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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시부야요코초 ‘공연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모이는 자리’

사실 시부야요코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미유를 따라 일본을 오가다 보니, 이곳은 어느새 ‘처음 가는 장소’가 아니라 ‘다시 찾게 되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올해만 해도 이미 두 번이나 발걸음이 닿았던 곳이다. 2월에도 한 번, 그리고 3월에도 다시 한 번 이 골목을 걸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항상 비슷한 고민이 생긴다. 바로 “이제 어디로 갈까”라는 질문이다. 각자 숙소로 바로 흩어지기에는 아직 감정이 너무 생생하고, 그렇다고 바로 잠자리에 들기에는 이 밤이 너무 아깝다. 특히 이번처럼 한국에서 함께 원정을 온 팬들이 여럿 있을 때는, 공연 직후 잠깐이라도 같이 앉아 숨을 고르고 방금 지나간 순간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필요해진다. 모두가 여행자였기에 시간에 쫓길 이유는 없었고, 오히려 이 여운을 조금 더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앞섰다.

이날 역시 그랬다. 공연장의 열기와 여운이 아직 몸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단체로 이동할 수 있는 장소를 떠올렸다. 인원이 일곱 명이나 되었기에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결국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바로 시부야요코초였다. 이미 여러 번 와본 장소였고,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적은 곳이었다.


여러 번의 방문이 쌓아준 익숙함

사실 시부야요코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미유를 따라 일본을 오가다 보니, 이곳은 어느새 ‘처음 가는 장소’가 아니라 ‘다시 찾게 되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올해만 해도 이미 두 번이나 발걸음이 닿았던 곳이다. 2월에도 한 번, 그리고 3월에도 다시 한 번 이 골목을 걸었다.

특히 2월의 방문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꽤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에는 그저 공연을 마치고, 팬들끼리 식사할 곳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흘러들어왔을 뿐이었다. 아무런 계획도, 특별한 의미도 없이 선택한 장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곳이 미유의 ‘HELLO TOKYO’ 신버전 뮤직비디오 배경지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기억은 전혀 다른 색을 띠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말 ‘운 좋게 얻어걸린’ 방문이었던 셈이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식사를 했던 공간이, 나중에 공식 뮤직비디오 속 장면으로 다시 나타나는 경험은 흔치 않다. 그래서인지 시부야요코초는 내게 단순한 음식 골목이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의미가 덧입혀진 장소로 남게 되었다.


이번 방문이 더 특별했던 이유

이번에도 역시 미유의 공연을 보고 난 직후, 같은 팬들과 함께 이곳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이동이라기보다는, 방금 전까지 같은 무대를 바라보고 같은 감정을 공유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다.

공연 직후라는 특성상, 모두의 표정에는 아직 여운이 짙게 남아 있었다. 누구 하나 크게 떠들지는 않았지만, 대신 하나하나의 말에 감정이 실려 있었다. “오늘 무대 정말 좋지 않았어?” 같은 짧은 문장에도, 각자가 느낀 감정의 깊이가 묻어났다. 이런 대화는 공연장 안에서는 할 수 없고, 그렇다고 혼자 숙소로 돌아가서도 이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이런 자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시부야요코초의 장점은 이런 상황에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시끄럽지만 완전히 산만하지는 않고, 붐비지만 고립되지는 않는 공간. 각자의 테이블에서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그 모든 흐름이 하나의 분위기로 묶여 있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나뉘는 언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간

이날도 테이블에 앉다 보니, 어느새 한국 팬들끼리, 일본 팬들끼리 자연스럽게 자리가 나뉘었다. 굳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각자의 언어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벽이 생긴 느낌은 아니었다. 필요할 때는 서로 웃으며 말을 섞기도 했고,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순간을 겪을 때마다 느끼는 건, 공연이라는 공통의 경험이 얼마나 강력한 연결고리가 되는지에 대한 감각이다. 국적도, 언어도, 생활 환경도 다르지만, 같은 무대를 보고 같은 노래를 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밥을 먹는 시간’ 이상의 의미

결국 이 날의 식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공연이 끝났다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과정이었고, 각자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무대 위의 미유는 이미 사라졌지만, 그 여운은 이 테이블 위에서 조금 더 머물 수 있었다.

시부야요코초는 그렇게, 또 하나의 장면을 덧붙였다. 예전의 방문들, 우연히 남겨진 기억들, 그리고 이번 공연 직후의 밤까지. 이 골목은 이제 내 도쿄 여행기 안에서 하나의 반복되는 배경이 되었다. 올 때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를 얻고, 다른 감정을 남기는 장소.

공연은 끝났지만,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날의 감정은, 이렇게 함께한 식사 덕분에 조금 더 부드럽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 장소 정보 : 시부야요코초 (Shibuya Yokocho)

  • 📍 주소: 〒150-0001 Tokyo, Shibuya, Jingumae, 6 Chome−20−10 South 1F RAYARD MIYASHITA PARK
  • 📞 전화번호: 매장별 상이
  • 🌐 홈페이지: https://shibuya-yokocho.com
  • 🕒 영업시간: 매장별 상이 (대체로 오후~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