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관광 산업은 가장 늦게 회복되기 시작한 분야 중 하나였다. 여행은 이동과 사람이 전제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바로 돌아오지 않는다. 실제로 일상은 이미 정상화되는 분위기였지만, 관광과 행사 산업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시기에 인천 송도에서 열린 행사가 있었다.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KME 2022 (Korea MICE Expo)”였다. 단순한 관광 박람회라기보다는, 관광 산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까운 행사였다. 관광객을 모으는 이벤트가 아니라, 관광을 만드는 사람들인 도시, 기관, 기업, 그리고 해외 바이어들이 모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행사장을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공기가 조금 달랐다. 여행을 홍보하는 곳이지만, 여행을 즐기는 장소라기보다 ‘여행이 만들어지는 현장’에 가까웠다.


관광전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공간
KME 2022는 2022년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었고, 그중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실제 부스 운영과 비즈니스 미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반 관람객 위주의 행사라기보다 바이어와 셀러 간의 상담과 협업이 중심이 되는 구조였다.
서울, 경기,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제주 등 전국의 컨벤션 뷰로와 지자체, 그리고 다양한 관광 기업들이 참여해 각 지역이 제공할 수 있는 행사 유치 프로그램, 관광 인프라, 숙박, 투어 상품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부스를 둘러보는 행위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협업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관광전과 다른 점은 분위기였다. 관광 박람회에서는 여행지를 “가보고 싶다”는 감정이 먼저 생기지만, 이곳에서는 “행사를 여기서 열 수 있겠다”는 판단이 먼저 만들어진다. 개인 여행의 감정이 아니라 산업의 관점에서 움직이는 공간이었다.


숫자로 보는 행사, 그리고 실제 체감
행사 규모 역시 적지 않았다. 20여 개국에서 온 해외 바이어들이 참가했고, 국내외 기관과 기업 관계자까지 포함하면 약 2천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총 394개 부스, 226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했고, 21개 도시가 행사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홍보를 진행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대형 행사가 맞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인상은 조금 다르다. 사람 수가 많아 붐비는 느낌이라기보다, 각 부스에서 대화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용한 밀도의 행사였다. 관광지 설명을 듣는 관람객이 아니라, 일정표를 들고 약속된 시간에 상담을 진행하는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이 행사는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관광객을 모을 준비를 하는 행사였다.


ESG가 등장한 관광 산업
이번 KME 2022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변화는 ‘친환경’이었다. 이전까지 관광 산업은 이동과 소비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행사 자체의 운영 방식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서울, 부산, 고양 등의 부스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구성되었고, 행사 안내물 역시 인쇄물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안내로 대체되었다. 휴게공간에는 종이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었는데,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실험에 가까웠다.
관광은 본질적으로 이동과 소비를 동반하는 산업이다. 그래서 친환경이라는 개념이 쉽게 적용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행사에서는 관광을 줄이기보다, 관광의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행사 유치 경쟁에서도 ‘얼마나 크게 개최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가’가 설명의 일부로 등장하고 있었다.


기억에 남은 기업 — 홈스테이코리아
행사장을 돌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부스가 있다. 규모가 커서가 아니라 방향이 달라서 눈에 띄는 경우다.
(주)에스앤지유나이티드가 운영하는 “홈스테이코리아”가 그랬다. 일반적인 여행 상품은 호텔, 이동, 관광지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이곳은 ‘가정 체류 경험’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었다. 기업 포상 관광이나 해외 단체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생활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였다.
행사 기간 동안 약 45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단순 관광 상품보다 반응이 좋았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관광이 명소를 소비하는 단계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단계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행이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형태의 관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전이 아니라 “관광의 준비 과정”
KME 2022는 화려한 공연이나 체험 중심의 행사가 아니었다. 대신 도시와 기업이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계속 이어지는 자리였다. 부스를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관광은 단순히 여행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준비하는 수많은 조직이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여행은 개인의 경험으로 남지만, 그 경험이 가능해지기까지는 이런 공간에서의 수많은 대화와 협의가 먼저 존재한다. 그래서 이 행사는 관광을 보여주는 행사라기보다 관광이 시작되기 직전의 단계, 즉 ‘여행의 출발선’ 같은 장소였다.
코로나 이후 관광 산업이 어떻게 회복될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예전처럼 돌아가려 하기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확실히 느껴졌던 행사였다.
📌 KME 2022 (Korea MICE Expo 2022)
- 📍 장소 : 인천광역시 연수구 센트럴로 123 송도컨벤시아
- 🗓 기간 : 2022년 11월 8일 – 11월 13일
- 🏢 주최 : 한국관광공사
- 🌐 홈페이지 : https://koreamiceexpo.com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