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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의 시간이 쌓이던 오후 — ‘BBQ 치킨 홍대로데오점’에서 이어진 기다림

처음에는 둘이서 시작한 자리였다. 오키나와에서 전날 도착해 혼자 저녁을 해결해야 했던 이야기, 수십 년 만에 다시 밟은 서울의 모습이 얼마나 낯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천천히 오갔다. 그가 기억하고 있던 한국은 1980년대의 풍경에 가까웠고, 지금의 홍대는 거의 다른 나라처럼 느껴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주말 저녁의 홍대에서 혼자 식당을 찾지 못해 신촌까지 걸어가 뼈다귀 해장국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 도시가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장소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대 밖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던 하루의 흐름

공연이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 날의 기록은 공연장 입구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 앞선 지점에서 이어진다. 이미 홍대에 도착해 있던 팬들과 합류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무대는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하루의 방향은 분명히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홍대에서 잠시 멈춰 선 이유

8월 초의 서울은 변명 없이 덥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장 근처에 먼저 도착해 있던 오키나와에서 온 팬과 합류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디를 가든 시원함보다는 체력 소모가 먼저 느껴지는 날씨였다. 공연은 저녁이었고,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었지만 그렇다고 밖을 계속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결국 선택지는 단순해졌다. 일단 더위를 식히고, 앉아서 숨을 고를 수 있는 곳.

홍대라는 지역은 늘 선택지가 많아 보이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서는 갈 곳이 애매해진다. 조용한 카페는 붐볐고, 오래 앉아 있기 눈치 보이는 곳도 많았다. 그래서 결국,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익숙하고, 넓고, 오래 머물러도 부담 없는 곳. 그렇게 발걸음이 향한 곳이 홍익대학교 앞의 메가커피였다.

화려한 선택은 아니었지만, 이 날에는 딱 맞는 장소였다. 에어컨이 잘 돌아가고, 테이블이 넉넉하며, 무엇보다 가격 부담 없이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공연 전이라는 긴장감 속에서, 이 공간은 잠시 모든 것을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하나둘 모이는 얼굴들, 각자의 이동 끝에 겹쳐진 자리

처음에는 둘이서 시작한 자리였다. 오키나와에서 전날 도착해 혼자 저녁을 해결해야 했던 이야기, 수십 년 만에 다시 밟은 서울의 모습이 얼마나 낯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천천히 오갔다. 그가 기억하고 있던 한국은 1980년대의 풍경에 가까웠고, 지금의 홍대는 거의 다른 나라처럼 느껴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주말 저녁의 홍대에서 혼자 식당을 찾지 못해 신촌까지 걸어가 뼈다귀 해장국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 도시가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장소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른 팬들도 하나둘 합류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었고, 일정이 맞아 잠깐 들른 사람도 있었다. 누군가는 막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또 누군가는 이미 공연장 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테이블 하나를 중심으로 각자의 이동 경로와 시간들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무리가 만들어졌다.

이런 순간이 좋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같은 목적지를 향해 모였다는 이유만으로 대화의 결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아직 공연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하루의 분위기는 충분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방향이 뒤집힌 하루 :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뀐 역할들

이 날이 유독 인상적으로 남는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의 익숙한 구도가 뒤집혔기 때문이다. 늘 우리가 일본으로 향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고, 일본 팬들의 도움을 받으며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였다. 일본에서 사람이 한국으로 왔고, 우리가 그를 맞이하는 입장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역할도 바뀌었다. “어디가 괜찮을지”, “이 근처에서 먹기 좋은 곳이 어딘지”, “공연장까지 어떻게 가는 게 편한지” 같은 질문들이 오갔다. 특별히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이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국에 있는 우리가, 이번에는 안내자가 된 셈이었다.

이 작은 변화는 하루의 공기를 미묘하게 바꿔놓았다. 공연을 기다리는 입장이면서도, 동시에 누군가를 맞이하는 쪽이 되었다는 사실. 그 덕분에 이 날의 기록은 단순한 관람기를 넘어, 함께 이동하고 함께 기다리는 시간의 기록으로 확장되었다.


점심이자 대기 시간 : BBQ 치킨 홍대로데오점

공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고, 자연스럽게 식사를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공연장 근처에서 여러 선택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치킨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일본에도 가라아게는 있지만, 한국의 치킨집이 가진 분위기와 여유를 경험하기에는 이보다 적절한 선택지는 없었다.

그렇게 방문한 곳이 BBQ 치킨 홍대로데오점이었다. 매장은 2층 구조였고, 우리가 안내받은 2층에는 마침 손님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공간 전체가 하나의 대기실처럼 느껴졌다. 공연 전이라 모두 약간 들떠 있었고, 그렇다고 조용히 해야 할 이유도 없는 상태였다. 공연장 밖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치킨은 딱 그날의 컨디션에 맞는 선택이었다. 부담스럽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메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이 공간에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치킨을 앞에 두고 나눈 이야기들 : 공연 전, 가장 인간적인 시간

치킨이 테이블 위에 놓이자, 대화는 더욱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공연 이야기, 지난 원정 이야기, 그리고 각자가 처음 미유의 공연을 보았던 순간들에 대한 기억들이 하나씩 꺼내졌다. 작년 겨울, 처음으로 일본 공연을 보러 갔을 때만 해도, 이런 방식으로 공연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본에서 온 팬이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앉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늘 우리가 일본에서 손님이었는데, 이번에는 그가 손님이 되었고, 우리는 그를 맞이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 반전된 위치는 이 날의 공기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 순간은 공연의 일부가 아니었지만, 공연을 구성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무대 위에서의 몇 시간보다, 무대에 오르기 전 이렇게 함께 기다리는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무대 밖에서 이미 시작된 공연

돌이켜보면, 이 날의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메가커피에서 시작된 기다림, 그리고 치킨집에서 이어진 대화까지, 모든 시간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직 조명은 켜지지 않았고, 음악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모두의 마음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은 공백이 아니라, 공연을 완성하는 또 다른 층위였다.

이제 남은 것은, 그 흐름을 따라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일뿐이었다.


📌 BBQ 치킨 홍대로데오점

  • 📍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 162-1 (서교동)
  • 📞 전화번호: 02-332-8292
  • 🌐 홈페이지: https://www.bbq.co.kr
  • 🕒 영업시간: 매일 12:00 ~ 24:00 (매장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