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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합정 살롱문보우 ‘트롯 걸즈 재팬 – 마코토 공연’

예상 종료 시각이 지나도 공연은 쉽게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만 더 보고 가도 괜찮겠지’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시계를 한 번, 두 번 확인하는 순간부터는 집중력이 미묘하게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서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계속 계산이 돌아갔다.

즐기고 싶었지만, 시계를 놓을 수 없었던 오후
공연을 보러 왔지만, 마음 한편에는 이미 공항이 있었다

10월 25일, 합정의 작은 공연장 살롱 문보우. 이 날의 일정은 애초부터 여유롭지 않았다. 오후 1시에 시작되는 마코토의 공연을 보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했다. 마코토가 네 명 중 가장 이른 시간대에 배정되어 있었고, 공연이 예정대로 2시 10분쯤 마무리된다면,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지 않더라도 바로 이동하면 공항까지는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계산이었다.

그래서 이 공연은 ‘온전히 즐기는 자리’라기보다는, 무조건 보고 가야 하는 최소 단위의 선택에 가까웠다. 후쿠오카에서 미유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일정, 그 하루 전날이라는 점도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코토가 한국에 왔는데, 보지 않고 지나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컸다. 일본에서 마주칠 때마다 “한국에서도 공연해 달라”고 말해왔던 입장에서, 정작 한국 공연을 외면하는 건 스스로에게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길어진 공연, 점점 커지는 초조함

공연은 분명 좋았다. 무대는 안정적이었고, 살롱 문보우라는 공간에 잘 맞는 구성으로 흘러갔다. 마코토의 보컬은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이 없었고, 토크와 노래의 배치도 자연스러웠다. 문제는 공연의 완성도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예상 종료 시각이 지나도 공연은 쉽게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만 더 보고 가도 괜찮겠지’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시계를 한 번, 두 번 확인하는 순간부터는 집중력이 미묘하게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서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계속 계산이 돌아갔다.

‘지금 나가면 몇 시고, 여기서 망원역까지는 얼마나 걸리고…’

공연이 늘어질수록 마음은 점점 분리되었다. 하나는 무대 위에 남아 있었고, 다른 하나는 이미 지하철 노선도 위를 뛰고 있었다. 이런 상태로 공연을 보는 경험은 익숙하면서도 씁쓸하다. 즐겁지 않은 건 아닌데, 온전히 즐길 수도 없는 순간. 좋아하는 사람의 무대를 보면서도, 마음 한쪽에서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이터치를 포기해야 했던 선택

결국 공연은 2시 30분을 넘기며 마무리되었다. 예정되어 있던 하이터치가 이어질 차례였지만, 그 순간에는 더 이상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하이터치를 하고 나가면, 공항으로의 이동은 정말로 도박이 될 상황이었다.

스태프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이터치를 포기한 채 자리를 뜨기로 결정했다. 말로 설명하면 간단하지만, 그 선택을 하는 순간의 감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공연을 보러 와서, 그 공연의 마지막 인사를 건너뛰고 나간다는 건 언제나 마음에 남는다. 특히 마코토처럼, 한국에서의 무대를 응원해주고 싶었던 공연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무대를 뒤로하고 공연장을 나설 때, 공연장 안에서는 여전히 음악과 박수가 이어지고 있었다. 문을 닫는 순간까지도 소리가 따라왔다. 그 소리를 등지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쳤다. 하지만 동시에,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 날의 목적은 하나였고, 그 목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좋았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공연

아이러니하게도, 이 공연이 별로였다면 이렇게 마음에 남지도 않았을 것이다. 공연이 좋았기 때문에, 무대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게 더 아쉬웠다. 마코토의 무대는 분명 하루의 시작을 잘 열어주었고, 살롱 문보우라는 공간을 안정적으로 채웠다. 그 사실은 떠나면서도 분명히 느껴졌다.

공연장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언젠가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이 무대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 날의 공연은 그렇게 끝났다. 무대 위에서는 박수가 이어졌고, 나는 이미 다음 장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즐거웠지만, 초조했고, 만족스러웠지만, 동시에 미완으로 남은 오후였다. 그리고 이 미완의 감정은, 곧바로 공항을 향한 전력 질주로 이어지게 된다.


📌 살롱 문보우 (Salon Moonbow)

  •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2길 일대 (합정·망원 인근)
  • 📞 전화번호 : 비공개 (공연별 운영, 문의는 SNS 및 예매처를 통해 진행)
  • 🌐 홈페이지 : https://www.instagram.com/salon_moonbow
  • 🕒 영업시간 : 공연 및 행사 일정에 따라 상이 (정기 상시 영업 공간이 아닌 소규모 라이브 공연 중심의 공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