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현실감 없이 느껴지던 시기가 있었다. 해외는커녕 국내 이동조차 조심스럽던 분위기가 길어지면서, 여행은 계획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과거의 기억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이제는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던 시기였다.
그 무렵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이 열렸다. 사실 행사 자체보다도, 여행 관련 전시가 다시 열린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여행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여행을 이야기하는 일이 다시 가능해졌다는 신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
행사는 2022년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진행되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일반 박람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가전이나 자동차 전시처럼 특정 제품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언가를 사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어디를 갈지 생각하러 온 사람들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각 부스에서는 관광 홍보 영상이 계속 상영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꽤 오래 서서 보고 있었다. 지금 당장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다시 떠날 수 있게 될 여행을 미리 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행사장은 붐비는 전시장이라기보다, 여러 나라의 여행 안내소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전시 규모도 생각보다 컸다. 40여 개 국가와 국내외 기관 및 업체가 참여했고, 부스 수도 상당히 많았다. 단순히 관광지를 소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항공사, 여행사, 호텔 등 실제 여행 산업 전반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국내–해외 온라인 미팅
일반 관람객 입장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공간도 있었다. 해외 바이어와 국내 관광 업체가 연결되는 온라인 미팅 공간이 따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전시장과 분리된 별도 구역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관람객이 구경하는 행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업계 행사이기도 했다는 점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 공간은 조용했고, 전시장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앞쪽에서는 관광 안내 책자를 나눠주고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뒤쪽에서는 실제로 여행 상품이 논의되고 있었다. 여행이 취미로 소비되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산업이라는 사실이 한 공간 안에서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각 지역 도시와 해외 관광청 부스
1층 전시장에서는 국내 지자체 부스가 가장 눈에 많이 들어왔다. 부산이나 제주처럼 익숙한 지역뿐 아니라 여러 지방 도시들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관광 홍보가 단순히 명소 사진을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실제 여행 코스를 설명하는 방식이 많았다.
특히 대구 부스가 인상적이었다. 흔히 특별히 볼 것이 없다는 이미지로 이야기되던 도시였지만, 근대골목 투어, 야경 코스, 먹거리 중심 여행 등 구체적인 동선을 제시하고 있었다. 단순히 “오세요”가 아니라 “이렇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해외 관광청 부스도 다양했다. 대만이나 괌처럼 익숙한 지역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이나 몰타 같은 비교적 생소한 나라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특히 이스라엘 관광청에서는 여행 루트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오래 머물러 질문을 하는 모습이 많았다. 당장 갈 수 있는 여행지는 아니었지만, 언젠가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공간처럼 보였다.


여행 정보를 얻기에 좋은 행사
서울국제관광전은 매년 열리는 행사이지만, 이 시기의 의미는 조금 달랐다. 여행 산업이 멈춰 있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단순한 관광 전시라기보다 다시 시작을 알리는 행사에 가까웠다. 실제로 행사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행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방문할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국내 여행 정보, 해외 관광 자료, 항공 및 숙박 정보까지 한 번에 얻을 수 있었고, 여러 부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행 계획이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 단순히 구경하고 나오는 전시가 아니라, 다녀오고 싶은 장소가 생기는 전시였다.
부스를 돌다 보면 안내 책자와 지도, 홍보물을 계속 받게 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다. 한 바퀴만 돌아도 가방이 꽤 무거워질 정도라, 큰 가방이나 접이식 카트를 준비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이 다시 현실이 되기 시작한 순간
행사를 보고 나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여행이 돌아오고 있구나”라는 감각이었다. 아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어 있었다.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시작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울국제관광전은 단순히 관광지를 소개하는 행사가 아니라,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감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떠나지 않았지만 이미 여행을 시작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 행사였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 서울 코엑스 –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
- 📍 장소 :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코엑스 A홀
- 🗓 기간 : 2022년 6월 23일 – 6월 26일
- 🌐 홈페이지 : https://kotf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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