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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월 싱가포르 여행 — 에필로그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듯이, 이 여행은 기록을 전제로 한 프로젝트였다. 보고, 느끼고, 돌아온 뒤 정리해서 남기는 것까지가 여행의 일부였다. 그래서 쉬엄쉬엄 이동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장소를 직접 확인하려 했다.

싱가포르 관광청과 협업을 진행한 여행

싱가포르 여행은 여러모로 처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해외여행이었고, 작업의 관점에서는 해외 관광청과 함께한 첫 협업 여행이었다. 이전까지 여행 콘텐츠는 주로 국내 지자체나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해왔지만, 해외 관광청과 직접 연결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여행은 애초에 완벽할 수 없는 조건에서 시작된 일정이었다.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고 참여가 확정되었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여행 책자를 꼼꼼히 읽고 루트를 설계할 여유도 없었고, 해외 출국 자체가 처음이었기에 인천공항에서의 출국 절차조차 낯설게 느껴졌다.

현지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동 동선을 잘못 잡아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었고,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될 길을 돌아가며 체력을 소모하기도 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분명히 비효율적인 선택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행은 결과적으로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되었다.


여행이 아니라, 기록을 전제로 한 일정

이 싱가포르 일정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듯이, 이 여행은 기록을 전제로 한 프로젝트였다. 보고, 느끼고, 돌아온 뒤 정리해서 남기는 것까지가 여행의 일부였다. 그래서 쉬엄쉬엄 이동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장소를 직접 확인하려 했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움직였고, 하루 일정이 끝나면 사진과 메모를 다시 훑어보며 머릿속으로 글의 구조를 정리했다. 그 과정이 즐겁기도 했지만, 동시에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첫 해외여행’이라는 설렘과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묘하게 뒤섞여 있던 시간이었다.


준비 부족을 메워준 하나의 선택

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선택한 방법 중, 지금까지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구글 내 지도를 활용한 동선 정리였다.

출발 전, 싱가포르의 주요 여행지를 구글 지도에 하나씩 표시해두었다. 마리나 베이, 차이나타운, 센토사, 아랍 스트리트처럼 큰 틀의 지역만 먼저 정리해두고, 세부 일정은 현장에서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이 지도는 여행 중에 계속해서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지금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어디인지”, “동선상 다음으로 옮기기 좋은 지역은 어디인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계획을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었다.

첫 해외여행이었음에도 큰 문제 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이 단순한 준비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후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도, 항상 이 방식으로 지도를 먼저 만들어두는 습관이 생겼다. 이 여행이 남긴 가장 실질적인 변화 중 하나였다.


미숙했기에 남은 것들

이 여행이 완벽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미숙함이 더 많이 드러난 일정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여행은 이후의 기준점이 되었다. 다음 여행에서는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어떤 부분을 더 준비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그렇게, ‘잘 다녀온 여행지’라기보다는 해외 여행과 해외 콘텐츠 작업의 출발선처럼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여행을 시작으로, 이후에는 한 나라씩 천천히 해외를 경험하게 되었고,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다. 관광지를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가 가진 구조와 분위기를 관찰하려는 시선이 생겼다고 할까.


3박 4일 여행일정

3박 4일간의 싱가포르 여행을 돌아보며 일자별 여행기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2017년 3월 4일 (1일차)

2017년 3월 5일 (2일차)

2017년 3월 6일 (3일차)

2017년 3월 7일 (4일차)


다시 돌아보는 첫 페이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했듯, 이 여행은 우연처럼 시작되었다.

하지만 에필로그에 이른 지금 돌아보면, 그 우연은 꽤 오래 영향을 남겼다. 싱가포르는 첫 해외여행이었고, 첫 해외 협업이었으며, 이후의 여행 방식을 만들어준 출발점이었다.

그래서 이 여행의 마지막에는 항상 같은 생각이 남는다. “처음이라서 서툴렀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된다.” 이 에필로그는 그렇게, 2017년 3월의 싱가포르 여행을 조용히 닫는 마지막 페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