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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라를 기대하면 바로 실망한다” 스지코를 처음 만나는 사람 대부분은 이쿠라를 떠올린다. 반짝반짝한 연어알, 숟가락으로 퍼먹는 이미지, 입 안에서 터지는 감각. 그런데 스지코 앞에 앉는 순간 그 기대는 바로 어긋난다. 알은 붙어 있고, 질감은 뻣뻣하며, 색은 화려하기보다 묘하게 어둡다. 무엇보다 친절하지 않다. 떠먹으라고 존재하는 음식이 아니라, 알아서 잘라 먹으라는 태도다. 그래서 스지코는 첫인상부터 호감형이 아니다. “이게 왜 맛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

공연 전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 있었기에, 식사는 ‘맛집 탐방’이 아니라 ‘빠른 해결’이 우선인 상황이었다. 굿즈 구매와 선물 전달까지 마친 뒤,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가야 했고, 남아 있는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였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지금 있는 건물 안에서 해결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긴시초 파르코 안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긴시초 파르코는 층마다 상점 구성이 명확한 편인데, 식당가는 주로 중간층에 몰려 ...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긴시초 파르코였다. 이번 여행에서도 이곳에 다시 오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시스(SIS/T)의 미니 라이브가 또다시 이곳에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행사가 열리면 ‘또 여기인가’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들기도 했지만, 어제 사이타마까지 다녀온 뒤에는 그런 생각이 말끔히 사라졌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같은 장소라도 이동이 편한 곳이 훨씬 낫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었다. 사이타마에서의 하루를 떠올려보면, ...

숙소로 잠시 돌아와 숨을 고른 뒤, 우리는 오늘의 다음 목적지인 긴시초로 이동하기로 했다. 일정만 놓고 보면 단순한 이동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 날의 이동은 생각보다 많은 고민과 계산이 필요했다. 지도상으로 보면 미나미센쥬와 긴시초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 직선으로 보면 가까운 편에 속했고, ‘이 정도면 금방 가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문제는 도쿄의 전철 노선이었다. 직선 거리와 달리,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동선이 꽤나 ...

아사쿠사에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센소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도쿄를 대표하는 사찰이기도 하고, 여행 가이드북이나 SNS 어디를 보더라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센소지 바로 옆에 자리한 아사쿠사 신사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편이다. 같은 공간에 나란히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과 신사라는 차이 때문인지, 혹은 관광객의 동선이 센소지에 집중되기 때문인지 이곳은 늘 한 박자 느린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아사쿠사 ...

이번 여행의 셋째 날 아침은 유난히 상쾌하게 시작되었다. 전날 저녁에 내렸던 비가 말끔히 그친 뒤라 공기가 한결 가벼웠고, 햇살도 과하지 않게 내려앉아 있었다. 습기가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아직 여름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른 시기였기에 걷기에 불쾌하지 않은 정도였다. 아침에 일찍 눈을 뜨고 나니 굳이 멀리 이동하지 않더라도 어디든 가볍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숙소에서 도보로 갈 ...

구키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시 역으로 아리오 와시노미야에서의 미니 라이브와 이어진 식사까지 모두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가 있었다. 공연이 끝난 직후에는 흥분과 여운이 뒤섞여 정신이 없었지만, 식사를 하고 자리를 정리하는 사이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남은 일정은 단 하나, 사이타마 구키에서 다시 도쿄의 숙소가 있는 미나미센쥬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식당에서 나와 역까지는 일본인 지인이 차로 태워주었다. 낮에 ...

공연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이어진 이동 미니 라이브가 마무리되고 나니 어느새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이제 밥을 먹으러 가야겠지”라는 말이 나왔고, 그 말에 누구 하나 반대하지 않았다. 공연 전부터 이미 점심다운 식사를 하지 못한 상태였고, 생각보다 이동도 많았던 하루였기에 다들 허기가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도, 오늘은 공연만 보고 각자 흩어지기에는 아쉬운 날이었다. 사이타마 구키라는 지역 특성상 ...

“처음부터 부담스러운 비주얼” 이쿠라는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사람을 시험한다. 초밥 위에 잔뜩 올려진 주황색 알갱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과연 맛있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예쁘다기보다는 뭔가 과하고, 반짝거리는 것도 살짝 부담스럽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쿠라는 친절한 음식이 아니다. “한 번 먹어볼래?”라고 권하기도 애매하고, 누군가가 접시를 내밀면 잠깐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음식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망설이던 사람도 한 번 ...

준비를 끝내고, 무대가 열리기 직전의 공기 아리오 와시노미야 쇼핑몰에 도착해 이벤트존에서 굿즈를 구입하고, 쇼핑몰 안에서 꽃다발을 맞추고, 직원에게 선물 전달까지 마치고 나니 그제서야 아주 짧은 ‘빈 시간’이 생겼다. 사실 여행 중에 남는 시간이란 게 늘 그렇듯, 완벽하게 비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숨을 한 번 고르는 정도에 가까웠다. 우리는 쇼핑몰 바깥쪽으로 잠깐 빠져나가 벽에 기대어 물 한 모금 마시고, 손에 쥔 영수증과 특전권을 ...