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서울에서 시작된 이틀
2026년 1월의 서울은 원래라면 가장 추운 시기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영하 1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는 날도 적지 않고, 야외에서 오래 서 있기에는 꽤 각오가 필요한 계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일정은 운이 좋게도 그런 혹한을 비껴갔다. 공연과 팬미팅이 진행된 이틀 동안은 기온이 영상으로 유지되었고, 1월의 겨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오히려 무난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는 여전했지만, 몸을 움츠릴 만큼의 추위는 아니었다. 긴 대기 시간이 예상된 일정임을 생각하면, 이 정도 날씨는 꽤나 다행스러운 조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이번 서울 일정은 ‘한겨울의 혹독함’보다는, 차분하고 맑은 겨울 공기 속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에 더 가까운 인상으로 시작되었다.

추위를 먼저 헤아린 작은 배려
긴 대기 시간이 예정된 공연이었기에, 겨울의 서울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추위였다. 다행히 기온은 영상이었지만,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시간은 체감 온도를 훨씬 낮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입장을 기다리던 중, 스태프를 통해 핫팩이 전달되었다. 별도의 안내나 강조 없이 조용히 건네진 핫팩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핫팩은 미유가 팬들이 추울까 봐 미리 준비한 것이었다. 직접 나눠준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충분히 전해졌다.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무대에 오를 사람의 배려가 먼저 도착한 셈이었다.
핫팩 하나가 겨울을 바꾸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날의 대기 시간은 분명히 덜 추웠고, 무엇보다 마음이 먼저 따뜻해졌다. 추운 계절 속에서도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었던 건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다. 팬들을 먼저 떠올린 그 마음 덕분에, 이번 서울 일정은 시작부터 이미 온도가 다른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일본 팬들의 서울 원정, 분위기를 끌어올리다
이번 서울 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점 중 하나는 일본 팬들의 움직임이었다. 단순히 몇 명이 개별적으로 방문한 수준이 아니라, 이미 일본에서 얼굴을 익혀온 팬들이 일정에 맞춰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한국 팬과 일본 팬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연을 기다리는 장면은, 이제는 낯설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특별한 풍경이다.
특히 이번에는 공연 전부터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묻고,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서울에서 다시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이벤트처럼 작용했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분위기는 충분히 달아올라 있었다.

1월 16일 밤, 인스타그램 라이브가 만든 예열
이 모든 흐름에 결정적인 불을 붙인 건, 공연 하루 전인 1월 16일 금요일 밤이었다. 원래 예고되어 있던 것은 틱톡 라이브였다. 일본과 한국의 팬들 모두 정해진 시간에 맞춰 틱톡에 접속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예정된 시간이 지나도 방송은 시작되지 않았다. 잠시의 정적과 함께 채팅창에는 짧은 혼란이 오갔다. 그리고 곧 미유가 직접 틱톡 라이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전환해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준비 시간 없이 곧바로 켜진 인스타그램 라이브 화면 속에는, 한국에 막 도착한 미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갑작스러운 플랫폼 변경에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화면 속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 혼란은 금세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공항에서 막 도착한 직후의 비교적 편안한 모습, 한국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직접 전하는 목소리, 그리고 곧 만날 팬들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약 17분 남짓 이어진 짧은 라이브였지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오히려 더 생생한 현장감이 전해졌다. 화면 너머로 전달된 것은 단순한 근황이 아니라, ‘이제 정말 시작된다’는 신호에 가까웠다.
라이브가 끝난 뒤, 팬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오갔다. 갑작스럽게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며 생긴 해프닝조차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되었고, 다음 날 홍대에서 다시 만나게 될 시간을 떠올리며 각자의 준비는 조금 더 현실적인 단계로 넘어갔다. 공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그 전날 밤부터 이미 이번 서울 일정은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콘서트와 팬미팅,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질 이틀
1월 17일의 콘서트와 1월 18일의 팬미팅은 일정표로 보면 분리된 행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무대 위에서의 에너지와, 그 다음 날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나누게 될 대화. 이 두 가지가 연속으로 배치되면서, 이번 서울 일정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과정’으로 기억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들이 예고된 상태였다. 일본과 한국, 무대와 일상, 공연과 팬미팅. 이 모든 요소들이 겹쳐지며 만들어질 이틀은, 단순히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일정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이틀이 끝난 뒤에도 꽤 오랫동안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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