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둘째 날, 이날은 본격적으로 홍콩섬을 둘러보는 날이었다. 전날 밤 늦게 홍콩에 도착해 침사추이 숙소까지 들어오기는 했지만, 어디를 제대로 본 것은 아니었다.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고, 늦은 밤 거리를 잠시 마주한 정도가 전부였다. 말 그대로 홍콩에 ‘도착’만 한 날에 가까웠다.
그래서 실제 여행의 시작은 둘째 날부터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자연스럽게 센트럴(Central) 일대를 중심으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콩을 대표하는 스카이라인, 금융가의 빌딩 숲, 트램이 오가는 거리, 오래된 골목과 현대적인 풍경이 함께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홍콩다운 이미지’가 가장 응축되어 있는 지역이 바로 홍콩섬, 그중에서도 센트럴이기 때문이다.
홍콩섬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하철을 타고 해저터널을 지나도 되고,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하지만 첫날의 시작을 조금 더 특별하게 열고 싶었다.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체험하면서 들어가고 싶었다. 그렇게 선택한 교통수단이 바로 스타페리였다.

응커피 한 잔, 그리고 선착장으로
아침 시간을 보내며 침사추이 해안가를 걷다가 먼저 들른 곳은 스타페리 터미널 근처에 있던 아라비카 퍼센트 커피(응커피) 였다. 여행지에서 맞는 첫 본격적인 아침이었기에 커피 한 잔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싶었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전날 밤의 낯설고 조용했던 홍콩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낮의 홍콩은 훨씬 선명했고, 사람들도 많았고, 도시 전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 쉬었다가 시간을 맞춰 선착장으로 향했다. 스타페리는 오래전부터 홍콩을 대표하는 이동수단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직접 타본다는 사실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들떴다. 처음 타는 상황이었기에 적당한 긴장감도 있었다. 어디서 표를 사는지, 어디로 들어가는지, 어느 줄에 서야 하는지 하나씩 확인하면서 움직이는 과정마저 여행처럼 느껴졌다.


옥토퍼스 카드 대신 토큰을 구입하다
홍콩 여행을 위해 미리 준비한 옥토퍼스 카드는 가지고 있었다. 다만 아직 충전을 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바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결국 자판기로 향해 직접 토큰을 구입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이런 과정 하나도 꽤 인상 깊었다. 현지 교통 시스템을 몸으로 익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토큰을 손에 쥐고 개찰구를 통과하니, 이제 정말 배를 타러 간다는 실감이 났다. 카드 한 번 찍고 지나갔다면 기억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작은 토큰 하나를 직접 구입했던 경험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여행에서는 늘 예상 밖의 불편함이 오히려 추억이 되곤 한다.




바닷바람과 항구의 풍경
선착장 안으로 들어가니 바닷바람이 그대로 밀려왔다. 실내 대합실이라기보다는 바다와 바로 연결된 공간에 가까웠다.
멀리 홍콩섬의 건물들이 보였고, 배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오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익숙한 표정으로 줄을 서 있었지만, 나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주변을 하나씩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부두 아래와 선박 하단에 붙어 있던 따개비들이었다. 반짝이는 도시 풍경만 생각하고 왔는데, 정작 눈앞에는 거칠고 현실적인 항구의 질감이 있었다. 오래된 바닷길의 시간, 수많은 배가 오간 흔적, 바닷물 냄새와 철 구조물의 느낌까지 모두 한 장면 안에 담겨 있었다.
홍콩은 화려한 도시이면서도 동시에 살아 있는 항구 도시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 실감했다.


배에 오르다
배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차례대로 탑승하기 시작했다. 나도 자연스럽게 줄을 따라 배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타보는 스타페리였기에 괜히 자리를 고르는 데도 신중해졌다. 어느 방향이 풍경이 더 잘 보일지, 어디에 앉아야 사진이 잘 나올지 잠깐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배 내부는 생각보다 소박했다. 화려하게 꾸며진 관광선이 아니라, 실제로 시민들이 이용하는 생활형 교통수단의 분위기였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관광 상품을 탄 느낌이 아니라, 홍콩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잠시 들어온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홍콩 여행이 진짜 시작되는 순간
배가 천천히 침사추이를 떠나자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뒤로는 구룡반도가 멀어지고, 앞에는 홍콩섬의 빌딩 숲이 점점 가까워졌다.
몇 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이동이었지만, 그 시간은 생각보다 진하게 남았다. 전날 밤은 단지 도착한 날이었다면, 이 순간부터는 정말 여행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센트럴로 향하는 바다 위에서, 이제부터 어떤 장면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커졌다. 트램이 오가는 거리, 빽빽한 빌딩 숲, 영화 속에서 보던 홍콩의 풍경들. 그 모든 것의 입구에 스타페리가 있었다.
그래서 홍콩섬으로 향하던 첫 스타페리 탑승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홍콩 여행의 첫 페이지를 여는 장면 으로 오래 남아 있다.
📌 스타페리 침사추이 터미널 (Star Ferry Pier Tsim Sha Tsui)
- 📍 주소 : Star Ferry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 📞 전화번호 : +852 2367 7065
- 🌐 홈페이지 : https://www.starferry.com.hk/
- 🕒 운영시간 : 이른 아침 ~ 밤늦게 (노선별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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