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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진주 남강 유등축제 — 낮에 만난 진주성, 그리고 남강의 기억

이 축제는 단순히 경관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다. 기원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로 올라간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당시 김시민 장군은 약 3,800명의 병력으로 왜군 2만 대군을 막아냈고, 이 전투는 ‘진주대첩’으로 불리게 된다.

경상남도 진주시에서는 매년 가을이 되면 두 개의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하나는 지역 예술 행사인 개천예술제,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로 진주 남강 유등축제다. 보통은 10월에 열리는 축제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일정이 크게 바뀌었다. 가을이 아닌 겨울, 12월로 연기되어 진행되었다.

겨울에 열리는 유등축제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유등이라고 하면 따뜻한 밤공기와 강변 산책이 떠오르는데, 계절은 이미 겨울 초입이었다. 사실 이번 진주 방문도 축제를 보기 위해 계획했던 일정은 아니었다. 그냥 진주성을 둘러보러 갔고, 그날이 우연히 유등축제 기간이었다. 여행에서는 이런 우연이 의외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진주 남강 유등축제의 시작

이 축제는 단순히 경관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다. 기원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로 올라간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당시 김시민 장군은 약 3,800명의 병력으로 왜군 2만 대군을 막아냈고, 이 전투는 ‘진주대첩’으로 불리게 된다.

전투 중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남강에 불빛을 띄웠다. 동시에 강을 건너려던 왜군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전술로도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즉 유등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 전투에서 쓰인 신호 체계이자 방어 수단이었다.

이듬해 1593년 2차 진주성 전투에서는 수많은 민관군이 희생되었고, 이후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진혼 의식이 이어졌다. 지금의 유등 띄우기는 그 의식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관광 축제로 자리 잡았지만, 본질은 추모와 기원의 의미를 함께 가진 행사다. 그래서 진주 유등축제는 다른 지역의 빛 축제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화려함보다는 차분한 느낌이 먼저 든다.


2021년 겨울에 열린 유등축제

2021년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12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되었다. 겨울에 열렸다는 점이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강바람이 차가운 시기였지만, 대신 관광객이 과하게 몰리지 않아 진주성을 천천히 걸어볼 수 있었다.

축제 기간 동안 진주성은 무료로 개방된다. 평소에는 성인 기준 2,000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축제 기간에는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당시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일부 행사와 운영이 제한되기도 했다.

진주성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공간이 넓다. 성곽과 누각, 그리고 남강이 함께 보이는데, 단순히 성만 보는 장소라기보다 산책로에 가깝다. 낮 시간이라 유등에 불이 켜져 있지는 않았지만, 대신 형태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다양한 모양의 등이 성 안 곳곳과 강변 주변에 설치되어 있었고, 역사 장면을 형상화한 등도 여럿 보였다.


낮에 보는 유등, 그리고 아쉬움

사실 유등축제는 밤이 본편이다. 불이 켜져야 의미가 살아난다. 하지만 일정 때문에 야간까지 기다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낮 풍경만 보고 돌아왔는데, 이상하게도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낮에 보면 유등은 화려한 장식물이라기보다 설치 작품처럼 느껴진다. 구조와 형태가 먼저 보이고,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도 더 잘 드러난다. 대신 빛이 없으니 분위기는 차분하다. 강 위에 떠 있는 유등도 아직은 준비 상태의 물건처럼 보인다.

아마 밤이었다면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되었을 것이다. 남강 위에 빛이 반사되고, 성곽 주변이 어둡게 가라앉으면서 공간 전체가 하나의 무대처럼 변했을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에서 “다 봤다”는 느낌보다 “다음에 다시 오고 싶다”는 감정이 남는 경우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진주성 자체가 좋은 산책 장소

유등축제가 아니더라도 진주성은 한 번쯤 걸어볼 만한 장소다. 성곽 위에서 내려다보는 남강 풍경이 생각보다 좋다. 관광지 특유의 번잡함도 크지 않고, 역사 유적이면서 동시에 공원처럼 이용되는 공간이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특히 해 질 무렵 시간이 괜찮을 것 같았다. 성곽과 강, 그리고 도시가 함께 보이기 때문에 사진 촬영 장소로도 적당해 보인다. 낮에는 역사 공간, 밤에는 축제 공간이 되는 장소라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다음에는 밤에 다시

이번 방문은 우연히 축제 기간과 겹친 일정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인상에 남았다. 밤 풍경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고, 그래서 다음 방문의 이유가 생겼다. 여행지에서 완전히 만족하는 것보다, 약간의 여지를 남기는 경험이 더 오래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단순히 ‘예쁜 야경’을 보는 행사가 아니다. 전쟁의 기억에서 시작된 의식이 축제로 이어진 경우라,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단순한 관광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진주를 처음 방문한다면 시기를 맞춰 한 번쯤 들러볼 만한 행사다.


📌 진주성 · 진주 남강 유등축제

  • 📍 주소 : 경남 진주시 남강로 626
  • 📞 전화번호 : 055-749-5171
  • 🌐 홈페이지 : https://yudeung.com/home
  • 🗓 개최 시기 : 매년 가을(보통 10월) / 2021년은 12월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