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속 옛 동네 “야네센”
도쿄 도심의 북쪽에서 찾을 수 있는 “야네센” 지역은 “야나카(谷中), 네즈(根津), 센다기(千駄木)” 세 지역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다. 도쿄 중심부와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도쿄의 옛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동네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도쿄를 떠올리면 시부야나 신주쿠처럼 높은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도시의 풍경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야네센 지역은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높은 빌딩보다는 오래된 주택과 낮은 건물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오고, 골목 역시 좁고 아기자기하게 이어져 있어 도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동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래된 목조 건물이 남아 있는 골목들이 많아 산책을 하면서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곳인데, 도쿄 중심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야네센 지역은 도쿄에서도 비교적 쇼와 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동네로도 알려져 있다. 쇼와 시대는 일본의 전후 경제 성장 시기를 포함하고 있는 시기로 일본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지역을 걸어 다니다 보면 오래된 상점과 골목, 그리고 낮은 건물들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서 그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전쟁 피해가 적었던 야네센 지역
야네센 지역이 도쿄의 옛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도쿄는 전쟁 당시 대규모 공습을 여러 차례 겪었고, 그로 인해 많은 지역이 파괴되었다. 그래서 현재 도쿄의 많은 지역은 전쟁 이후에 다시 만들어진 도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야나카와 네즈, 센다기 일대는 비교적 큰 피해를 입지 않았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쟁 이전에 만들어진 골목 구조나 오래된 건물들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야네센 지역은 도쿄에서도 옛 도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네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기도 한다.


닛포리역에서 시작되는 야네센 산책
야네센 지역을 돌아보기 위해서 흔히 이용하는 역은 닛포리역(日暮里駅)이다. 야마노테선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 도쿄 여행 동선에 넣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는 편이다. 닛포리역에서 내려 골목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처음 만나게 되는 장소가 바로 야나카 긴자이다.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닛포리역에서 시작해 야나카 긴자를 지나 네즈나 센다기 방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나카 긴자는 야네센 지역을 돌아볼 때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긴자”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
도쿄에는 “긴자(銀座)”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이 있다. 긴자는 에도 시대에 은화를 만들던 관청이 있던 곳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현재는 고급 브랜드 매장과 백화점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쇼핑 거리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서울로 비교하자면 강남이나 청담동과 비슷한 분위기의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긴자”라는 이름이 꼭 그 지역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긴자”라는 이름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보통 동네에서 가장 번화한 상점가 거리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나카 긴자 역시 과거부터 이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상점가가 형성된 거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긴자”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야나카 긴자
야나카 지역은 도쿄에서도 비교적 전통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서민 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화려한 상업 지역과는 달리 동네 주민들이 생활하는 골목과 작은 상점들이 이어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야나카 긴자가 특히 유명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고양이 마을”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 지역에서는 비교적 고양이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때문에 마을 곳곳에서 고양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점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간판이나 고양이 모양의 소품, 고양이를 주제로 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필자가 방문했던 날에는 조금 아쉬운 일이 있었다. 고양이로 유명한 동네였지만 정작 거리를 돌아다니는 고양이는 한 마리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방문했던 날의 날씨가 조금 흐리고 우중충한 편이어서 고양이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야나카 긴자 상점가
야나카 긴자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는 바로 야나카 긴자 상점가이다. 상점가 거리에는 약 70여 개 정도의 작은 상점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특징은 대형 쇼핑몰이나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라 개성이 강한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다.
오래된 정육점이나 빵집, 작은 잡화점, 기념품 가게,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 등 다양한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미가 된다. 특히 일본식 고로케나 간단한 튀김류를 판매하는 가게들도 많아서 상점가를 돌아다니며 간단한 간식을 먹기에도 괜찮은 장소이다.
유이케 단단 계단
야나카 긴자 상점가의 시작을 알리는 장소가 바로 유이케 단단(夕やけだんだん)이라는 이름의 계단이다. 이 계단은 닛포리역 쪽에서 야나카 긴자로 내려가는 입구에 있는 계단인데,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면 상점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계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노을 계단”이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실제로 야나카 긴자를 방문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양이 테마 상점들
야나카 긴자 상점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고양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상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양이 모양의 소품을 판매하는 잡화점이나 고양이 캐릭터가 그려진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고, 고양이 그림을 이용해서 도장을 만들어 주는 가게도 있다.
또한 고양이 꼬리를 닮은 모양의 도넛을 판매하는 가게도 있어 상점가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편이다. 도쿄의 번화한 쇼핑 거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곳이기도 하고, 오래된 동네 상점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인 장소였다.
🐱 야나카 긴자 상점가 (Yanaka Ginza Shopping Street)
- • 📍 주소 : 3 Chome-13-1 Yanaka, Taitō, Tokyo 110-0001, Japan
- • 🌐 홈페이지 : http://www.yanakagin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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