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이 대신, 마카오 반도를 선택한 이유”
마카오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코타이 지역의 화려한 리조트를 떠올리게 된다. 베네시안, 파리지앙, 런더너 같은 호텔들이 하나의 도시처럼 이어져 있고, 그 안에서 쇼핑과 식사, 공연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구조라서,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대부분 그쪽을 숙소로 잡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마카오 여행기를 찾아봐도 일정의 중심이 거의 이 리조트 라인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고, 호텔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처럼 소비되는 도시라는 점에서도 그 선택이 자연스럽다. 낮에는 실내 운하를 걷고, 저녁에는 카지노 주변을 둘러보고, 밤에는 쇼를 보는 식으로 호텔 안에서 하루가 끝나는 일정이 흔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방향을 조금 다르게 잡았다. 혼자 움직이는 일정이었고, 마카오에서 보내는 시간도 2박 3일로 길지 않은 편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밖을 돌아다니는 일정이었다. 구도심 위주로 걸어서 이동하고, 골목을 하나씩 돌아보면서 식당을 들어가고, 다시 이동하는 흐름이었기 때문에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은 사실상 잠자는 시간 정도밖에 없을 게 뻔했다. 이런 일정에서는 호텔 자체의 화려함이나 시설이 크게 의미가 없다. 오히려 숙박비가 높을수록 ‘이걸 제대로 못 쓰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구조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선택 기준이 바뀌었다. 굳이 비싼 리조트형 호텔을 잡기보다는, 숙박비를 아끼고 그만큼을 식사나 이동, 다른 경험에 쓰는 쪽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곳이 마카오 반도 구도심 쪽에 있는 올레 런던 호텔이었다. 1박 기준 약 6만 원 정도였는데, 홍콩에서 7~8만 원을 내고도 훨씬 좁은 방에서 묵었던 걸 생각하면 체감은 확실히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둘이 묵는다면 1인당 3만 원 정도 수준이라 가성비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가격대였고, 짧은 일정에서 잠만 자는 용도로는 오히려 이런 선택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랜드 리스보아 셔틀버스, 그리고 진짜 이동은 그 다음부터”
홍콩 셩완에서 페리를 타고 마카오에 도착한 뒤, 페리터미널을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호텔 셔틀버스들이다. 여러 호텔 이름이 적힌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고, 각자 목적지에 따라 줄을 서서 탑승하는 구조인데, 처음 도착한 입장에서는 어떤 걸 타야 할지 잠깐 고민이 된다. 이때 가장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노선이 바로 그랜드 리스보아(Grand Lisboa) 방향 셔틀이다. 마카오 반도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 동선을 이어가기에도 좋고, 구도심 쪽 숙소를 잡은 경우라면 거의 기본 루트처럼 쓰이기도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체감상 10분 정도였고, 큰 막힘 없이 바로 이동했다. 버스 안에는 캐리어를 싣는 공간도 따로 있어서 짐을 맡겨두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처음 도착했을 때 기준으로는 이 과정 자체가 꽤 깔끔하게 느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마카오 이동이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버스에서 내린 이후였다. 지도상으로는 숙소까지 거리가 가까워 보였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걸어 들어갔는데, 실제로 캐리어를 끌고 이동해보니 체감이 완전히 달랐다. 리스보아 주변 메인 도로를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고, 이동 난이도도 같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체감 15분 이상,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길어지는 거리”
메인 도로에서는 비교적 길이 넓고 차량도 많지만, 몇 번 방향을 틀어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길이 점점 좁아진다. 관광객이 많이 보이던 공간에서 갑자기 현지인이 대부분인 동네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은근히 부담이 된다.
바닥 상태도 아주 매끄럽다고 보긴 어렵고, 길이 직선으로 쭉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서 방향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 중간에 몇 번은 “이 길 맞나?” 싶어서 지도를 다시 확인했고, GPS도 건물 사이에서 살짝씩 흔들리는 느낌이라 확신을 갖고 걷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체감으로는 15분 이상은 걸었던 것 같다. 단순히 거리만 보면 멀지 않은데, 짐이 있는 상태에서 처음 가는 골목을 찾아 들어간다는 점이 체감 난이도를 확 올려버린다. 짧은 거리도 길게 느껴지는 전형적인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 구간이 단순히 힘들기만 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이 이동 과정에서 마카오의 다른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됐다.


“관광지 밖에서 보게 되는 진짜 마카오 분위기”
코타이 지역에서 보던 마카오는 말 그대로 ‘연출된 도시’에 가깝다. 반짝이는 조명, 거대한 호텔, 정돈된 공간. 그런데 이 골목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진다. 대신 색이 바랜 건물, 창문에 걸린 빨래, 작은 식당과 생활형 가게들이 이어지는 풍경이 나온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많은 공간이라는 점도 확실히 다르게 느껴진다. 길가에 서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천천히 걸어가는 노인들, 간판도 영어보다는 한자와 포르투갈어가 더 눈에 들어오는 구조다.
이 구간을 걸으면서 ‘아, 여기가 진짜 마카오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화려함은 없지만, 대신 현실적인 도시의 질감이 있는 공간이다. 여행에서 이런 순간이 은근히 오래 기억에 남는다. 목적지로 가는 과정인데도, 그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는 느낌이었다.


“조용한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호텔”
올레 런던 호텔은 이런 동네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처음 도착하면 약간 어색하다.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호텔이 있는 게 맞나 싶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대형 호텔처럼 눈에 띄는 외관이나 로비가 있는 구조가 아니라, 동네 건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형태다.
그 대신 장점은 분명하다. 일단 조용하다. 밤이 되어도 시끄럽지 않고, 주변에 사람이 몰리는 구조가 아니라서 숙소에서는 안정적으로 쉴 수 있다. 혼자 여행할 때 이런 환경이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체크인을 하고 객실로 올라가면,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무난한 공간이 나온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고 기본적인 시설은 전부 갖춰져 있다. 첫인상 기준으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수준이었다.



“1박 6만 원, 홍콩 대비 확실히 여유 있는 공간”
객실을 들어가서 가장 먼저 느낀 건 공간이었다. 아주 넓다고 할 수는 없지만, 캐리어를 펼쳐놓고 정리할 정도의 여유는 있고, 동선도 크게 답답하지 않았다. 홍콩에서 묵었던 숙소들이 워낙 좁았던 상태라서 그런지 체감상 훨씬 여유롭게 느껴졌다.
가격은 1박 기준 약 6만 원 정도였는데,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 공간이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홍콩에서 비슷하거나 더 비싼 가격에 훨씬 작은 공간을 경험한 상태라면 체감은 더 크게 차이 난다. 둘이 묵는다면 1인당 3만 원 수준이라 가성비 기준으로 보면 꽤 괜찮은 선택지다.
침대 상태도 무난했고, 욕실도 깔끔한 편이었다. 물론 최신 호텔처럼 세련된 인테리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필요한 건 다 있다”는 느낌이다.
“호텔보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한 일정”
이번 일정에서는 호텔 자체를 즐길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아침에 나가면 세나도 광장 쪽으로 걸어 나가고, 골목을 돌아다니고, 식당을 찾아 들어가고, 다시 이동하는 흐름이었다. 저녁이 되어도 바로 들어오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다가 들어오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런 일정에서는 호텔이 얼마나 화려한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위치가 적당하고, 가격이 부담 없고,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 기준으로 보면 올레 런던 호텔은 역할을 정확하게 해주는 숙소였다.
📌 마카오 반도 올레 런던 호텔 (Ole London Hotel)
- 📍 주소 : Praça de Ponte e Horta, No. 4-6, Macau
- 📞 전화번호 : +853 2893 7761
- 🌐 홈페이지 : http://www.olelondonhotel.com/en/index.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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