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아키하바라가 있다면, 오사카에는 자연스럽게 덴덴타운이 떠오른다.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서브컬처 문화에 관대하고, 또 그것을 하나의 산업으로 잘 발전시켜온 곳이기도 하다 보니, 이런 공간들이 도시마다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오사카의 덴덴타운은 흔히 “오사카의 아키하바라”라고 불리며, 전자기기 상점에서 출발해 점차 피규어, 애니메이션, 게임 굿즈를 중심으로 한 오타쿠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다. 처음 방문했을 때도 인상 깊었던 장소였고, 이번 여행에서도 자연스럽게 다시 한 번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닛폰바시, 덴덴타운의 본래 이름”
사실 ‘덴덴타운’이라는 이름은 공식 명칭은 아니다. 이 지역의 정식 명칭은 닛폰바시(日本橋)다. 에도 시대에는 ‘나카마치’로 불렸고, 이후 1792년과 1872년을 거치며 행정 구역 정비와 함께 현재의 이름으로 정착했다.
메이지 시대와 다이쇼 시대를 지나며 중고서점과 의류 상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급격히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전자상가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후 시대의 흐름과 함께 피규어, 프라모델, 애니메이션 굿즈가 주류로 자리 잡으며, 지금의 덴덴타운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런 배경을 알고 골목을 걷다 보면, 단순히 ‘덕후들의 거리’가 아니라 오사카 도시 문화의 한 단면을 보고 있다는 느낌도 함께 들게 된다.



“다양한 서브컬처 매장이 밀집한 덴덴타운”
덴덴타운에는 이미 잘 알려진 매장들이 많다. 애니메이트, 정글, 멜론북스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골목마다 피규어와 굿즈가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이런 곳들은 2018년 오사카를 여행했을 때 이미 한 번씩 둘러본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었다. ‘예전에 가봤던 곳’보다는, ‘퀄리티로 기억에 남았던 곳’을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향한 곳이 바로 코토부키야였다.
“모형 메이커로 출발한 코토부키야”
코토부키야는 일본을 대표하는 모형·피규어 메이커 중 하나다. 피규어를 주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으로, 현재는 일본 피규어 업계에서 반다이에 이어 손꼽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토부키야가 처음 주목받기 시작했을 당시를 떠올려 보면, 시장에 유통되던 피규어들의 퀄리티가 지금처럼 높지는 않았던 시기였다. 그 와중에 코토부키야는 조형, 도색,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확연히 다른 수준의 제품을 선보였고, 그 점이 브랜드 이미지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나 역시 2019년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코토부키야 매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세로로 확장된 오사카 코토부키야 매장”
오사카 닛폰바시에 위치한 코토부키야 매장은 도쿄 아키하바라점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키하바라점이 비교적 가로로 넓게 공간을 사용하는 구조라면, 이곳은 상대적으로 좁은 부지를 세로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형태였다.
층마다 콘셉트가 나뉘어 있고, 계단을 따라 이동하며 하나씩 살펴보는 구조 덕분에 마치 작은 전시 공간을 순회하는 느낌도 들었다. 공간이 넓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집중해서 제품을 볼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느껴지는 ‘퀄리티’의 차이”
매장을 둘러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퀄리티가 좋다”는 점이었다. 다른 매장에서 흔히 보던 제품들도 있었지만, 코토부키야 매장에 진열된 제품들은 전체적인 마감이나 디테일에서 한 단계 위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
물론 그만큼 가격대도 만만치 않았다. ‘이건 진짜 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가격표를 보고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순간들이 반복되었다. 결국 이번 여행에서는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꼭 무언가를 사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이런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며 취향을 확인하는 과정도 나름의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사카 덴덴타운 코토부키야
- 주소 : 〒556-0005 Osaka, Naniwa Ward, Nipponbashi, 4 Chome−15−18 寿ビル
- 전화번호 : +81-6-6630-1280
- 홈페이지 : https://www.kotobukiya.co.jp/kotobukiya-shop/detail/nipponbashi/
- 영업시간 : 12: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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