 흐름
공연이 끝났을 때, 나는 계획대로 빠르게 자리에서 나올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두 번째로 공연장을 빠져나왔고,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4번째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이 작은 선택들이, 릴레이 콘서트라는 형식 안에서는 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마코토의 무대는 그렇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한 페이지로 남았다. 화려함보다는 안정감, 과장보다는 밀도. 이 작은 공연장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무대에 서는 사람인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 살롱 문보우 (Salon Moonbow)
-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10길 19
- 📞 전화번호: 02-332-5541
- 🌐 홈페이지 / SNS: https://www.instagram.com/salonmoonbow
- 🕒 운영시간: 공연 일정에 따라 상이 (공연별 공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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