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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시부야 「클럽 아시아」 ‘카노우 미유 생일 콘서트를 기다리며’

작년에는 한국 팬들이 중심이 되어 롤링페이퍼를 준비했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일본 팬이 중심이 되어 미유에게 전달할 롤링페이퍼를 준비했고, 각자가 메시지를 적어 붙이는 방식이었다. 준비된 메모지 위에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을 적어 내려갔다.

시부야역에서 내려 공연장까지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었다. 지도를 보며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번화한 상점가를 지나 골목으로 접어들자, 공연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처럼 주변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렇게 걷다 보니, 목적지였던 클럽 아시아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공연장 앞에는 먼저 도착해 있던 일본 팬들이 몇 명 보였다. 오키나와에서 올라온 팬도 있었고, 간사이 지역에서 온 팬도 있었다. 공연장이라는 공간은 늘 그렇듯,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온라인에서는 종종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다시 만나는 순간에는 묘하게 반가운 감정이 앞선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아, 또 이 자리에 왔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아직 굿즈 판매가 시작되기 전이었기에, 공연장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었다. 한 일본 팬이 주도해 준비한 단체 생일 선물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부야 클럽 아시아 롤링페이퍼 메시지 작성

작년에는 한국 팬들이 중심이 되어 롤링페이퍼를 준비했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일본 팬이 중심이 되어 미유에게 전달할 롤링페이퍼를 준비했고, 각자가 메시지를 적어 붙이는 방식이었다. 준비된 메모지 위에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을 적어 내려갔다.

메시지를 쓰기 전, 잠시 고민이 들었다. 더 많은 말을 적고 싶기도 했지만, 이미 편지에 담고 싶은 이야기는 거의 다 적어둔 상태였다. 무엇보다도, 이 공간은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자리였다. 결국 간단하지만 분명한 메시지 두 개를 적기로 했다. 하나는 일본어로, 하나는 영어로. 한국어로도 하나 더 쓸까 잠시 고민했지만, 올해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판단에는 작년의 기억도 한몫했다. 메시지를 작성하기로 한 사람들이 늦게 도착하면서, 결국 혼자 여러 장을 채워야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모두가 조금씩 나눠 적는 방식이었고, 그 흐름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적은 두 장의 메시지를 보드에 붙이면서, 올해의 롤링페이퍼는 내 손을 떠났다.


굿즈 구입을 위한 현금 준비

메시지 작성을 마치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할 일이 떠올랐다. 굿즈 구입을 위한 현금 준비였다. 공연장 근처에서 편의점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익숙한 7BANK ATM을 발견했고, 수수료 없이 엔화를 인출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굿즈를 카드로도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거의 대부분 현금만 받는 경우가 많았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현금을 준비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었다. 현금이든 카드든, 결국 같은 목적을 향한 지출이었으니까.


오후 3시, 굿즈 판매 시작

굿즈 판매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이번에도 다양한 굿즈가 준비되어 있었고,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하면 뽑기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다. 운이 좋으면 미유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사인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였다.

이번에는 최대 세 번까지만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두 번에 끝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 번째에서 멈추자는 나름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운은 좀처럼 쉽게 따라주지 않는다. 앞에서 한 번씩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나는 세 번 모두 실패했다.

한 번 더 도전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이미 같은 굿즈를 중복으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확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세 번의 도전으로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선이었다.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진 공식 굿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굿즈 중에는 유독 의미 있게 느껴지는 물건이 있었다. 지난 8월 29일, 아시아 인플루언서 페스티벌에서 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활용한 공식 굿즈였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 미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사실 이 사진이 굿즈로 제작된다는 소식은 원정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미리 연락을 통해 공유를 받았고,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금전적인 보상이나 특별한 대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찍은 사진이 공식 굿즈로 제작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기록이 또 다른 형태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

굿즈 구입까지 마치고 나니, 공연 시작 전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이 시간은 늘 비슷하다. 긴장과 기대가 섞여 있고, 어디까지가 대기이고 어디부터가 본편인지 애매한 구간. 이 시간의 감각은 공연을 여러 번 보러 다녀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공연장 앞에서 다시 모여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응원 슬로건을 펼쳐 보이자, 주변의 일본 팬들이 흥미롭게 바라보기도 했다. 사진을 찍어가는 사람도 있었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예상하지 못한 만남이 이어졌다.

한 일본 팬이 자신이 뽑은 사인볼을 건네주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몇 번이나 되물었다. 정말 괜찮은지, 하나뿐인 사인볼인데 그래도 되는지. 여러 번 확인한 끝에야 그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그 선물은 더 크게 다가왔다.

이 팬은 현장에서 처음 제대로 인사를 나눈 사이였지만, 완전히 낯선 사람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은 없었지만, 내가 올린 포스팅을 꾸준히 리포스트해주고, 댓글도 성실하게 남겨주던 사람이었다. 얼굴은 처음이었지만, 이미 어느 정도의 접점과 신뢰가 쌓여 있던 사이였기에, 그 사인볼이 가진 의미는 단순한 ‘굿즈’ 이상으로 느껴졌다.

주변 분위기도 자연스러웠다. 함께 원정을 온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건 네가 받아야 한다”는 쪽으로 흐름이 모였다. 그렇게 나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사인볼을 손에 쥐게 되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순간의 감정은 꽤 또렷하다. 포기한 뒤에 찾아온 행운이라는 점에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장소 정보 : 시부야 클럽 아시아 (Shibuya CLUB ASIA)

  • 📍 주소 : 1-8 Maruyamacho, Shibuya City, Tokyo 150-0044, Japan
  • 📞 전화번호 : +81-3-5458-2551
  • 🌐 홈페이지 : https://clubasia.jp
  • 🕒 공연 일정에 따라 상이 (이벤트별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