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 그리고 비어 있던 자리
이번 기록은 공연장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무대 조명도 없고, 리허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대신 이미 서울에 도착해 있었던 한 사람, 그리고 그 자리에 있지 못했던 나 자신의 부재에서 시작된다. 카노우 미유의 한국 콘서트는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고, 이 날짜를 중심으로 일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그래서 이 날은 ‘갈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가기로 결정된 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3일의 아침은 어딘가 엇나간 상태로 시작되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오키나와에서 날아온 팬은 전날 서울에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병원 입원 문제로 대구에 내려가 있었고, 다른 사람들 역시 각자의 사정으로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그는 혼자 식사를 하고, 혼자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특별히 누군가를 탓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뒤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공연이라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그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계속 남았다. 그래서 이 날 아침, 나는 공연장보다 먼저 그 사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으로 서울에 도착했다.

한여름의 서울, 그리고 선택지가 사라지는 시간
8월 초의 서울은 생각보다 더 직설적이었다. 아직 오전이었지만 공기는 이미 무겁게 달라붙어 있었고, 햇빛은 숨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공연장 근처에서 시간을 보낼 만한 장소를 찾으려 했지만, 막상 떠올려보니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조용한 카페는 이미 자리가 찼을 것 같았고, 괜히 돌아다니기에는 더위가 너무 노골적이었다. 이 날의 서울은 산책을 허락하지 않는 도시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한 곳이 홍익대학교 앞이었다. 이 주변이라면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에어컨이 확실한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선택된 곳이 메가커피였다. 의도적으로 고른 장소라기보다는,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에 가까웠다. 특별할 필요도, 기억에 남을 필요도 없었다. 다만 버틸 수 있으면 충분했다.
홍대 메가커피, 목적 없는 공간의 장점
홍대 메가커피 매장은 생각보다 넓은 편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답답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몸에 들러붙어 있던 더위가 한 겹 벗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날 아침 가장 분명하게 느껴졌던 안도감은, 어쩌면 커피 맛이 아니라 그 차가운 공기였을지도 모른다.
메가커피라는 브랜드가 가진 장점은 이런 순간에 분명해진다. 메뉴를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고, 가격을 보고 괜히 망설일 이유도 없다. 커피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고, 이 공간은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한 장소였다. 가성비 좋은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도, 이 날의 오전은 최소한 정지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혼자가 아니게 되는 순간들
오키나와에서 온 그 팬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굳이 전날 이야기를 길게 꺼내지 않아도, 서로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분은 아주 오래전에 한국에 왔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방문은 거의 수십 년 만이라고 했다. 기억 속의 한국은 여전히 낮은 건물과 느린 거리, 지금보다 훨씬 단순한 풍경으로 남아 있었는데, 막상 다시 와서 보니 그 사이에 도시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 있었다는 점이 꽤 인상 깊었던 모양이었다. 홍대 거리만 봐도, 자신이 알고 있던 한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에 온 것 같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전날 저녁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주말 저녁의 홍대는 생각보다 훨씬 가혹했다고 했다. 혼자 식사를 하려다 보니, 여러 가게에서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혹은 혼자는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고, 결국 발걸음을 옮기다 옮기다 신촌까지 걸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혼자 들어간 곳에서 먹은 것이 뼈다귀 해장국 같은 메뉴였다고 했는데,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그 과정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을 것이다. 낯선 나라에서, 오랜만에 찾은 도시에서, 혼자 저녁을 해결해야 했던 시간. 그 이야기를 굳이 위로로 덮기보다는, 그냥 같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듣는 것이 더 맞는 반응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공연 이야기는 잠시 뒤로 밀려났다. 대신 이동 이야기, 그때와 지금의 서울 이야기, 그리고 “서울이 역시 덥다”는 아주 뻔한 말들이 오갔다. 하지만 그 뻔한 말들 덕분에, 이 시간은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졌다. 특별한 말이 없어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더위를 식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에서 올라온 다른 팬들도 하나둘 합류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출발지는 달랐지만, 도착지는 같았다. 처음에는 두세 명이던 테이블이 점점 자리를 늘려갔고, 누군가는 아이스 음료를 하나 더 주문했고, 누군가는 휴대폰으로 공연 시간표를 다시 확인했다. 그렇게 메가커피의 한쪽 테이블은, 어느새 공연 전 임시 집결지가 되어 있었다.

가성비 좋은 커피, 그리고 시간을 버틴다는 것
이 날 메가커피에서 마신 커피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 상황에 딱 맞는 맛이었다.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했고, 가격 때문에 부담이 되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이 커피가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을 ‘의미 없는 공백’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은 늘 애매하다. 너무 빠르면 지루해지고, 너무 늦으면 불안해진다. 하지만 이 날의 메가커피는 그 애매한 시간을 적당히 붙잡아 주는 역할을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마음의 방향이 정리되는 시간이었다.
공연으로 향하기 전, 조용한 출발점
결국 우리는 이곳에서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메가커피는 공연의 일부가 아니었지만, 이 날의 흐름에서는 분명한 출발점이었다. 누군가는 전날의 혼자였고, 누군가는 이제 막 합류한 상태였다. 그 차이를 메워준 공간이 바로 이곳이었다.
이 날의 메가커피는 기억에 남을 만큼 특별한 장소는 아니다. 하지만 공연을 향해 가는 길 위에서, 이만큼 정확한 역할을 해낸 공간도 드물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미 선택은 끝나 있었고, 우리는 그 선택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 메가MGC커피 홍대정문점
- 📍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100 1층
- 📞 전화번호: 02-332-1246
- 🌐 홈페이지: https://www.mega-mgccoffee.com
- 🕒 영업시간: (월–금) 8:00 – 21:30 / (토–일) 9:00 –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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