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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 센트럴의 상징, HSBC 본사와 사자상

정문 앞 계단 주변에는 두 마리의 청동 사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 사자들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HSBC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다. 지폐 디자인, 기념품, 사진 엽서 등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홍콩 센트럴을 걷다 보면 유난히 존재감이 강한 건물을 만나게 된다. 주변에도 높은 빌딩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독특한 구조와 압도적인 개방감으로 시선을 끄는 건물이 있다. 바로 홍콩상하이은행(HSBC) 본사 빌딩이다.

금융도시 홍콩을 대표하는 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장소이며, 단순한 은행 건물을 넘어 홍콩의 역사와 자본, 그리고 도시 이미지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이 건물 앞에는 많은 여행자들이 사진을 남기고 지나가는 유명한 존재가 있다. 바로 HSBC 사자상이다. 홍콩 지폐에서도 볼 수 있는 그 사자를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장소다.


HSBC라는 이름의 시작

HSBC는 흔히 약자로 더 익숙하지만, 정식 명칭은 The 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이다. 이름 그대로 홍콩과 상하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은행이다.

1865년, 아편전쟁 이후 무역이 급격히 확대되던 시기에 영국 상인들과 국제 무역 자본의 금융 수요를 위해 설립되었다. 당시 홍콩은 영국 식민지였고, 상하이는 외국 조계가 형성되며 국제 상업도시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HSBC는 그 흐름 속에서 탄생한 금융기관이었다.

이후 세계 각지로 사업을 확장하며 오늘날에는 글로벌 금융 그룹으로 성장했다. 현재 그룹 본사는 런던에 있지만, 홍콩에서의 상징성과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홍콩 달러를 발행하는 은행

홍콩을 여행하다 보면 지폐 디자인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같은 홍콩달러인데 은행 이름이 서로 다르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홍콩이 정부 단독 발권 방식이 아니라, 지정된 상업은행이 지폐를 발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적인 발권 은행은 HSBC, 스탠다드차타드, 중국은행(Bank of China)이다.

그 가운데서도 HSBC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실제로 환전을 해보면 HSBC 발행 지폐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여행자 입장에서도 HSBC는 단순한 은행 이름이 아니라, 홍콩달러 그 자체와 연결되는 브랜드처럼 느껴진다.


센트럴의 랜드마크, HSBC 본사 빌딩

현재 센트럴에 서 있는 HSBC 본사 빌딩은 1985년에 완공된 건물로,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완공 당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들어간 하이테크 건축물로 주목받았다.

직접 보면 일반적인 마천루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단순히 높이만 강조한 건물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드러나는 형태다. 철골과 모듈 구조가 외부에서 그대로 보이고, 아래층은 비워진 듯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멀리서 봐도 눈에 띄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인상적이다. 거대한 금융기관 본사인데도 답답하게 막힌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도시와 연결된 열린 공간처럼 느껴진다.


비워진 1층 공간이 주는 인상

HSBC 건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1층이 크게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건물 아래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비워져 있어 일종의 도시 광장처럼 기능한다. 홍콩처럼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이렇게 넓은 공간을 비워두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다.

건축적으로는 채광과 공공성, 구조적 상징성 등이 반영된 설계라고 알려져 있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다가온다. 고층 빌딩 사이에서도 숨통이 트이는 공간, 그리고 누구나 잠시 머물 수 있는 열린 장소처럼 느껴진다.

주말이 되면 이 공간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센트럴의 금융 중심지가 생활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장 유명한 존재, 사자상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에게 HSBC를 가장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은 건물 자체보다 사자상일지도 모른다.

정문 앞 계단 주변에는 두 마리의 청동 사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 사자들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HSBC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다. 지폐 디자인, 기념품, 사진 엽서 등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눈앞에서 보면 생각보다 묵직하고 존재감이 크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손을 만지고, 잠시 멈춰 선다. 여행자에게는 랜드마크이고, 현지인에게는 익숙한 상징물처럼 느껴진다.

오랫동안 홍콩을 지켜본 도시의 수호자 같은 분위기도 있다.


스티븐과 스팃

이 두 사자에게는 각각 이름도 있다. 하나는 Stephen, 다른 하나는 Stitt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과거 HSBC 경영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봐도 충분히 인상적이지만, 이름과 역사를 알고 보면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은행의 상징 자산처럼 느껴진다.

홍콩의 변화와 격동의 시대를 함께 지나온 존재라는 점에서, 단순한 동상 이상으로 의미가 있는 오브제다.


북쪽에서 만나는 또 다른 사자

건물을 정면에서 본 사자상만 보고 지나치기 쉽지만, 건물을 통과해 반대편으로 이동하면 다른 형태의 사자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정면의 사자가 전통적이고 위엄 있는 분위기라면, 반대편 조형물은 조금 더 현대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을 준다. 같은 사자라는 모티브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듯한 인상이 있다.

이런 작은 요소까지 둘러보면 HSBC 건물은 단순한 은행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 문화 공간처럼 느껴진다.


황후상 광장과 함께 보면 더 좋은 장소

HSBC 본사는 바로 맞은편의 황후상 광장과 함께 볼 때 더 인상적이다. 광장에서 바라보면 건물의 전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고, 사자상과 열린 하부 공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센트럴이라는 지역이 왜 홍콩의 심장부인지, 왜 금융도시의 이미지가 강한지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이기도 하다.

화려한 쇼핑몰이나 전망대와는 다른 종류의 랜드마크다. 돈과 역사, 권력과 도시 디자인이 한곳에 응축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여행자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유

은행 건물이라고 하면 보통 여행 코스로 떠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HSBC 본사는 예외에 가깝다.

홍콩이라는 도시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야경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 도시가 어떻게 성장했고, 무엇으로 움직여 왔는지를 보여주는 공간도 함께 봐야 한다. HSBC 본사와 사자상은 그런 의미에서 꽤 좋은 장소다.

센트럴을 걷다가 사자상 앞에서 잠시 멈춰 서보면, 홍콩이 왜 지금의 홍콩이 되었는지 조금은 느껴질지도 모른다.


📌 홍콩 센트럴 HSBC 본사 (HSBC Main Building)

  • 📍 주소 : 1 Queen’s Road Central, Central, Hong Kong
  • 📞 전화번호 : +852 2233 3000
  • 🌐 홈페이지 : https://www.hsbc.com.hk
  • 🕒 영업시간 : 평일 중심 운영 / 외부 광장 및 외관 관람 자유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