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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비 오는 날, 미나미센쥬에서 가와사키로 향한 긴 이동

이렇게 미나미센쥬에서 출발해 우에노, 가와사키를 거쳐 무사시코스기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단순히 ‘전철 몇 번 갈아타면 된다’고 말하기에는, 실제 체감은 훨씬 더 긴 여정이었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씨와 잦은 환승은 이동을 더 길게 느끼게 만드는 요소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도쿄가 아닌, 가와사키에 위치한 토도로키 녹지(等々力緑地)였다. 도쿄 여행이라고 묶어 부르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도쿄를 벗어나 행정구역상 가나가와현에 속한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지도상으로 보면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전철 노선을 따라가다 보면 환승이 잦고 이동 시간이 길어 체감 거리는 훨씬 멀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고, 목적지까지의 동선도 단순하지 않았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출발해야 했다. 다행이었던 점은, 사이타마 이동 때 큰 도움을 주었던 일본인 지인이 이번 일정에도 함께 동행해 주었다는 점이었다. 만약 이 날도 우리끼리만 이동했더라면, 환승 과정에서 한 번쯤은 헤맸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미나미센쥬에서 우에노까지, 익숙한 출발 ― 조반선

이동의 시작은 미나미센쥬역이었다. 이제는 숙소와 역 사이를 오가는 길도 제법 익숙해진 상황이었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발걸음은 그리 무겁지 않았다. 전날까지의 일정으로 체력은 어느 정도 소모되어 있었지만, 오늘 하루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 덕분에 마음은 오히려 차분한 상태였다.

미나미센쥬역에서 일본인 지인과 합류한 뒤, 조반선을 타고 우에노역으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에서 조반선은 유난히 자주 이용하게 된 노선이었다. 북쪽으로 갈 때도, 남쪽으로 내려갈 때도 출발점이 되어 주는 노선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조반선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의 노선이어서, 이동을 시작하며 숨을 고르기에 적당한 느낌이 있었다.


우에노에서 가와사키까지, 긴 직선 이동 ― 케이힌토호쿠선

우에노역에 도착한 뒤에는 케이힌토호쿠선으로 환승했다. 지도상에서는 하늘색으로 표시되는 노선으로, 도쿄 북부에서 요코하마 방면까지 길게 이어지는 노선이다. 이날 우리가 탑승한 열차 역시 요코하마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였고, 목적지는 그 중간 지점인 가와사키였다.

이 구간은 이번 이동에서 가장 길게 느껴졌던 구간이었다. 열차를 타고 내려갈수록 창밖 풍경은 조금씩 변해갔고, ‘지금 정말 도쿄를 벗어나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서서히 실감으로 다가왔다. 평소라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을 법한 거리였지만, 이날은 일본인 지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했다.

도쿄와 가와사키의 차이, 오늘 열릴 공연 이야기, 비 오는 날 야외 공연의 분위기 같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목적지가 멀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함께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체감 시간은 훨씬 짧아진 느낌이었다. 역시 여행에서 ‘누구와 함께 이동하느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가와사키에서 무사시코스기까지, 마지막 환승 ― 난부선

가와사키역에 도착한 뒤, 다시 한 번 환승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난부선이었다. 난부선은 가와사키를 중심으로 서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우리가 향하는 무사시코스기역 역시 이 노선 위에 위치해 있었다.

난부선으로 환승한 뒤 약 15분 정도 더 이동하자, 오늘의 중간 목적지인 무사시코스기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도상으로 보면 이쯤이면 거의 다 온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아직 한 단계가 더 남아 있었다. 무사시코스기역에서 토도로키 녹지까지는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거리였고, 무엇보다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우리는 역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토도로키 녹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혼자였다면 택시 요금이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겠지만, 네 명이 함께 이동하는 상황이었기에 선택은 비교적 수월했다. 비 오는 날, 장비와 짐을 챙긴 채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택시는 확실히 체력과 시간을 모두 아껴주는 선택이었다.


이동만으로도 충분히 길었던 하루의 전반부

이렇게 미나미센쥬에서 출발해 우에노, 가와사키를 거쳐 무사시코스기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단순히 ‘전철 몇 번 갈아타면 된다’고 말하기에는, 실제 체감은 훨씬 더 긴 여정이었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씨와 잦은 환승은 이동을 더 길게 느끼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고 복잡한 이동이 무작정 피곤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일본인 지인의 도움 덕분에 동선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고, 이동 중 나눈 대화 덕분에 긴 여정도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하루가 꽉 차 있는 느낌이 들었고, 이 날의 공연은 그 긴 이동 끝에 만나는 보상처럼 느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미나미센쥬역

📌 무사시코스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