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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 완차이에서 침사추이로, 스타페리 야경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며 바다 냄새와 바람을 느끼고, 배가 도착하면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탑승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바다 위를 건너며 도시를 바라보는 경험은 지하철 안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장면이다.

코즈웨이베이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이제 다시 숙소가 있는 침사추이 방향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날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홍콩에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여행 코스가 되는 교통수단이 여럿 있는데, 스타페리 역시 그중 하나다. 낮에 타도 좋지만, 밤에는 빅토리아 하버의 야경이 더해지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날 돌아오는 길은 완차이에서 스타페리를 타고 침사추이로 넘어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완차이에서 한 번 들러보고 싶었던 곳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가기 전, 완차이 쪽에 있는 홍콩 컨벤션 앤드 엑시비션 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도 잠시 둘러볼 생각이었다.

홍콩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로,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독특한 외관 덕분에 사진으로도 자주 보이는 장소다. 국제 전시회나 박람회, 대형 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여행 중 한 번쯤 직접 보고 싶었던 건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착한 시간은 이미 늦은 밤에 가까웠다. 주변은 한산했고, 기대했던 활기찬 분위기나 행사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낮이었다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공간이 조용히 불만 밝히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선착장으로

결국 컨벤션 센터는 가볍게 외관만 둘러보고 바로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향했다. 여행에서는 이런 순간도 자연스럽다. 모든 장소가 항상 최고의 타이밍으로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계획이 조금 어긋나는 흐름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만나기도 한다. 이날의 주인공은 컨벤션 센터가 아니라, 결국 밤바다를 가르는 스타페리가 되었다.

완차이 해안가로 다가갈수록 바람이 조금씩 강해졌고, 멀리 구룡반도의 불빛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낮과는 전혀 다른 도시의 표정이었다.


밤의 스타페리, 또 다른 홍콩

스타페리는 오래된 홍콩의 상징 같은 교통수단이다.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이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배를 찾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효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며 바다 냄새와 바람을 느끼고, 배가 도착하면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탑승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바다 위를 건너며 도시를 바라보는 경험은 지하철 안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장면이다.


바다 위에서 바라본 홍콩 야경

배가 출발하자 완차이의 불빛은 서서히 멀어지고, 주변에는 검은 바다와 빛나는 스카이라인이 펼쳐졌다.

홍콩의 야경은 높은 빌딩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그것이 바다와 함께 있을 때 훨씬 더 완성된다. 수면 위로 흔들리며 번지는 조명,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불빛, 멀리 줄지어 선 마천루가 함께 어우러지며 홍콩만의 풍경을 만든다.

육지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정면에서 보는 장면”이라면, 배 위에서 보는 야경은 그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느낌에 가깝다. 도시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사이를 직접 지나가는 감각이었다.


짧지만 인상적인 이동 시간

완차이에서 침사추이까지의 항로는 길지 않다. 금세 반대편 선착장이 가까워진다.

하지만 짧다고 해서 아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길지 않기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이동 자체가 하나의 작은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피곤한 여행 일정 속에서도 무리 없이 넣을 수 있는 야경 코스이기도 하다.

잠깐의 이동이었지만, 이날 하루 동안 걸었던 거리와 먹었던 음식, 코즈웨이베이의 번화한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침사추이 도착, 하루의 마무리

배에서 내려 다시 침사추이 땅을 밟으니 익숙한 구룡반도의 공기가 느껴졌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한결 가벼웠다.

낮에는 분주하게 움직이며 여행지를 체크하고 식당을 찾았다면, 밤의 스타페리는 그런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해주는 장면 같았다. 홍콩에서 이동수단 하나를 고르는 일조차 여행의 기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준 순간이었다.

지하철보다 조금 느리고, 버스보다 단순하지만, 스타페리는 여전히 홍콩다운 방식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 홍콩 완차이 → 침사추이 스타페리 야경 코스 (Star Ferry)

  • 📍 Wan Chai Ferry Pier → Tsim Sha Tsui Star Ferry Pier
  • 🌐 스타페리 공식 정보 : https://www.starferry.com.hk
  • 🕒 운항시간 : 노선별 상이 (보통 이른 아침 ~ 늦은 밤)
  • 💳 옥토퍼스 카드 사용 가능
  • 🚇 완차이역 / Exhibition Centre역 인근 연결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